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드업이란 무엇인가?
빌드업은 간단히 말하자면 공격을 전개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공격자가 상대의 압박을 뿌리치고 원하는대로 공격하는 행위를 뜻한다. ‘압박을 뿌리치고’ 라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 빌드업과 압박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렇다면 어떤 면에서 빌드업과 압박은 떼려야 뗄 수 없는걸까? 압박의 세부적인 단계별 원리를 빌드업의 과정과 연결시켜 알아보자.
압박의 반대말이 무엇일까? 수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압박의 반대는 탈압박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에 의하면 탈압박은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 공격을 전개하는 행위’ 를 뜻한다. 축구를 조금이라도 접한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하기 쉬울말이다.
압박은 크게 상대 진영에서의 압박, 중원에서의 압박 그리고 자기 진영에서의 압박으로 나뉜다. 압박의 기본적인 대전제라고 할 수 있는 ‘공 주변에서 상대에게 수적우위를 점한다’, ‘커버플레이를 함으로써 빈 공간을 최소화시킨다’ 이 두 원리는 위 세 단계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분명 구체적인 원리면에선 서로 판이하게 다른 것이 사실이다.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은 말 그대로 상대 진영에서부터 공을 가진 상대를 과감하게 ‘팀으로서’ 압박하는 행위를 뜻한다.
가령, 바르셀로나의 수아레즈가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하다가 공을 뺏겼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수아레즈는 공을 다시 탈환하기 위해 공을 가진 상대를 압박할 것이다. 주변에 있던 바르셀로나 선수들도 수아레즈를 돕기 위해 상대 선수를 압박할 것이다. 공 주변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숫적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 형성되는 꼴이다. 이를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이라고 말한다.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은 상대를 숨막히게 옥죌 수 있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자기 진영에서 공을 잡아서 편하게 공격을 하려고 했었던 상대 입장에선 공을 다시 재탈환하려고 달려드는 상대 공격수가 상당히 무섭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 상대는 정신적으로 질려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
(두 사진을 비교해보라. 공을 뻇는 위치가 상대 진영 쪽일 수록 빌드업의 거리는 짧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탈압박을 하는 과정 역시 짧아진다)
빌드업의 원리와 결부시켜 생각해보자. 아군 입장에선 상대 진영에서 공을 탈환해냈으므로 공격을 감행하는 지점 역시 상대 진영이 된다. 즉, 공격을 하는 거리가 상대 진영내로 한정된다는 뜻이다. (물론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빌드업은 페너트레이션이라고도 불린다. 왜냐하면 이때부턴 골을 넣으려는 시도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은 빌드업의 거리를 최소화시키는 효과 역시 낳는다. 어찌보면 이는 당연하다. 중원에서부터 압박을 감행하여 공을 탈환하는데 성공하면 중원에서부터 공격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자기 진영에서 상대를 압박하여 공을 따내는데 성공하면 당연히 자기 진영에서부터 공격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 진영으로 향할 수록 빌드업을 시작하는 거리는 줄어든다.
여기에 탈압박까지 결부시켜 생각해보면 어떨까? 빌드업의 성공률에 대해 논해보자. 빌드업의 거리가 짧을수록 공을 계속 소유할 가능성이 높을까? 아니면 빌드업의 거리가 길수록 공을 계속 소유할 가능성이 높을까?
당연히 전자다. 빌드업의 거리가 길수록 공격을 하는 팀은 더욱 더 긴 거리와 긴 시간동안 상대의 압박을 감내해야 한다. 공을 뺏기지 않기 위해 탈압박해야 하는 상황이 무수히 전개될 것이 틀림 없다. 만약에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감행하여 공을 탈환하는데 성공한다면 단 몇번의 탈압박만으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자기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을 선호하는 팀들은 ‘일반적으로’ 많이 뛰는 선수들보단 탈압박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선호한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은 자기 진영에서부터의 압박보다 더욱 더 극심한 체력 소모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감행하는 팀은 빌드업을 짧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극심한 체력 소모를 겪게 된다. 반면, 자기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을 감행하는 팀은 상대에게 계속 공을 뺏길 염려를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체력 소모는 상대적으로 적다. 어떤 전술이 더 낫다고 볼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압박과 빌드업 전술은 선수들의 체력과 탈압박 능력에 달려있다.
