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 졸업하자마자 시작한 중국 무역 사업, 경제위기를 계기로 극적인 반등
리: 자기 소개를 해봐요.
강: 강원도 태백 철암이라는 시골마을에서 태어나서 상해에서 살고 있는 강철용이라고 해요.
리: 상해에서 뭐해요?
강: 전자상거래 플랫폼 및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어쩌다 보니 e커머스에서 물류 빼고 다 하고 있네요.
리: 중국에서 바로 전자상거래를 시작한 건가요?
강: 원래는 무역업을 했어요. 2007년에 중국 물건 떼어다가 한국에 팔았죠. 절강성의 이우시장에서 손 모양, 달 모양… 이런 앤티크 벽시계를 지마켓에 팔았죠. 그게 나름 장사가 돼서 한국에 200개 들고 들어왔는데 200개 다 팔았어요. 처음 주문해주신 저희 아주대 근처 모 당구장 사장님께 감사 드립니다.
리: 시작부터 돈을 많이 벌었군요.
강: 아뇨. 200개 중 무려 100개가 반품돼서…
리: ……
강: 그게 플라스틱이면 안 깨졌을 텐데… 당시만 해도 중국제 공산품이 그리 튼튼하지 않아서, 석고라 되게 약했어요. 남자 얼굴 모형은 코가 없고, V자에서 손가락 부러지고 빠큐 되고… 달은 반달이 초승달이 되어 있고… 그래서 저희 가족들 집에 가면 섬뜩한 시계가 꽤 많아요.
리: 바로 접었나요?
강: 아뇨. 중국에서 엄청 핫했던 해골 팔찌를 팔았어요. 1000개 들고 왔는데 정확히 1개가 팔렸어요. 결국 만오천원 주고 999개 다 버렸죠. 무겁다고 가져가지도 않더라고요. 1개를 구매해 준 춘천시 중학교 학생 김모군에게 감사 드립니다(…)
리: 시장조사 안 했습니까 -_-?
강: 나름대로 조사 했는데… 그때 MD하던 중국 여자친구가 해골 팔찌는 무조건 팔린다고 해서 들고 들어왔다가, 제 꼴이 해골이 됐죠…
리: 폭삭 망했는데, 잘도 버텼네요.
강: 사무실도 쉐어하며 그냥 버텼죠. 시드머니는 거의 다 떨어진 상태였는데, 중국 직원이 지마켓 보더니 한국 옷 좀 살 수 없겠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때 딱 감이 왔어요. 한국 옷 스타일 좋으니까 중국에서 팔면 뭔가 먹히겠다. 그래서 타오바오에 한국 옷을 올렸어요.
리: 그래서 잘 됐나요?
강: 역시나 망했죠.
리: ……
강: 지금이야 중국 전자상거래가 한국 이상으로 훌륭하지만, 그때만 해도 이게 진품인지 가품인지 확인하기도 힘들었어요. 거기다가 당시 환율이 위엔화 대비 120~130원이라 한국 옷이 그리 싸게 느껴지지도 않았고요. 또 중국과 한국, 양쪽에 다 영업하기도 힘들었고… 시스템도 제대로 없어서 중간중간 오류 많이 나고… 그렇게 매일같이 접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죠.
리: 대체 왜 안 망한 거죠?
강: 천운을 탔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생각에 타오바오를 포기하고, 제이미라는 한국 옷을 파는 사이트를 만들었어요. 지금이야 한국에서 많이들 팔지만, 아마 우리가 거의 처음이었을 거에요. 그리고 이내 자금 경색이 왔죠. 딱 천만원 남았는데 그 돈으로 옷을 주문할지, 3명이서 300씩 나누고 빠질지 고민했죠. 그때 300 있으나 마나 질러보자고 했죠.
리: 그 천만원이 회사를 살렸나요?
강: 그 즈음 전인류에게 재앙이었던 리먼 브라더스발 경제위기가 우리에게는 천운이었어요. 환율이 미치도록 올라서 220원까지 갔으니, 중국인에게는 갑자기 덤핑으로 느껴질 정도였어요. 오히려 중국보다 옷값이 쌀 지경이니까요. 거기에다가 저희 결제 가격도 1000만원 결제할 게 700만원만 결제하면 됐어요. 이렇게 더블로 효과를 받았고, 그 이익으로 인력 대거 뽑고 시스템개발팀 뽑고… 그러자 2009년은 월 수백% 성장이 일어났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리: 지금은 어디까지 왔죠?
