1. 3개월만에 2호점을 낸 화제의 회부르다
리승환(이하 ‘리’): 자, 소개부터…
전철환(이하 ‘전’): 회부르다라는 회 전문 배달업체를 운영하는 전철환이라고 합니다.
리: 요즘 페북에 엄청 뜨던데 잘 되나요?
전: 매출은 그리 크지는 않아서 아직은 적자에요. 그래도 반응이 좋은 게, 재주문율이 30% 가까이 돼요. 또 매출도 계속 꾸준히 늘고 있어서… 9월에는 초대박을 칠 거라 생각했는데… 그놈의 콜레라! 콜레라 때문에! 매출이 전월 대비 20%로 줄었어요.
리: 20%가 줄었다고요?
전: 아니오. 80%가 사라졌어요.
리: ……
전: 뭐, 그래도 이런 시즌 이슈야 항상 있는 거니, 다시 금방 회복할 거라고 봐요. 계속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고… 계속해서 사람들이 많이 주문하면 남을 거라 생각해요.
리: 만든지 6개월도 안 돼서 화제인데, 왜 그렇게 인기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전: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한데… 가성비가 쩝니다. 이 가격에 이 정도 괜찮은 회를 많이 먹을 수 있는 곳은 없다고 확신해요.
리: 왜 그렇게 가성비에 집중한 거죠?
전: 제가 요리사 출신이 아니라 개발자 출신이라 그런지… 개발자는 짧은 코드로 더 빠르게 돌아가는 걸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두껍게 썰어 주면 맛있으니까, 원가 계산 안 하고 썰었어요. 그랬더니 반응이 너무 좋더라고요. 문제는 얼마 남는 게 없다는 건데… 그렇다고 이제 와서 엎을 수도 없고(…)
리: 이렇게 하면 돈이 남나요?
전: 적자죠. 주위 지인들 삥 좀 뜯은 거하고 엔젤 투자자들이 내놓은 돈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2. 회사에서 일을 안 하며, 요리사의 꿈을 키우다
리: 어쩌다가 회에 관심을 가졌나요?
전: 어렸을 때 정육점 집 외손자였어요. 외갓집 갈 때마다 아침에는 설렁탕, 점심에는 도가니수육, 저녁에는 삼겹살을 지겹게 먹었어요. 10살 넘어가니 이미 고기가 싫더라고요. 나이 드니까 다이어트 때문에 더욱… 창업하기 전 작년부터는 아예 직접 회를 뜨기도 했고…
리: 그 배에 다이어트 이야기하니까 전혀 와닿지 않는데, 몇 kg이십니까.
전: 107kg… 그래도 이게 나름 30kg 뺀 겁니다. 또 키도 187이고…
리: 30kg을 뺀 계기는 뭐죠?
전: 제가 2014년에 사업을 크게 말아먹었어요. 그리고 거울을 봤죠. 더럽더라고요. 140kg 나갔으니…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니, 혈압이 220까지 가더라고요. 의사가 바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일하기 앞서 살부터 빼자… 근데 헬스장 가도 PT 안 하면 답 없잖아요. 막상 PT 받으려니 돈이 없네… 그러다 ‘100일간의 약속’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됐어요. 3개월 술 끊고 트레이너가 정한 음식만 먹으면 PT 해준다고… 망하고 할 일도 없는데 살이나 빼자… 그래서 30kg을 뺀 거죠.
리: 그래도 여전히 돼지 같습니다. 운동한 돼지냐, 아닌 돼지냐의 차이지(…)
전: 맞습니다. 참고로 전 고3때 187에 78kg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인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중년 아주머니들만 실하다고 하는…
리: 그 몸 좋던 사람이, 어쩌다 사람이 이렇게 된 거죠?