압박의 단계별 원리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 전술을 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팀은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클롭의 도르트문트다. 물론 공을 탈환한 후에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은 서로 판이하게 다르다. 바르셀로나는 공을 탈환한 뒤 지속적으로 공을 점유함으로써 상대의 힘을 뺏고 공간을 창출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공을 뺏자마자 빠른 속도로 빌드업을(상대 진영이니 페너트레이션이라고 봐도 무방하다)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두 팀 모두 동일하다.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이 다른팀에 비해 매우 짧아진다는 효과를 누린다. 두 팀은 경기가 잘풀릴때는 시종일관 상대를 몰아붙이며 좀처럼 경기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을 수행하기 위해선 전방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상대 진영에서 압박을 할때 가장 앞선에 있는 선수가 바로 전방 공격수들이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앙리-에투-메시, 비야-메시-페드로 라인을 필두로 전방 압박에 나서곤 했다. 클롭의 도르트문트는 대개 로이스-레반도프스키-브와슈치코프스키로 전방 압박 라인을 꾸렸다.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은 중원에서부터 공을 가진 적을 상대로 숫적 우위를 점하며 강하게 압박하는 전술을 말한다.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과는 달리 중원에서부터 압박을 사용하는 팀은 매우 많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서로 공을 뺏고 뺏기는 중원 싸움은 주로 중원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도르트문트 처럼 시종일관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감행하는 팀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수한 상황에 처해있거나 정말 약한 팀이 아닌 이상 왠만해선 대부분의 팀들은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을 기본 전술로 채택한다.
빌드업과 압박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 시킬겸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과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을 비교해보자. 바르셀로나와 도르트문트는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감행함으로써 빌드업을 하는 거리가 줄어드는 이점을 얻는다. 물론 그만큼 다른 팀들에 비해 더 많은 체력을 소모해야 하는 단점을 항시 지닐 수 밖에 없다. 바르셀로나는 공을 지속적으로 소유함으로써 잃어버린 체력을 보전하며, 도르트문트는 최단 시간내로 상대 골문을 두드리는 전술을 사용한다.
한편,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을 사용하는 대다수의 팀들은 바르셀로나와 도르트문트가 누리는 이점을 누릴 수 없다.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이 성공해 공 소유권을 되찾아온들 공격을 시작하는 지점은 상대 진영이 아닌 중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바르셀로나와 도르트문트보다 더 자주 상대의 압박에 시달리며 빌드업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반면 체력 면에선 훨씬 이득을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은 바르셀로나와는 달리 볼 포제션 전술을 사용할 필요성을 잘 못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압박의 강도는 상대 진영으로 갈수록 세진다. 왜냐하면 상대 진영에서는 공을 뻇겨도 왠만해서는 위험 상황이 좀처럼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자기 진영에서의 압박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단 한번의 실수로 상대에게 실점 위기를 헌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거의 모든팀이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공을 탈환하는 전술을 기본으로 한다.
대부분의 팀이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을 수행하기 때문에 솔직히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팀을 꼽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04~06 시즌 무리뉴의 첼시를 꼽아보고 싶다. 무리뉴의 첼시는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무작정 수비라인을 높게 올리지 않았다.
대신 4-1-4-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중원을 두텁게 쌓아 상대를 질식시키는 전술을 사용했다. 4-1-4-1 포메이션은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을 가장 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포메이션이다. 백4 앞에는 마켈레레가 위치하며 역삼각형의 뿌리 역할을 했고 좌우 중앙미드필더 자리에는 주로 램파드와 에시앙이 포진했다. 또한 양 윙어인 로벤과 더프가 적극적으로 중원싸움에 가담하여 화룡점정을 더했다.
자기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은 말그대로 자기 진영에서부터 최종 수비라인을 형성하며 공을 가진 상대를 압박하는 전술이다.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에선 공격수가,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에선 미드필더가 키플레이어라면, 자기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에선 수비수가 키플레이어가 된다. 한편 자기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은 다른 압박들과는 달리 지향하는 목적이 조금 다르다. 상대 진영에서부터의 압박과 중원에서부터의 압박의 목적은 공을 뻇은 뒤 높은 지점에서부터 빌드업을 하기 위함이다.