강: 500 명에 작년엔 매출액 기준으로 1700억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커머스는 워낙 덩치 싸움이라 “새우” 정도 규모의 회사입니다. 적어도 중국에선요.
2. 장사로 돈을 버는가, 사업으로 규모를 내는가… 그것이 문제로다
리: 어쩌다 창업을 하게 됐나요?
강: 같이 유학 생활을 보낸 선배가 먼저 무역업을 하고 있었어요. 유학을 끝내고 그분이 무역업으로 창업한다고 했는데, 술자리에서 들으니 좋은 아이템인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꽐라가 된 후 다음 날 아침에 보니까, 졸업도 안 했고 미래도 불안하고… 그래서, 형 죄송한데 한국 다시 들어갈게요… 하고 도망갔죠.
리: 현명한 선택이군요(…)
강: 그렇게 졸업하고 대기업 면접 몇 군데 봤는데, 솔직히 잘 안 됐어요. 그때 선배가 또 꼬셨는데, 그때는 왜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는데 바로 가겠다고 했어요. 어쨌든 유학 시간 동안 저와 중국이 잘 맞는다는 생각은 계속했으니까요.
리: 그 선배는 지금 뭐 해먹고 살지요?
강: 저와 공동 대표로 있어요. 주로 전사적인 조직 경영과 재무∙투자 쪽은 선배가 담당하고, 저는 운영과 신규사업을 맡고 있어요. 저와 워낙 성격이 상극이라 오히려 큰 도움이 돼요. 저는 트렌드를 보고 변화에 민감한데, 선배는 철학이 있어서 굉장히 원칙에 충실하거든요. 공격적인 성격과 보수적인 성격으로 잘 싸우긴 하는데, 그만큼 상호 보완이 되기도 해요.
리: 아무튼 성공기를 다시 이야기해 봅시다. 일단 타오바오에서 옷을 판 이야기부터.
강: 우선 타오바오는 B2B 사이트에요. 거기가 안 되니 제이미를 만들고… 역시나 안 팔렸죠. 우리는 한국에서 자란 애들이라, 중국도 한국처럼 독립 B2C 쇼핑몰이 뜰 거라는 믿음으로 시작했어요. 근데 아무리 있어도 안 뛰어요. 게다가 중국은 사이즈가 크니까 마케팅 비용도 웬만큼 들여서는 답도 없고, 또 구매전환율도 낮았어요. 그래서 도매도 추가해서, 타오바오에서 소매상들에게 한국 옷을 팔려 했어요.
리: 모델이 좀 복잡하네요.
강: 네. 제이미는 한국 쇼핑몰과 중국 쇼핑몰을 연결해서 한국 옷을 파는 B2B2C 모델이에요. 중국 소매상들이 타오바오를 통해 제이미에서 한국 옷을 주문하면, 한국에서 바로 옷을 보내주겠다는 거죠. 경제위기 이후 입소문이 나며, 브랜드도 유명해지고 또 능력 있는 인재들이 들어오면서 성장할 수 있었어요.
리: 한국과 중국을 오가니 영업이 참 어려웠을 것 같아요.
강: 한국이 오히려 힘들었고… 중국이 쉬웠죠. 당시만 해도 한중간 거래를 중개하는 솔루션 제공자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중국이야 우리가 한국 물건 준다고 할 때, 시험삼아 주문해 보고 괜찮으면 계속 이용했어요. 그런데 한국은 2008~2009년, 대형 쇼핑몰로 집중되며 눈이 올라가고 있던 상태였어요. 우리는 직원 10명도 안 될 때라서 믿음을 주기 힘들겠죠.
리: 어찌저찌 극복했네요?
강: 음… 저희가 워낙 끈기 있게 연락 드리다 보니… 불쌍하게 봐주신 대표님들이 되게 많았어요. 초기에 난닝구, 체리코코, 또 큐니걸스… 그런 큰 브랜드들이 우리를 믿어주셨어요. 한 번 팔아보라고… 선금 안 치르고 물건부터 주시기도 하고… 지금도 정말 감사드리고 있어요. 잘 된 후에는 아예 자동화해서 매주 자동화로 입금해드리고 있고요.
리: 자동화라 하면 어떤 면인가요?
강: 정산 시스템은 물론이고, 2009년에 알리페이 글로벌 페이먼트를 도입했어요. 홍콩 샤샤랑 최초로 도입한 쇼핑몰 중 하나였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스템 만들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 물건을 받아서 중국으로 보내고, 한국에 송금하는 그런 게, 법률적으로 좀 회색지대인 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알리페이를 활용하니 달러가 오가는 구조라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었죠.
