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시원한 탄산수 한 모금 참 좋죠? 하지만 운동을 위해 시간 내기, 탄산수 사러 마트 가기 등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할 완벽한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이 대박 제품 영상을 함께 보시죠.
“머리에 총 맞았나요? 어떻게 이런 걸 믿죠? 이건 말이 안 돼요. 플라스틱 물병은 환경에 매우 안 좋아요. 제 근육 역시 덤벨 모양의 물통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전 영상과 내용이 이어지는 현재 영상에서 똑같은 주인공이 말하는 대사입니다. 그 주인공은 갑자기 태세를 전환했습니다.
“소다스트림(Sodastream)과 함께라면 당신은 슈퍼마켓에서 당신의 집까지 온 힘을 다해 물병을 가지고 올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여러분의 집에서 편안하게 탄산수를 만들 수 있죠.”
한때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 〈곡성〉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청자는 그야말로 “미끼를 물었다”가 된 것입니다. 원래의 홍보 제품은 ‘탄산수를 만들어주는 기기’니까요.
리서치에 기반한 소다스트림의 캠페인은 소비자들이 단지 물을 마시기 위해 애써서 과도한 무게의 물통을 집으로 사 들고 와야만 한다는 사실의 어이없음을 주장합니다. 첫 영상인 헤비버블스 광고에서는 탄산수가 일상의 건강과 웰빙의 한 부분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가상의 물통’을 통해 우스꽝스럽게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영상을 통해 무거운 물통을 사서 집으로 들고 가는 것의 불편함을 이야기하며 탄산수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소다스트림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효율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반된 콘셉트의 두 영상에 같은 ‘화자’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상남자를 대표하는 화자 토르 비에른손(Thor Bjornson)은 헤비버블스 광고에서 탄산수가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요인을 자신의 건장한 몸을 통해 시각적으로 인식시키는 동시에 무거운 덤벨 모양의 물통을 들고 다니면서 무거운 물통을 사 들고 가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부정적 요인 또한 인식시켰습니다. 이제 그는 소다스트림 광고 영상에서 그 부정적 요인을 해결해주기만 하면 되는 거죠.
소다스트림의 첫 영상 ‘당신을 땀 흘리게 할 탄산수’ 헤비버블스 광고는 알렌비 콘셉트 하우스(Allenby Concept House)와 바니아 헤이만(Vania Heymann) 감독에 의해 만우절 페이크 광고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상은 이스라엘의 온라인에서 5만 건이 넘게 공유될 정도로 대박 났고 며칠 만에 100만 뷰를 넘었습니다.
소다스트림의 CEO인 다니엘 번바움(Daniel Birnbaum)은 말합니다.
“재밌어요. 혁명적이면서 파괴력 있는 캠페인은 우리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죠.”
“우리는 사람들이 슈퍼마켓에서 물병을 들고 집까지 오는 일을 계속하는 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지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터무니없는 캠페인을 만들었죠. 우리는 소비자들의 이러한 습관이 쉽게 깨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유럽의 최고 상남자를 통한 강렬한 이미지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소다스트림의 바이럴 영상에서 전략적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요? 특이한 유머와 위트? 인상적인 미장센? 영상 자체의 성공 요인을 이야기한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략적 측면으로 본다면 ‘진짜 제품을 숨기는 것’이 아닐까요? 그럼 그들이 진짜 제품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숨겼는지 단계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이 전략은 전 세계적으로 바이럴 영상 마케팅의 레전드라 칭송받는 바이럴 팩토리(The Viral Factory)의 매트 스미스(Matt Smith)가 말한 ‘브랜드 바이럴 비디오는 논브랜드 바이럴 비디오를 경쟁 상대로 해야 한다’와 접점이 있습니다. 소다스트림은 우선 광고 영상에 대한 거부감이 인식의 바탕에 있는 많은 사람에게 재미있는 페이크 영상으로 다가가 경계를 허무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그 후 위 이미지처럼 각 하루의 간격을 두고 최종 목표인 제품 광고 영상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 성공했죠.
국내에서도 비광고 형태의 영상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사례가 있습니다.
LG에서도 헤비버블스처럼 본편의 일부분이 되는 티징 영상을 통해 바이럴하는 전략을 사용했더군요.
- step 1 영상: LG G5 : TV commercial – Get Ready To Play – Subway
- step 2 영상: LG G5 : TV commercial – Play Begins – Café
- step 3 영상: LG G5 : Jason Statham Commercial
비슷한 전략이니 그들의 전략도 단계적으로 한번 볼까요.
본편 영상의 조횟수를 기준으로 한다면 LG의 G5 캠페인은 나쁘지 않은 결과를 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헤비버블스 티징 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G5의 티징 전략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티징 영상이 본편으로 유입시키는 징검다리 역할을 제대로 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죠.
애초에 두 브랜드의 티징을 계획하는 단계가 달랐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헤비버블스는 티징 영상으로 화제와 호기심을 일으킨 후에 본편으로 유입시키고자 하는 전략을 ‘본편 기획단계’에서부터 결정하고 시작했다고 한다면, G5의 티징 전략은 ‘본편 편집단계’에서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부분을 떼어내서 티징으로 활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G5 티징 영상은 굳이 본편을 보고 싶게 만들고 호기심이 들게 하는 관련 설정이 많이 부족할 수밖에 없죠. 게다가 영상 마지막의 제품 스팟 광고를 통해 사람들은 이 영상이 제품 광고 영상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제가 앞서 사람들이 브랜드 영상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말씀드렸죠? 사람들은 이미 본편 영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반감된 상태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티징 영상이 본편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여지를 많이 두는 전략을 취했다면 지금보다 더 성공한 캠페인이 되지 않았을까요?
반면 헤비버블스는 사람들에게 ‘내가 방금 본 것이 도대체 뭐지?’라는 인상을 남깁니다. 호기심에 검색해봐도 파는 곳이 없는 제품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진짜 뭐지?’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다음 영상을 기다리게 되겠죠? 본편에서는 호기심을 해결해줄 테니 말이죠. 심지어 그들은 웹사이트까지 만든 치밀함까지 보입니다. 안에는 헤비버블스와 관련된 스낵 콘텐츠가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구매’ 버튼을 누르니 소다스트림으로 넘어가네요. 다행입니다. 무지막지한 덤벨 물통이 진짜 파는 거였으면 작성한 글이 헛수고가 될 뻔했으니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들이 캠페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사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론
CONCLUSION: 효과적 티징을 위한 전략
- 비광고 영상(Non-Branded Video)을 통해 사람들의 거부감을 해제
- 전편에서 사람들이 호기심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 확보
- 전편(Non-Branded Video)에서 본편(Branded Video)의 진짜 제품을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설득력 확보
BUT: 전략만큼 중요한 것이 실행
- 두 번의 클릭을 통해야만 본래 브랜드의 제품을 홍보하는 영상이 나타나는 전략에 대한 확신
- 페이크 웹페이지와 유튜브 채널까지 만들어 운영하는 전략적 치밀함
원문: Vertical Platform / 필자: 이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