자기 진영에서부터의 압박의 목적 역시 상대로부터 공을 뺏은 뒤 빌드업을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더 추가된다. 빌드업도 빌드업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공을 걷어내는 행위다. 앞서 말했던 대로 자기 진영에서는 단 한번의 실수로 상대에게 골을 헌납할 수 있다. 때문에 무작정 공을 가진 상대를 향해 달려드는 무식한 압박을 사용하는 빈도가 매우 적다. 뿐만 아니라 압박에 성공하면 대부분의 팀은 롱패스를 통해 곧장 중원이나 전방으로 공을 투입하는 전술을 택한다. 바르셀로나 같이 탈압박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팀이 아닌 이상 왠만해선 이런 ‘걷어내기 전술’이 큰 효용성을 발휘한다.
한편,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로 다시 한번 돌아와보자. 이론적으로는 빌드업을 하는 팀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된다. 첫번째는 뛰어난 탈압박 능력을 바탕으로 긴 거리를 빌드업하는 팀이다. 둘째는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빌드업을 중원, 혹은 상대 진영에서부터 하는 팀이다. 이 두가지 모습을 모두 갖추기란 매우 쉽지 않다. 왜냐하면 뛰어난 활동량과 탈압박 능력을 모두 갖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달랐다. 과르디올라는 모든 선수들에게 많이 뛸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그는 ‘어떤 지점에서 압박을 하든’ 공을 가진 상대의 주변에 있는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공을 탈환해야 한다고 역설하곤 했다. 수비수인 알베스부터 미드필더인 이니에스타, 공격수인 페드로까지 모두 뛰어난 압박 능력을 가졌다.
한편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말 모든 선수들이 평균 이상의 탈압박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상대 진영에서부터 압박을 자주 감행하곤 했지만 마찬가지로 자기 진영에서부터 빌드업을 하는 경우도 꽤나 있었다. 뛰어난 탈압박 능력이 없으면 못할 전술이다. 그야말로 바르셀로나는 현대 축구의 모든 전술을 두루 볼 수 있는 교과서라고 봐도 무방했다.
빌드업의 구체적 원리
현대 축구에서 압박과 빌드업을 제외하고 논할 수 있는 전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이 중에서도 압박은 축구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알아둬야될 전술적 요소중 하나다. 지금부터는 빌드업의 구체적인 원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자기 진영에서부터 빌드업이 시작된다고 가정해보자. 앞서 알아본대로 자기 진영에서부터 행해지는 빌드업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상황은 상대의 압박이 거세거나 공을 잃을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이때는 대부분의 공을 가진 선수들이 공을 전방으로 ‘걷어내는’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기 진영에서 공을 뺏기게 되면 상대에게 곧바로 골을 헌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상황은 공을 잃을 확률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때는 정말 지공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들로만 이뤄진 팀이 아닌 이상 왠만해선 다들 공을 걷어내기 보다 천천히 빌드업을 수행한다.
후자의 상황에 초점을 맞춰 빌드업의 구체적인 원리를 설명해 보자. 천천히 공격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결국 선수들이 택해야 할 전술적 행위는 크게 잡아봐야 두 가지다. 바로 드리블과 패스다.
우선 드리블을 통해 빌드업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자기 진영에서 빌드업하는 경우, 공을 가진 선수는 일반적으로 중원까지만 공을 드리블한다. 상대 진영까지 공을 몰고 간다면 메시가 아닌 이상 공을 뺏길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공을 뺏기지 않기 위해 팀워크를 발휘해야지만 ‘팀이 전술적으로 경기하고 있다’ 라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드리블은 엄밀히 말하자면 팀워크를 기반으로 한 ‘전술’이라고 말할 순 없다.
결국은 빌드업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플레이는 바로 패스다. 패스를 매우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 하지만 패스를 기반으로 한 빌드업은 생각보다 그리 간단치 않다. 오늘날 모든 진영은 압박이라는 무기가 사용되는 전쟁터이다. 중원까지 어떻게든 빌드업을 하는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시련은 끝나지 않는다. 중원에서의 압박이 가장 거세기 때문에 빌드업을 성공할 가능성 역시 낮아지게 된다. 즉, 패스를 쉽게 생각해서 아무렇게나 하다가 상대의 압박에 가로막혀 공을 뺏길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결국 패스를 기반으로한 빌드업을 하기 위해선 일종의 부분 전술이 필요하다. 가장 많이 쓰이는 부분 전술이 바로 트라이앵글 전술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유나이티드)의 센터백인 스몰링이 공을 몰고 슬금 슬금 전진하고 있다. 이때 상대의 압박을 받아 무조건 패스를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주변에는 오른쪽 풀백 다르미안과 오른쪽 수비형 미드필더 슈나이덜린이 자리잡고 있다. 트라이앵글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 팀이라면 그냥 아무한테나 패스하고 다시 드리블을 하거나 전진패스를 통한 빌드업을 감행할 것이다.