리: 그 말인즉, 기존처럼 하나하나 손으로 결제했으면 일부는 세금도 피하는 등 돈 벌기 더 좋았을 것 같은데요?
강: 맞아요. 사실 중국에서 한국 옷으로 돈 많이 번 사람 많아요. 우리가 후발주자 중 한 곳이었죠. 그래도 차이가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든 수익 적게 나도 합법화를 하려 했어요. 그래야 규모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개인으로 한 사람은 연간 20~30억 파는 사람들 많았지만, 송금에서 법적 문제가 있으니 딱 거기까지였어요. 심지어 지금은 그런 식으로 도떼기 장사는 가능하지도 않아요.
리: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니,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강: 아무래도 작업이 훨씬 편해졌죠. 그때 다른 쇼핑몰은 바코드를 안 쓰고, 적당히 패킹만 해서 보냈어요. 우리는 그때부터 바코드 쓰면서, 물류망 통합 관리가 가능했어요. 이런 시스템 도입이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제이미에서 물건을 사면, 바로 그 옷을 파는 중국 쇼핑몰과 고객관리까지 연동됐으니까요.
리: 2008년 기적적인 성장을 경험한 후 2009년은 어땠나요?
강: 그냥 정신이 없었어요. 물량 처리가 안 될 정도로 주문이 많았으니… 그때 주요 멤버들이 여름 정도에 결정. 장사할 거냐 회사할 거냐를 논의했고, 다 투자하기로 결정했지요. 그래서 10명 남짓했던 구멍가게에서, 2009년에만 50명을 뽑았어요.
리: 뭘 그리 많이 뽑죠…
강: 일단 성장이 너무 크다 보니 잔손 가는 일을 없애야 했어요. 수동으로 한국 쇼핑몰 가서 컨트롤 C 콘트롤V로 중국 이미지 사이트에 올리고… 또 사이즈 등 옵션값도 손으로 다 넣고… 이걸 자동화할 엔진을 만들었어요. 예로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너무 빨라서 10MB 넘는 이미지도 올리는데, 이를 자동으로 다운사이징하는 등이죠.
각 사이트에 맞게 자동화와 최적화를 추진하니, MD는 상품 체크와 간단한 번역 작업만 하면 됐어요. 사람 손이 아무리 빨라도 하루 10개 정도 상품 처리가 한계였지만, 지금은 50개 정도는 기본이고, 100개까지도 가능해요. 덕분에 상품 정보를 더 상세화 하고 판매와 운영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거죠.
3. 2년간 크게 말아먹으며 배운 중국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리: 2009년 제이미로 재미 보고 어떤 일을 하게 됐나요?
강: 2009년 제이미 성장세가 너무 커서 브랜드가 미치도록 들어왔고… 이제 제이미 사이트가 아닌 다른 곳으로 외연을 넓히려고 했어요. 2010년에는 바이두에서 쇼핑으로 영역을 넓히려 했는데, 저희에게 바이두 한국관(korea.baidu.com)의 운영권을 주겠다 하더라고요. 하루 3억 명의 이용자가 있는 바이두에서 트래픽까지 밀어준다 했는데 안 할 이유가 없었죠.
리: 결과는 어땠습니까?
강: 망했어요.
리: 왜죠? 그 엄청난 트래픽에도.
강: 실제로 트래픽은 일 방문자만 수십만을 그냥 찍었어요. 되겠다 싶으니 마케팅 비용으로 연 10억 정도를 계약했어요. 그렇게 한 게 방문 대비 구매전환율 ROI를 한국 기준으로 생각한 건데… 전환이 안 되더라고요.
리: 아무리 구매전환율이 안 나와도 30만에 0.1%만 해도 3000명은 구매하는 셈 아닌가요?
강: 그때 중국 e커머스 시장의 특수성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한국에서는 청바지 사고 싶을 때, 네이버에서 검색하잖아요. 그런데 중국은 정말 청바지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애들만 바이두에서 검색해요. 전자상거래와 검색엔진이 알리바바와 바이두로 완전히 구분된 거죠. 한국의 네이버 쇼핑 같은 건 전혀 없어요. 결국 1년 좀 안 돼서 바로 접었어요. 회사도 그리 안 컸는데 15억을 날려먹으며, 완전히 휘청했죠.
리: 2010년을 바이두로 날려 먹고, 2011년은 무엇을 했습니까?
