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하나 드리겠습니다. 아래 네 편의 바이럴 영상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안에서 이들의 공통점은 간결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데 성공한 영상들이라는 점입니다. 이렇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집중된 영상을 Hard Information 컨셉의 영상이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감성을 자극하는 것’에 집중된 영상은 Soft Information 컨셉의 영상이라고 지칭합니다.) 오늘은 Hard Information 컨셉의 재밌는 바이럴 영상들을 통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푸푸리의 경우
2013년에 만들어진 2분짜리 영상에는 엘레강스한 이미지의 백인 여자가 등장해 화장실에서 대변 냄새로 인한 참변(?)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방향 제품을 소개합니다. 그녀는 이 제품이 왜 유용한지, 그리고 제품의 특징이 무엇인지 고급진(?) 언어로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그녀는 화장실, 젖소 목장 등 그녀의 비주얼과 어울리지 않을 법한 공간에서 얘기하면서 역설적 재미를 줍니다.
이 영상 한편으로 CEO인 Suzy Batiz는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대박’을 맞게 되었죠. 게다가 이 영상의 성공으로 후속편까지 시리즈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똥냄새 완벽 제거의 전도사 PooPourri는 본래 겨우 3,000만 원의 투자로 시작한 회사였습니다. 2013년 그들의 대박 바이럴 영상 <Girls Don’t Poop(여자는 싸지 않는다)>이 릴리즈되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일반적인 성장을 해왔죠.
하지만 갑작스런 대박으로 인해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위기를 맞게 됩니다. 제품 생산공장에서 급증한 주문량을 맞추지 못해 무려 46억 원 가량의 이월주문이 발생해버린 것입니다. 생산공장 앞에서 노숙시위를 벌이겠다는 CEO의 엄포로 상황이 일단락되긴 했지만, 갑작스러운 대박도 그에 수반되는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 그녀는 또 다른 배변 관련 제품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다음 제품에는 또 어떤 영상이 우리와 만나게 될지 기대를 갖게 합니다.
영국 심장재단의 경우
다음은 2011년 영국 심장재단에서 만든 ‘Hard and Fast hands(강하고 빠른 손)’이란 영상입니다.
이 영상에서 헐리웃 배우 Vinnie Jones가 조폭의 모습을 한 채 양 옆에 부하들을 데리고 등장하는데요, 기절한 사람을 마치 어떻게 하려는 듯한 모습을 취하다 갑자기 흉부압박을 실시합니다. 그리고 비지스의 ‘stay alive’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죠. 사람들은 노래 박자에 딱딱 맞게 조폭들이 열심히 흉부압박을 실시하는 모습에 재밌어 하다가 어느덧 CPR의 과정을 모두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참 센스있는 영상이죠?
이들 역시 이 영상의 성공으로 아래 2개의 후속편까지 시리즈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두 영상의 공통점
Poupoori와 영국 심장재단의 바이럴 영상이 성공작인 이유를 요약해보자면,
- 시청자를 즐겁게 함
-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성공
정도로 축약할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메시지를 아주 직관적으로 전달했으면서도 높은 조회수와 engagement를 이끌어냈다는 점입니다. Hard Information 컨셉을 적절하게 사용한 것이죠.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에 있어 다양한 컨셉의 바이럴 영상이 존재합니다. 제 생각에는 만약 여러분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경쟁사들과 명확히 구별되는 포인트(강점)이 있다면, Hard Information 컨셉의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자랑할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정보 전달을 많이 할 수 있는 컨셉을 선택해야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이 방식이 단순히 광고주에게만 이로운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이로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듯 영상속에 많은 정보가 내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시청하는 소비자들은 분명 그들이 이 영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value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이 단순 ‘재미’일수도 있고 혹은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사실 지난 수년간 Hard Information 컨셉의 광고들은 진부하고 크리에이티브와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테면 이순재씨가 ‘1544!’를 외치던 보험광고 같은 영상들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컨셉의 영상들이 제작되어왔던 이유는, 한 편의 영상을 통해 클라이언트가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모두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굳이 관련 정보를 추가적으로 찾아볼 필요도 없게 말이죠. 여기에는 단지 일방적인 소통의 방식에 문제가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PooPourri, 영국 심장재단, Dollar Shave Club 그리고 Heavy Bubbles 같은 바이럴 영상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정보가 담겨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는 광고를 만들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잘 만들어진 Hard Information 영상 한편이 제품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설득을 시작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광고인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현상이죠.
그렇다면 4가지 영상을 통해 살펴 본 Hard Information 컨셉의 영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가져야 할 중요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1) 반전매력
앞서 본 4편의 영상은 저마다의 ‘반전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콘텐츠 자체에 집중할 수 있죠.
Poopourri 영상의 경우, 우아한 영국식 발음을 가진 매력적인 백인여자가 화장실 변기에 앉아 고상하게 똥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똥은 일반적으로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우리는 그 반전매력으로 인해 영상에 빠져들게 되죠.
영국 심장재단과 Heavy Bubbles는 ‘강하고 무거운 분위기->전혀 다른 이야기’를 통해 반전을 줍니다. 예컨대 Heavy Bubbles의 주인공은 건장한 몸과 박력있는 행동과는 달리 마치 어린아이처럼 어눌한 말투를 쓰고, 심지어 있지도 않은 제품을 광고하고 있습니다. 영국 심장재단은 무거운 분위기로 영상을 시작해 조폭같은 외모의 주인공이 갑자기 심폐소생술을 알려주죠.
이 경우는 인식의 반전이라고 할 수 있겠죠?
2) 캐릭터 창조력
이러한 반전매력에 힘을 보태는 가장 큰 요소는 캐릭터 창조력에 있습니다. 영국 심장재단 영상에서 조폭으로 변신한 Vinnie Jones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고, 반전 행동을 통해 영상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효과를 냈습니다. Poo Pourri는 주인공의 의상,헤어,분장 그리고 액센트까지 세심하게 설정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캐릭터’로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죠.
3) 단순 사고력
캐릭터와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지라도, Hard Information 컨셉은 구조가 단순해야 합니다. 직관적이어야 하죠. 만약 여러분이 앞선 2개의 ‘력’을 겸비했다 하더라도 제품이나 서비스가 명확하게 드러날 수 없는 구조로 영상이 만들어진다면, 여러분은 그저 시청자만 보기 좋은 콘텐츠를 만든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결론: 하드 인포메이션 + 3력
바이럴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컨셉과 방법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경쟁사와 구별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 Hard Information 컨셉의 영상으로 그 강점을 직접적으로 어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 아래의 3력(力)을 겸비한 영상이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반전 매력, 단순 사고력, 캐릭터 창조력
잘 만든 Hard Information 컨셉의 영상 한편은 여러분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하는 대박의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그 다음 주인공입니다!
원문: Vertical Platform / 필자: 이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