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정신의학 제 6판』 요약 및 보론. 조현병은 버튼 눌리면 인격이 분리되는 해리성 장애와 다르다. 조현병 스펙트럼은 피해의식등 망상장애가 발전되거나 동반되는데, 이 망상은 일시적이지 않고 정교하게 체계화된 지속성을 가진다.
프로이트 같은 경우는 정신역동적 기저중 하나를 성적 컴플렉스로 본다. 주요한 임상유형인 색정형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다고 믿거나 애정을 갈구하는데, 스토킹은 여성에게서, 물리적 범죄는 남성에게 자주 나타난다.
조현성 스펙트럼의 증상은 문화적,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영향을 받는다. 무속사회에서는 신병과 빙의 등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현대에는 고전적 의미의 신병은 잘 발견되지 않고 조현병의 경과 중 하나로만 나타난다. 동양인의 경우 자살률이 높고 서양인의 경우 환청을 듣는 경우가 많다. 사회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정치사상적 망상(내 귀에 도청장치)이 빈번하게 보고되고 현대에는 기계, 과학, 미래 세계, 외계인에 대한 집착이 흔하다.
조현 스펙트럼에 포함되지 않지만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알려진 것은
- 동남아와 푸에르토리코등 과거 서양 식민지 지역 남성들이 갑자기 칼과 총기로 닥치는 대로 살상하고 기억을 상실하는 Amok,
- 자바섬 여인들이 히스테리성으로 반향동작과 함께 자동복종하는 Latah,
- 중국인들이 기공 수련 후 한시적인 해리 및 편집 상태에 빠지는 qigong psychotic reaction,
- 카리브해 라틴계 사람들이 가족내 갈등 혹은 재난의 목격 뒤에 공격성과 자살 흉내를 내는 Ataque de nervous,
- 에스키모 여성들이 옷을 찢어버리고 눈 위에 드러눕는 Piblokto,
- 부두 의식 뒤 진짜 빙의 현상을 보이는 Voodoo,
- 북미 인디언들이 자신이 사람 고기를 먹는 괴물인 Wihtigo가 되어간다고 믿으면서 정말로 사람고기를 먹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Wihtigo,
- 서아프리카 지역 학생들이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뇌가 상한다고 믿으면서 정말로 집중, 기억, 사고의 장애가 나타나는 Brain fag
등이 있다.
내가 만난 조현병 환자는 두 명인데, 한 명은 서울대, 다른 한명은 카이스트 출신이었다. 둘 다 자신의 천재성을 시기한 어떤 집단 혹은 기관에 의해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는 망상 증상을 보였다. 수학자인 내쉬, 튜링, 괴델도 비슷한 조현 증세를 보였다고 알려져 있다.
조현 증상의 문화적 변인은 명백하다. 정신과 전문의들이 이 사태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건 조현증 환자들에 대한 편견이 강화될 것을 염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조현증 환자의 충동적 강력범죄 빈도가 높긴 하지만 전반적인 범죄율이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고, 성범죄와의 상관관계도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정신병력을 가진 환자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꾸준한 증가세다. 만약 강남역 살인범이 조현병 환자라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 여성 대상의 우발적 범죄라면, 그 우발성을 “여자들이 무시해서”라고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리고 있다면, 오히려 그 자신은 면책될지 몰라도 남성 전체는 가중책임을 진다. 한 세대의 남성을 길러낸 문화적 배양액이 꽃을 만개하는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징후니까.
원문: 손아람님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