강: 이번에는 티몰로 날려 먹었어요. 티몰에서 온라인 백화점 같은 걸 열고 국제관을 만들었어요. 여기에 홍콩관, 대만관, 한국관 등이 있었는데 한국관을 우리랑 락앤락이 함께 들어간 거죠. URL을 korea1.tmall.com, korea2.tmall.com 등 백화점 1층, 2층 개념으로 만들었어요. 우리가 패션관을, 락앤락이 잡화관을 맡았죠.
리: 티몰은 알리바바 계통 아닙니까? 왜 망한 거죠?
강: 일단 투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고… 중국은 인구가 많은 만큼 마케팅비용도 사이즈가 달라요. 당시에 국제관은 중국에 모두 수입된 상품만 판매하는 거였는데, 그러다 보니 상품수급에 제한이 있었어요. 해외에서 직접구매하는 해외구매대행 대비해서 가격경쟁력에서 한계가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성장세가 보일려는 시점이었는데 알리바바는 더 큰 그림을 원했고… 알리바바에서 국제관에 대한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면서 국제관 사업자체를 접게 되었죠. 그래서 2012년에 접게 됐어요. 이때도 한 10억 날린 것 같은데…
리: 2년 연속 날려 먹었는데 회사는 괜찮았습니까?
강: 다행히도 한국 옷을 파는 제이미가 안정적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해줬어요. 제이미가 2011년 제외하면 계속해서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 줬거든요. 심지어 성장세가 주춤한 2011년도 10%는 넘었으니…
리: 엄청난 고성장이로군요.
강: 이게 한국과 중국의 차이인데… 중국에서 연 30% 성장이면 느린 편이라고 해요. 그것도 엄청 느리다고(…)
리: ……
강: 아무튼 2년 간 돈을 날리긴 했지만 그 경험이 또 도움이 된 게… 2012년 티몰 국제관에서 빠지면서 각 브랜드의 티몰샾 운영 의뢰가 들어왔어요 그런데 그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대형 샵 운영 경험이 없잖아요. 그래서 한 두 브랜드로 운영 대행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구여 2014년부터는 이마트, 롯데마트, 지마켓 등 많은 대기업으로부터 우리에게 운영대행 의뢰가 왔고, 지금은 운영대행 서비스 사업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 중 40% 이상을 차지하게 됐어요.
리: 그래도 대기업이면 인재들이 있을 텐데, 직접 운영해도 되지 않을까요?
강: 중국 온라인 상거래 난이도가 매우 높아요. 한국처럼 경쟁이 치열한 게 문제가 아니라, 운영 단에서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까다로워요. 특히 알리바바 플랫폼은 다양한 옵션값을 정확하게 지정해야 해요. 이거 제대로 안 하면 검색에서 마이너스 먹는 건 물론이고 플랫폼이 규정하는 운영들을 제때 보충하지 않으면 상점이 하루 아침에 날아가는 경우도 있어요.
리: 상품 판매자에게 지옥 같은 나라군요…
강: 반대로 소비자는 괜찮은 게…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완전 소비자 위주로 정책이 짜여 있어요. 48시간 이내 무조건 교환반품은 물론, 안전 거래도 기본이라 소비자가 승낙하기 전 무조건 21일간 돈이 묶여요. 어뷰징도 힘들어서, 한국에서 하는 댓글 부대나 이런 건 중국에서 절대 불가능해요. 편법이 있기 한데, 해 봤자 ROI 안 나와요. 그런 상황을 다 이해하기까지 대기업이 인력을 트레이닝 시켜서 하기에는 비즈니스 변화가 너무 빠르고요.
리: 주 고객인 대기업들 만족도는 어떤가요?
강: 매출이나 이익이 꾸준히 상승하고, 또 저희를 통해서 노하우도 배울 수 있으니 만족도는 괜찮은 편이에요. 사실 저희가 보기에는… 그나마 진출한 것만 해도 다행이에요. 다른 기업들도 티몰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데, 알리바바가 나스닥 상장한 후 자기들이 발표하는 특정 브랜드만 진출할 수 있다고 못을 받았거든요. 이거 상점 하나 내는데 3만 5천 달러가 들어요.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입점비죠. 그래도 다들 입점하고 싶어서 난리에요.
리: 에이컴메이트에게 운영대행을 맡기면 티몰 쪽만 해주나요?
강: 아니오. 수많은 중국 대형 상점에 다 입점하게 되죠. 경동상청이나 vip샵, 모구지에, 메리슈어 등 우리가 만든 통합 솔루션은 독립 쇼핑몰부터 대형몰까지 모든 소비자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돼 있어요. 어차피 알리바바 기준으로 하면 70~80%는 다 동일하고, 다른 쇼핑몰을 옵션에 맞게 일부 수정하며 연동하면 되니까요.
