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글쓴이의 저서 『컨셉흥신소: 흥할 컨셉, 찾아드립니다!』의 내용을 발췌·편집한 것입니다.
첫 번째 힘, ‘빙의力’
광고회사(기업의 마케팅 부서 역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소비자에 대한 ‘인사이트(통찰력)’다. 그 인사이트라는 것이 책에서 나올 때도 있지만, 정말 뛰어난 인사이트나 컨셉은 소비자, 즉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에 감정이입을 잘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실제로 감정이입, 더 나아가 빙의를 잘 하는 사람이 일을 잘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자소서에 “저는 빙의力이 높습니다”라고 쓰면 곤란하다. 광고 공모전이 아니어도 좋다. 아니 공모전이 아닌 사례가 더 좋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감정이입하여 그 사람을 위해 뭔가 ‘액션’한 일이 있다면 자소서와 면접에서 그 이야기를 해보라.
두 번째 힘, ‘돌+아이力’
광고회사는 왠지 엄청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확실히 아니다. 왜냐, 나도 두 군데 광고회사를 다녔고, 다니면서 봤던 사람들 역시 어마무시하게 크리에이티브 하지는 않았다. 지금 “그래도 광고회사에서 일하려면 뭔가 창의적인 느낌이 있어야 하지 않나요?”라고 생각했는가? 맞다. 창의적이면 좋다. 하지만 ‘창의적’이란 개념은 너무 진부하다. 아주 식상하다. 실제로 모 광고회사는 면접 시작 전에 ‘크리에이티브, 창의적’이란 단어는 쓰지 말아달라고 주의를 줄 정도다. 세상이 바뀌었다. 남과 비슷비슷한 ‘창의’는 매력이 안 느껴진다.
‘아웃라이어(Outlier)’라는 개념이 있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 제목이다. 통계학에서는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라고 한다. 나는 ‘아웃라이어’에 대해 조금은 다른 정의를 한다. 아웃라이어는 ‘매력이 쩌는 비주류, 광팬을 가진 마이너’다. 방점은 매력과 광팬에 찍힌다. 조금 더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아웃라이어=돌+아이’다.
여기서 ‘돌’은 Creative, Challenge 개념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나다움, 남과 다른 나만의 유일함이다. 또한 ‘아이’는 뭔가 꾸미려는 게 아닌 조금의 날것 같고, 순진한 아이 같은 마음을 뜻한다.
자, 그럼 이제 자신을 냉정하게 들여다보자. 화려하게 꾸민 부분들을 걷어보자. ‘돌+아이’스럽게 고쳐보자. 남과 다른 ‘자기다움’이 나타나도록 솔직하고 담백하게.
세 번째 힘, ‘액션力’
동아리 활동, 어학 연수, 봉사 활동 등 대한민국 평균 대학생들이 했을 만한 얘기들은 그만해라. 보는 사람, 듣는 사람 다 지겹다. 입장 바꿔 빙의하여 생각해보라. 자신의 삶을 돌이켜 곰곰이 생각해보자. 남과 다른 나만의 액션 스토리가 있는지. 없다면 만들어라. 지금도 늦지 않았다. 가령, 지금부터 수위 아저씨에게 진심을 담아 공손히 인사를 드려 보자. 매일매일. “저는 성실합니다”보다 훨씬 더 좋은 스토리가 될 것이다. AS was, 액션했던 스토리를 찾아라! As is, 지금 당장 액션하라!
마무리를 하자면, 웬만하면 광고회사는 가지 마라. 진심이다. 차라리 기업의 마케팅이나 광고 부서에 가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회사를 정말! 진심으로! 가고 싶다면 큰 회사만 고집하지 마라. 작지만 좋은 회사 많다. 그리고 그 회사를 직접 찾아가 봐라. 만나달라고 해라. 액션하라! 실제로 내 제자 중 한 친구는 앞서 언급한 힘으로 액션하며 지금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거의 매일 야근에, 거의 매 주말 특근을 하며…
실전! 빙의力, 돌+아이力, 액션力
“소장님, 저 좋은 아이디어 생각났어요!”
“아으 시끄러워. 너답지 않게 왜 이렇게 시끄럽냐!”
돌소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준호.
“소장님, 제가 어제 버스를 타고 가다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하나 보여주는데, 보자기를 든 채 버스 노선도를 보고 있는 할머니가 한 분 계셨다. 조금 위험해 보이는 광경이었다.
“저 할머니를 보다가 사진을 찍었는데요. 제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키워주셔서…”
“계속해봐.”
사진을 유심히 보는 돌소장.
“사실, 제가 예전부터 버스 탈 때마다 느꼈던 건데요. 버스 노선도가 위쪽에 붙어 있잖아요. 할머니들이 위쪽에 있는 버스 노선도를 보실 때마다 조금 위험해 보이더라고요. 힘들어 보이기도 하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빨간 머리를 만지며 듣고 있던 돌소장.
“음, 그래서?”
“그래서 생각해봤죠! 버스 노선도는 아래쪽에 있으면 안 되나? 버스를 천천히 관찰해봤죠. 그랬더니, 버스 좌석 뒤쪽에 광고가 너무 많더라고요. 거기에 왜! 꼭 광고만 있어야 하나. 천천히 살펴봤더니, 주로 성형외과, 비뇨기과, 다이어트 광고들이더라고요.”
갑자기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뜨는 돌소장,
“좋아! 그래서?”
