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 채용, 스타트업스럽게!」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지난 화의 ‘북산’ 이후로도 저희의 다소 독특한 채용공고는 이어졌습니다. 그간 총 5번의 채용공고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북산 같은 스타트업에서 강백호 같은 개발자 찾습니다
2. 한 골 넣고 싶은 개발자의 공 밀어드립니다
3. 인턴이 말하는 대로 다 되는 ‘개이득’ 인턴모집
- 부제: 감언이설로 뽑아놓고 손발 다 오그라드는 UCC 만들게 하는 대기업 인턴은 개손해
4. 개발>>>>>>>>>>>>>넘사벽>>>>>>>>>>>>>치킨집
5. 지구는 둥글고, 하늘은 파랗고, 능력 있는 개발자는 존중받아야 한다
쪼렙 스타트업이 좋은 사람을 뽑으려면 평범해선 승산이 없다. 뭐라도 해야 한다
매번 이렇게 특이한 채용공고를 올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아직까지 쪼렙이기 때문입니다. 가만있어도 수천 명씩 지원자가 몰리는 대기업이라면 이런 수고스런 작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쪼렙 스타트업에서 좋은 사람을 뽑으려면 뭐라도 해야 합니다.
돈 없고 백 없는 쪼렙 스타트업의 업무는 비단 채용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대부분 그러합니다. 날로 먹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흑흑…
로켓펀치 이메일 뉴스레터를 받아보면 한 달에 적어도 35곳 이상의 스타트업들이 개발자를 뽑습니다. 평범한 공고로는 승산이 없다는 게 사실입니다.
개발자 구인공고의 홍수에서 떠밀려 내려가지 않으려면 어쨌든 눈에 띄어야 합니다. 채용도 마케팅의 하나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입니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면, 그걸 적극적으로 알려보시는 게 어떨까요.
위트도 좋고 진심도 좋겠습니다. 중요한 건 채용공고도 마케팅처럼 어쨌든 클릭해서 읽게 만드는 게 먼저라는 사실입니다. 그렇다 보니 컨셉이 특이하면 일단 유리합니다.
“메딕을 찾고 있다. 당신만 있으면 우리는 다시
스팀팩 맞고 미친 듯이 일할 수 있다”
예컨데 피가 빨간색인 마린 사진을 걸어놓고 이런 개드립을 쳐서 이목을 끌더라도, 그 밑에 있는 대표님의 진심 어린 구인내용을 읽게 만든다면 조회수 한 자릿수의 평범한 채용공고보다는 나을 수 있습니다.
북산 이후 벌어진 채용공고 해프닝
띠링. 누군가 페북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어떤 회사에서 우리 채용공고를 복사+붙여넣기 해서 쓰고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오투X이라는 회사였고, 완전한 복사+붙여넣기였습니다.
그리고 발송!
이렇게 보내면 뭐라도 답변이 올 줄 알았는데, 아무런 답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 회사는 저 공고를 아직까지도 쓰고 있다네요. 별 대단한 것도 아닌데 좀 쓰겠다고 메시지라도 하나 보내주셨으면 좋았을걸.
혹시 오투X이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욕쟁이할머니의 당락 여부를 알려주세욬.
원문: 스타트업 하고 앉아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