하지만 유나이티드가 트라이앵글 전술을 사용한다고 가정해보자. 상대가 달려들자 스몰링은 다르미안에게 패스한다. 이때 다르미안 역시 상대에게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어서 다르미안은 대각선 방향에 위치한 슈나이덜린에게 패스한다. 스몰링과 다르미안 그리고 슈나이덜린을 선으로 이어보자. 트라이앵글이 그려질 것이다. 이런식으로 계속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트라이앵글을 그려가며 공을 상대 진영 즉 페너트레이션 존까지 전진시킬 수 있다. 만약에 슈나이덜린이 공을 잡는다면 에레라, 마타와 트라이앵글을 이룰 것이다.
그렇다면 왜 트라이앵글 전술이 빌드업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일까? 만약에 유나이티드가 트라이앵글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 팀이라면 스몰링 입장에선 패스를 줄 선택지가 거의 없을 수 밖에 없다. 스몰링이 다르미안에게 패스를 줄 수 없다면(트라이앵글 전술의 기본은 대각선에 위치한 선수에게 패스하는 행위다) 스몰링의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선수는 슈나이덜린 밖에 없다. 물론 뒷선에 있는 선수들이나 바로 옆에 위치한 센터백에게 패스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백패스와 횡패스만 해선 앞으로 전진할 수 없다. 빌드업의 목적은 공격에 있음을 꼭 알아두도록 하자.
앞선에 있는 캐릭에게 패스를 할 수도 있다. 전진패스니 괜찮지 않냐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더 가까운 위치에 있는 슈나이덜린에게 패스를 하는 편이 빌드업이 계속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만약에 슈나이덜린이 상대의 압박을 받고 있어서 패스를 받을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결국 스몰링은 앞서 말한 ‘횡패스, 백패스, 먼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롱패스’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다. 대각선 위치에 있는 다르미안에게 패스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유나이티드가 트라이앵글 전술을 사용하는 팀이라면 어떨까? 스몰링의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두 선수로 늘어난다. 바로 다르미안과 슈나이덜린이다. 만약에 슈나이덜린이 압박을 받고 있어 공을 못받는 상황에 처해 있을지라도 스몰링은 당황하지 않고 대각선 위치에 있는 다르미안에게 패스할 수 있다. 또한 다르미안은 본인 중심으로 트라이앵글을 만들며 계속적으로 상대의 압박을 피할 수 있다. 트라이앵글이 성공적으로 계속 만들어지다 보면 상대는 지칠 수 밖에 없다.
정리하자면, 트라이앵글 전술은 상대의 압박으로 부터 공을 지킬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트라이앵글 전술을 사용하지 않는 팀은 상대의 압박이 거셀경우 전진패스를 바탕으로한 빌드업을 원할히 수행할 수 없다. 하지만 트라이앵글 전술을 사용하는 팀은 매 순간 마다 ‘패스를 선택할 수 있는 경로가 두가지로 늘어나는 마법’을 경험하며 상대의 압박으로 부터 손쉽게 벗어날 수 있다.
물론 영리한 팀은 공을 가지고 있는 상대 선수의 대각선 방향에 위치한 상대 선수까지 ‘사전에 마크’함으로써 트라이앵글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원천봉쇄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압박 전술은 엄청난 체력 소모를 유발하기에 자주 사용되진 않는다. 결국 빌드업을 성공적으로 하고 싶다면 트라이앵글을 이뤄가며 패스 플레이를 해야한다.
빌드업의 원리에 대해 알아봤다. 전술했다시피 경기 국면은 두부 자르듯이 공격과 수비로 나뉘지 않는다. 압박 전술의 태동으로 인해 모든 것이 변했다. 빌드업을 하는 방식도 결국 압박 전술에 영향을 받으면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화되었다.
이 중 가장 정점에 위치한 부분 전술이 바로 트라이앵글 전술이다. 트라이앵글 전술을 좀 더 이해하고 싶다면 과르디올라가 집권했을 당시의 바르셀로나 경기를 시청하길 바란다. 그럼 어느정도 압박과 탈압박, 빌드업, 그리고 트라이앵글 전술의 상관 관계가 눈에 그려질 것이다.
원문: 풋볼필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