“그래서, 생각해봤죠! 버스 노선도를 더 쉽고 잘 보이게 만들어서 버스 위쪽이 아닌 좌석 뒤쪽에 붙이면 어떨까. 그렇게 하면 할머니, 할아버지, 애기 업은 엄마 같은 분들이 조금 더 안전하지 않을까. 버스에 타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편리해지지 않을까 하고요.”
돌소장이 갑자기 준호를 와락 껴안는다.
“너, 이 자식! 손 내밀어!”
준호와 손을 높이 들어 슬램 하이파이브, 쫙!
“괜찮나요?”
돌소장은 『슬램 덩크』의 안 감독님 흉내를 내며 ‘호호호’ 웃는다.
“와, 진짜 멋있다! 내가 가장 강조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이입, 그 ‘사람’에게 빙의하는 능력, 이게 좋은 컨셉을 뽑는 핵심이거든. 네가 버스 안의 할머니에게 감정이입을 제대로 했기 때문에 이런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 거야. 고맙다! 야, 준호 너 때문에 설렌다!”
“정말 괜찮나요?”
“좋아! 버스 좌석 뒤쪽 광고 자리에 버스 노선도를 넣는 거, 좋아. 좀 더 아웃라이어처럼, 돌+아이力을 발휘해보자면.”
“발휘해보자면?”
“그 버스 한 대는 광고를 모두 없애는 거야. 그 지긋지긋한 성형외과, 비뇨기과, 다이어트, 광고들 나아가 모든 광고들을 없애는 거지. 더 쉽고 잘 보이게 만든 버스 노선도는 버스 좌석 뒤쪽에 넣고. 기존에 광고가 있던 공간들에 광화문 교보빌딩 글판처럼, 읽고 나면 힘이 되는 좋은 글귀를 넣어도 좋겠고.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보면 기분 좋아질 만한 재미있는 응원 글귀를 네가 써서 넣어도 좋겠어. 그 버스 한 대만은 광고가 아닌 공익+공공 재미가 있는 ‘콘텐츠’로 채워 넣는 거지. 그 콘텐츠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을 통해 모아도 좋겠고. 와, 재밌겠다. 그치?”
준호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중요한 건! 이걸 PPT로만 만드는 게 아니라 직접 액션하는 거야! 액션力을 발휘해서 프로토타입을 하나 만드는 거지. 버스 한 대를 어떻게 해서든 설득해. 재롱을 떨든, 무릎을 꿇든. 그리고 버스 한 대를 실제로 바꿔. 그다음으로 그 버스에 타신 할머니, 할아버지, 아줌마, 학생 등 ‘사람들’의 실제 인터뷰를 촬영해. 그 살아있는 영상, 사진들을 노트북에 담아!”
“넵!”
“그리고…”
돌소장의 눈에 돌끼가 스친다.
“그리고?”
“진짜 돌+아이스러운 액션力을 발휘하는 거야! 새벽 일찍 서울시장님 댁 앞으로 찾아가. 어떻게 해서든 시장님을 만나. 그리고 이렇게 말씀드려!”
“네? 어떻게요?”
준호의 눈에도 돌끼가 스친다.
“시장님, 존경합니다! (프로토타입, 시민 반응 영상을 보여드린 후) 서울시 버스 전체를 이렇게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1퍼센트의 버스만이라도 광고 없는 버스로 만드는 ‘1퍼센트 NO AD BUS’ 캠페인을 액션하고 싶습니다. 서울시에서 먼저 시작하시죠. 그리고, 서울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전 세계 도시들과 함께 액션하여 전 세계적인 무브먼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이 모든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고, 콘텐츠로 만들어서 회사 컨셉 캠프 때 발표하도록 해!”
“아 근데, 광고회사한테 광고를 하지 말자는 얘기를 해도 될까요?”
“걱정하지 마! 우선 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라! 생쌀보다는 낫잖아. 으하하하!”
크게 웃는 돌소장.
이야기의 주인공 권준호 씨는 ‘1퍼센트 NO AD BUS 캠페인’을 정말로 액션했고, 그 결과 원하던 회사에…는 떨어졌지만 또 다른 훌륭한 회사에서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 글쓴이 서대웅 님과 함께하는 어벤져스쿨 특강!
흥하는 컨셉 만들기: 흥하는 컨셉에서 흥하는 액션까지
왜 이 강연을 만들었나요?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비즈니스 일선에서 우리가 자주 듣는 말로, 기획 이전에 뚜렷한 컨셉이 없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컨셉이 없는 걸 흔히 ‘아이디어의 부족’으로 여기지만, 이는 대개 기획과 실행, 그리고 설득의 문제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컨셉 전문가가 알려 드립니다.
이 강연을 들으면 뭘 알 수 있나요?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한 섹시하고도 임팩트 있는 정의와 그 개념을 바탕으로 흥할 컨셉을 만드는 팁 3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ㅍㅍㅅㅅ(Phenomenon – Problem – Solution – Simulating output)의 흐름으로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제안서를 쓰는 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
왜 서대웅 선생님이지요?
서대웅 선생님은 광고 회사, 게임 회사, 브랜드 컨설팅사 등 다양한 현업 경험은 물론, 대학 출강으로 청중에게의 전달력 역시 보장받은 분입니다. 최근에는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컨셉흥신소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흥이 나는, 흥하는 기운을 전달해 드릴 것입니다. 오셔서 흥할 기운을 받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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