전: 제가 국문과 출신이에요. 그런데 누가 IT 쪽 개발자가 돈을 잘 번다고 해서 학원 등록하고 개발자 생활을 시작했어요. 정작 월 50만원 달랑 벌었는데(…) 덕택에 병역특례를 하게 됐어요. 병특이 맨날 새벽까지 야근이잖아요. 사장이 미안하다고 맨날 야식을 시켜주더라고요. 그렇게 3년을 지내니 족발에 보쌈… 술 좋아하고 하니 100kg을 훌쩍 넘은 거죠…
리: 아무튼… 그렇게 살 다시 빼고 무엇을 했나요?
전: 살도 뺐으니 냉정하게 자신 돌아보고 취직 자리를 알아봤죠. 고민하다가 글로우픽이라고 여성 화장품 관련 코딱지만한 회사에 들어갔어요. 그때 딱 5명이었는데, 대표들이 너무 똑똑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작은 회사 키워보자며 입사했지요. 개발팀장에서 시작했는데, 금새 투자 유치하고 직원도 20명이 넘어가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어요.
리: 정말로 회사를 키웠군요.
전: 솔직히 저 때문인진 모르겠는데(…) 아무튼 워낙 빨리 커지니 개발팀장에서 졸지에 개발 이사가 돼 버렸어요. 그런데 제 철학이 위로 올라갈수록 일이 없어야 한다는 거에요. 사장일 때도 자꾸 제가 간섭하고 하면, 아래에서 눈치 보고 결정 기다리고 의견도 안 내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결과만 평가할 테니, 사후보고해라. 나한테 매달리지 말아라, 이렇게 권한을 부여했죠.
리: 그거 혹시, 일 안했다는 거 아닙니까?
전: 네… 글로우픽 사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일 안 하던 제가 나갔으니 더욱 빠르게 성장하리라 믿습니다(…)
리: ……
전: 그렇게 사무실에서 계속 놀았는데(…) 너무 무료하더라고요. 그때 마침 ‘집밥 백선생’이 시작했는데, 여자친구에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락부락한 남자친구가 음식 해주면 로맨틱하지 않을까… 그렇게 나오는 레시피 그대로 해줬는데 맛있다 하더라고요. 누군가가 맛있다 하니 개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희열을 느꼈어요. 그래서 하나씩 계속 해봤죠. 나중에는 진짜 어려운 요리도 하게 됐어요.
리: 그 결과 요리사의 길로 들어간 건가요?
전: 아뇨. 여자친구가 8kg 찌던데요.
리: ……
전: 아무튼 그렇게까지 해도 회사에서 시간이 남아돌아서, 나중에는 회사에서 유투브 요리 동영상을 보기 시작했어요. 어차피 이사 자리는 뭐하는지 안 보이니까(…) 너무 많이 보다 보니 지겨워서, 음식 메뉴 보고 레시피 맞추기 놀이를 했어요. 그렇게 음식에 빠지고 나니, 도가니탕, 감자탕, 우족찜, 소꼬리찜까지 만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정말로 요리사가 되려고 사표를 썼어요.
3. 사업 시작하자마자 시작된 연이은 직원의 도망
리: 요리사 준비는 즐겁던가요?
전: 그래서 일식 조리사 학원 등록해야지… 하고 나왔는데, 골때리는 걸 발견했어요. 요리사 월급이 너무 짜더라고요. 뭔 20년 차 연봉이 3500이 안 돼… 거기에 하루 근무시간 12시간에 주 6일 근무… 이건 차라리 개발자가 낫겠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내가 직접 요리사 되는 것보다 푸드 테크로 가보자… 그렇게 창업 결심을 하게 된 거죠. 근데 막상 하려니 돈이 없더라고요.
리: ……
전: 그때 오랜만에 북팔의 김형석 대표님을 만났어요. 사실 김형석 대표님은 예전에 제가 멘토링을 해주던 사람이었어요. 그때 전 좀 잘 나갈 때였는데, 아는 형님이 “야, 내 동생 중 OO 같은 놈이 창업한댄다, 와서 좀 말려라”고 해서 봤는데, 너무 위축이 돼 있더라고요. 저 같은 놈한테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그때만 해도 김형석 대표님한테 “형, 사업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그러며 종종 반말도 까고 그랬는데…
리: 그랬는데…
전: 김형석 대표님이 돈을 잘 벌고난 다음부터는 꼬박꼬박 형님이라고 부릅니다.
