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홍보 담당이 되고 나서 제일 힘들었던 점 중 하나는, 계획에 없던 일들이 상당히 많이 생겨난다는 점이었습니다. 오늘 오후까지 어떠어떠한 자료를 보내 달라는 기자분들의 전화를 받거나, 급하게 만나자는 중요한 미팅이 생기거나, 갑작스러운 뉴스가 생겨서 대응해야 하는 일이 생기거나 기타 등등.
아무리 계획을 세워 놓아도 그대로 실행하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한동안은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내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어요. 그러다 생각했죠. ‘이게 내가 하는 일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렇다면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닐까?’
“누가 나한테 억지로 홍보 담당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내가 재미있다고 내가 한다고 결정한건데 이런 정돈 극복해 내야 하지 않아?”
살짝은 포기를 하고 나니, 엄청나게 편해지더라고요. 스트레스도 받지 않게 되고, 뭔가 하루가 더 즐거워졌던 듯.
그리고 이런 일의 특성을 받아들이면서, 시간을 잘 디자인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는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방법들은 계속 고민하고 있으므로, 자주자주 계속하여 바뀌고 있지만, 요즘에 제가 시간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들을 정리해 봤어요.
하나, 일단 To Do List를 열심히 / 빠짐없이 작성해 놓아요.
그동안 여러 가지 To Do List 관련 앱을 썼는데, 요즘 사용하는 것은 Wunderlist 입니다. 꽤 오랫동안 쓰고 있어요. 오늘 일정뿐 아니라 한 주 간의 일정을 한 눈에 보면서 시간 사용을 가늠할 수 있고요. 스마트폰, 랩탑을 연동해서 같이 쓸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하고, 마감 시간을 정해 놓거나 반복되는 일정을 관리하는 기능들도 쉽게 되어 있습니다.
일단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모두 다 반드시 마쳐야 하는 일정을 넣어서 Wunderlist에 추가해 놓습니다.
둘, 하루 중에 2시간 이상 일할 수 있는 시간을 Wunderlist 라고 확보해 놓습니다.
미팅 시간,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해서 2시간 이상 연속으로 확보가 가능한 시간을 미리 잡아 놓습니다. 약간 개인적인 성격도 반영된 시간 확보인데, 저는 약간 산만한 경향이 있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까지 앞에 시간이 좀 필요하더라고요. 30분이나 1시간 정도의 시간은 집중하기에 다소 짧은 시간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침에 일정을 살펴보고 하루 중 2시간 정도 연속 확보가 가능한 시간에는 미리 Wunderlist라고 표시해 놓고 To Do List에 적어 놓은 일들을 시간이 허락하는 한 좌르르 처리해 버립니다.
일을 일 단위가 아니라 시간 단위로 끊어 놓고 시간이 되는 한 처리해 나가는 식으로 생각하니, 이 역시 한결 스트레스가 덜 쌓이는 느낌이 된 것 같아요. 🙂
셋.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들은 출근 전에 시간을 확보해서
제가 하는 업무들이 주로 즉시, 빨리, 오늘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이 있지만, 종종 더 많은 시간을 잡아 놓고 해야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보도자료가 그럴 경우가 있고요. 무언가 자료를 찾아 정리하고 공부할 때도 그렇고, 기획안 같은걸 만들 때도 있고요. 그런데 낮시간 동안은 주로 외부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있을 때는 필요한 기간 만큼 아침 출근 전 시간을 주르륵 확보해 놓고 처리하곤 합니다. 그러기 위해 집에 들어오면 일단 자고요. ㅋㅋ
물론 자주 늦잠 자고 싶은 유혹이 있어 고생하기는 하지만요.
넷.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스마트폰으로 개인 핫스팟을 열 수 있고, 책만큼 가벼운 맥북이 나온 후에는 정말 정말 너무 행복지수가 높아진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앉을 자리만 있으면 어디서나 바로 일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 그리고 Slack이나 Google Calendar는 외부에서 일해도 언제나 동료들과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해 주어서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이런 협업 도구들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는 일도 중요한 듯.
다섯. 지역마다 거점 마련
자주 가는 지역마다 전원과 무선 인터넷이 제공되고, 주차가 가능한 곳, 적당히 시끄러워서 전화 통화하기 좋은 곳 등등 일하기에 적당한 거점을 확보해 두는 것도 편리합니다. 저는 강북에서는 주로 광화문 교보문고 1층의 파리바게뜨, 강남 쪽에서는 강남 교보문고 지하 1층의 폴바셋에 가는 편인데요. 저 같은 분들이 꽤 많아서 그곳에 갈때 마다 자주 마주치는 지인들이 계세요. 아주 반갑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잘 쓰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언제나 고민이 많은데요. 여러분이 갖고 계시는 나만의 시간 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꼬날을 위해 한 번 팍팍 풀어 주시면 어떠실까요? 좋은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원문: 꼬날의 B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