리: ……
전: 그렇게 조언 구하니까 아이템 괜찮다며 딱 하나, “회를 파는 데 집중하면 결국 음식점이니, 회 배달 문화를 만들 생각해라”고 하시더라고요. 돌아보니 이게 핵심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마포구 안에서의 배달만 생각했는데, 그러면 그냥 동네 중국집하고 다를 게 없잖아요. 그런데 서울 전역이면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거기서 김형석 대표님 조언이 결정적이었던 거죠. 회를 팔지 말고, 회를 배달시켜 먹는 문화를 보급해야 한다는…
리: 메뉴 개발은 어떻게 하셨나요?
전: 제가 다 했어요.
리: 정말 다재다능하긴 하군요(…)
전: 그게 아니라… 원래 회부르다 오픈일이 6월 13일이었는데, 열흘 전 주방장 2명이 다 퇴사했어요.
리: 왜죠……
전: 몰라요… 전날 주방 세팅 마치니까 너무 힘들어서 주방장들한테 술 한 잔 쐈죠. 그런데 조리실장이 한 잔만 더 하자고 하더니 나가겠다고 하고, 다음 날부터 안 나오더라고요. 너무 충격 먹고 사업 접을까 생각까지 했어요. 다시 마음 잡고 다른 조리사 구해서 겨우 오픈했는데, 이 사람도 2주 있다가 나가더라고요. 이번에는 카톡방에 ‘저 나갈게요’ 한마디 하고…
리: 정말 궁지에 몰리면 사람이 뭐라도 하는군요(…)
전: 그것도 그렇고… 의외로 주방장 중 메뉴 구성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업장에서 만들어놓은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참신한 구성을 하기는 힘들죠. 그래서 그냥 제가 맘대로 지정했어요. 돈 안 남아도 좋으니 회 구성 다양하게 해서 모듬회로 가자. 모듬회 소자는 300g 두 접시에 후토마끼(김초밥) 두 줄 넣자…
리: 기준은 어떻게 세운 거죠?
전: 무조건 노량진보다 더 많게 했어요. 노량진이 500g이니까 우리는 600g에 보너스까지 넣는다는 거죠. 지금도 서울시내에서 회부르다보다 더 싼 곳은 없다는 자부심은 있어요. 또 하나는 회 구성을 다양하게 갔어요. 보통 회집에서 비싸다고 우럭, 광어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니 밋밋하게 여기잖아요. 김초밥을 넣은 것도 이 때문이에요. 어떤 회를 시켜도 다양한 맛을 볼 수 있게.
리: 가격 외에도 맛도 강조하시는데, 생선 품질은 어떻게 따지지요?
전: 노량진 가면 생선 도매업체가 있어요. 많이 따질 것 없이 그냥 큰 게 좋아요. 생선은 클수록 맛있어요. 3kg이면 왔다고, 800g, 600g… 이런 건 살이 두툼하지 않아서 기름기도 적고 감칠맛도 별로에요. 보통 횟집이 단가 아끼려고 작은 회 사서 얇게 썰거든요. 그러니 양은 적고 맛은 없는 거지요.
리: 뭔가 다른 횟집과 차별화된 메뉴를 내놓을 생각은 없나요?
전: 없어요. 어차피 노량진보다 양 많고 다양한 회를 한 번에 맛볼 수 있잖아요. 클래식한 음식은 클래식하게 가야죠. 횟집 찾는 사람이 바라는 건 새로운 어떤 맛보다, 더 싸고 맛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회가 제육볶음처럼 맨날 먹는 것도 아니니, 급격하게 변하는 건 좋지 않다고 봐요.
4. 덩치가 커질수록 더 늘어만 가는 비용
리: 그래서 장사는 잘 되나요?
전: 매출곡선만 보면 괜찮아요. 이제 시작한지 3개월인데, 논현점 열고부터는 한 2천 가까이까지 늘었어요.
리: 우와. 정말 급속 성장이군요.
전: 문제는 비용이 더 커져서 월 3천 정도?
리: 이래서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전: 규모를 키우거나, 가격을 올리거나, 회 양을 줄이거나… 셋 중 하나죠. 그런데 모듬회 양은 우리의 핵심이라 반응이 안 좋을 것 같고, 정 안 되면 가격을 올려야겠죠. 그런데 가격이 싼 것도 본의 아니게 핵심이 되어 버려서(…) 결론적으로 홍보 많이 해서 박리다매로 계속 가는 수밖에 없어 보여요.
리: 그래도 일단 먹고는 살아야…
전: 활어를 공급하는 분들을 업계에서 ‘나까마’라고 해요. 이분들과 거래 트며 커피 마시는데 인상 깊은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한참 어린 저한테 “사장님, 제가 최대한 이익 안 보도록 노력할게요. 그런 가격으로 한 번 해볼 테니 믿어 주세요”라고… 이 이야기를 듣는데 의례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심이 막 느껴지는 거에요.
리: 의례적으로 하는 말 같은데(…)
전: 아무튼(…) 일반적으로 사업은 돈을 많이 남기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걸 어떻게 역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우리 회사도 굴리는 비용은 있어야 하겠지만, 최대한 이익 안 남기면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익을 높이기보다 만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갔어요. 그게 어떻게 보면 사업에 대한 중요한 포인트를 준 계기가 됐죠.
리: 그 힘든 상황 속에서 2호점 강남점은 어떻게 냈나요?
전: 빌려서 냈죠. 그래도 발품 팔아서 신논현 한복판에 무권리에 1000-150 가게를 낸 건 정말 개꿀이라 자부합니다.
리: 강남입성을 축하 드립니다. 들어오니 어떻던가요?
전: 매출이 제로더군요.
리: ……
전: 오픈한지 한 8일 됐는데… 이게 다 콜레라 때문에… 다행히도 띵동에 입점하며 갑자기 매진이 이어지고 있어요. 강남 지역은 그냥 윤문진 대표님께 붙어 먹어도 웬만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리: 얼마 전 하던 전어 한 접시 990원 이벤트 효과 없었습니까?
전: 아… 그거 10개 나갔어요. 아니다. 지인들까지 합치면 한 20개…
리: ……
전: 간과한 게 있는데… 가격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홍보도 중요하다는 걸 잊은 거죠. 그간 싸고 질 좋으면 무조건 많이 나갈 거라고 쉽게 본 거죠. 아무튼 영하 50도에서 잘 냉동보관하고 있으니, 주문만 주시면 떨이로 드리겠습니다(…) 영하 50도면 어차피 콜레라건 뭐건 다 죽으니, 강남 분들은 물론이고 서울 계시는 분들, 연락 많이 주세요. 1599-0779…… 회부르다…
5. 단순 배달을 넘어, B2B 회 공급 모델까지
리: 비전은 좋은데, 돈이 줄줄 새나가고 있습니다. 주로 어디서 비용이 발생하나요?
전: 배달비용이 크죠. 강남점을 낸 것도 이 때문이에요. 같은 동네 퀵은 지역 로컬배달 업체 쓰면 3500원이면 돼요. 그런데 넘어가면 만원 넘는 게 일상이니… 어차피 재주문율이 30% 가까이 되니 홍보만 잘 하면 충분히 비용 이상의 매출을 낼 거라고 생각해요. 광명수산 같은 곳은 광어와 우럭 중심으로 단순하지만, 우리는 다양한 맛을 더 많이 즐길 수 있으니.
리: 그럼 투자 또 받아야겠군요.
전: 그렇죠. 아직 두세달 운영비는 남아 있고… 또 인터넷 사업만 하다가 느낀 건데, 어쨌든 실물 비즈니스는 돈을 내긴 하잖아요. 사람들이 어벤져스쿨에는 돈 내도 픗픗에는 안 내려 하듯이… 적자가 적자가 나면서도 운영은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도 이왕이면 빠르게 매출을 키우는 게, 박리다매에서 오는 로스를 최소화할 수 있으니, 투자도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어요.
리: 아무튼 그래도 운영비가 두세 달 밖에 못 버티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것 같은데, 너무 자신만만하군요.
전: B2C로만 배달을 하다가, 9월부터는 B2B 비중을 높이려 하고 있어요. 포차나 막걸리집에 회부르다 상품을 납품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요. 회를 팔려고 하면, 수족관에 회를 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거든요. 음식점에서도 좋아하는 게, 우리처럼 일식 조리사들이 갑자기 나가고 하면 갑자기 메뉴 못 내놔서 멘붕이라는 거죠. 또 맛있는 회를 팔고 싶어도 큰 회를 잡으면 재고가 남고… 회를 신메뉴로 넣고 싶은 곳에는 우리처럼 소포장하는 업체가 큰 도움이 되는 거죠.
리: 뭔가 아까부터 거슬릴 정도로 너무 낙관적입니다.
전: 그거라도 있어야 이렇게 버티죠(…)
리: ……
전: 나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게… 음식점 영업이 정말 힘들어요.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도 심하고, 온갖 사짜들이 와서 광고하라고 하다 보니… 뭐 하자고 하면 손사래 치고 나가라고 해요. 그런데 우리는 우리 음식 2만원에 사서 4만원에 팔라고 하니 깔끔하거든요.
리: 하지만 식구도 적은데 영업하랴, 홍보하랴…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전: 영업한 사람들에게 15% 인센티브를 주니까, 영업하겠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어요. 솔직히 지금 자금사정이 안 좋은 건 맞아요. 투자 받아도 미래가 없으면 투자금은 소진되게 마련이고. 그런데 B2B로 30개 정도 음식점만 잡아도 회사 운영비가 나올 거라 보거든요. 또 퀵으로 배달할 때는 서울 전역 정도지만, B2B는 일산, 판교, 이런 데까지도 공급할 수 있으니 시장이 커지는 거죠.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연락이 와서, 이제 25군데까지 늘렸어요.
리: 실제로 영업에 성공한 사람도 있나요?
전: 제가 혼자 다 해서 혼자 받고 있습니다.
리: ……
전: 아무튼 이게 좀 확장되면 아예 일식 조리사 없이도 횟집을 차릴 수 있어요. 오뎅탕 정도야 그냥 끓이면 되고, 회로 우리 포장회를 팔면 되니까. 홀 서빙 둘에 주방 관리 한 명만 있으면 되는 거죠. 원래 요식업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인건비인데, 조리사 인건비가 낮으니 이직이 너무 심해요. 또 조리사는 고객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도 엄청나고… 회부르다가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솔루션이 아닐까 싶어요. 그러면 이것도 하나의 혁신인 거죠.
리: 뭔가 봉이 김선달 같군요.
전: 이 B2B가 자리 잡히면 회부르다 B2C의 마진이 낮아도 윈윈 구조를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거래처 사장님도 이것만 잘 되면 향후 일식 조리업계에서 공공의 적이 되지 않겠냐고 하던데, 그러면 정말 새로운 사업 방향이 나오는 거죠.
리: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전: 남들이 돈 얼마나 벌려고 그렇게 기 쓰고 하냐고 하는데… 여태까지는 계속 망했으니, 그냥 밥이나 잘 먹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또 망하면 또 개발 프리랜서인데, 이건 진짜 지겨워서… 사람들이 실리콘밸리는 나이 든 개발자가 코딩하고 한다는데, 전 제발 이제 코딩 좀 그만하고 싶어요. 제가 코딩 좀 그만할 수 있도록 많이들 도와주세요. 회 주문은 회부르다, 1599-0779…… 회부르다…
리: 감사합니다… 회나 먹으러 가시죠(…)
전: 회 주문은 회부르다, 1599-0779…… 회부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