리: 실제 점유율도 80% 정도는 알리바바가 먹고 있나요?
강: 네. 요즘 경동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는 해도, 나머지는 버티컬 쪽이라… 한국에는 B2B인 알리바바만 잘 알려져 있지만 여기는 거래보다는 중개 플랫폼이고… 알리바바는 다양한 쇼핑 형태를 다 갖추고 연동하고 있어요. B2C 티몰, C2C 타오바오, 최근에는 티몰 국제 G2C까지 확장했죠.
4. 중국 성공 1계명: 제발 한국에서 먼저 잘해라
리: 이제 헬조선 이야기를 좀 해보죠. 투자자들은 중국 관련 외에는 투자할 데가 없다는 이야기까지 하던데, 중국에서 한국 기업이 좀 잘 되고 있나요?
강: 개인적으로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은… 예로 한국 제품은 일본 제품에 비해 밀리는 게, 특성이 좀 부족해요. 중국이 일본 싫어한다고는 하지만, 장인정신 박혀 있는 몇몇 제품은 한국이 따라가기 힘들죠. 또 관광에서도 차이가 큰데 일본은 한국보다 중국인 재방문율이 높아요. 다양한 지역을 보고 오니, 또 수요가 커지죠. 반면 한국은 서울과 제주도만 보는 정도라…
리: 이제 한국은 좀 어렵다?
강: 저희도 금융위기 덕으로 성장곡선을 그렸으니 운 좋게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호황이 2014년 정도까지였던 것 같고… 지금은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중국에 물건을 손쉽게 팔던 시기는 이제 거의 끝나고 있고요. 보다 적극적인 진출 전략이 필요할 때인 것 같아요.
리: 중국 진출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라 생각하십니까?
강: 많지요… 그래도 꼭 이야기하고 싶은 건 무조건 버티라는 거에요.
리: 너무 뻔한 소리 아닌가요?
강: 이것도 또 사이즈 이야기가 안 나올 수 없는데… 한국에서 버티는 것과는 좀 결이 달라요. 우선 민족 특성상 한두해 된 회사는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거래도 않으려 해요. 사실 우리가 지금 운영대행으로 매출을 올리지만, 그 전 2년 동안 바이두와 티몰에서 말아먹은 게 있잖아요. 1년은 아무 의미 없고 2년 후에 BEP 맞추면 엄청 빠른 거에요. 뭘 해도 3년은 보고 들어가야 하는 게 중국 시장이에요. 그리고서야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 싶으면 자금으로 드라이브를 걸어야지, 돈 뿌린다고 되는 나라가 아니에요.
리: 저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이 에이컴메이트를 통해 중국 시장에 관련해 문의를 할 텐데, 그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강: 너무 많은데, 일단 3가지로 줄일게요. 첫 번째는 ‘중국 진출’이라는 건 없다는 거에요. 진출한다는 게 예전과 달라서 너무 여러 방식이 있으니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해요. 예로 한국의 대형 쇼핑몰이 중국어 홈페이지를 열었다면 이건 진출일까요? 아니면 법인을 만들어야 진출일까요? 진출 방향은 물론이고, 본인 스스로에 대해 질문을 엄청 해야 해요. 되든 안되든 그걸 명확히 해야 다음이 나오니까.
리: 갑자기 답답한 마음이 막 느껴지는군요(…)
강: 정말 답답한 게… 이걸 또 알아야 하는데, 한국에 중국 전문가는 단 한 사람도 없어요. 저도 그렇고, TV에 잘 나오는 사람도 그렇고, 제발 믿어서는 안 될 사람이 ‘중국 전문가’라는 사람이에요 막말로 이것만 해도 상당한 발전이 있을 거에요. 그 말인즉 중국 전문가라 하는 사람 말 들을 필요가 없어요. 땅도 넓고 인구도 많은 만큼 케바케가 너무 달라요. 진출 방향성을 결정했으면, 본인이 스스로 열심히 연구하고 맨땅에 헤딩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어요.
리: 네… 다음 두 번째는…
강: 앞서 말한 중국 전문가에서 이어지는 건데… 중국은 절대 한 국가가 아니에요. 반드시 시장단위로 접근해야 해요. 예전에는 지역적으로 접근해서, 화동, 화북, 광동… 이렇게 나눴는데, 이걸로도 안 돼요. 최근 중국 친구가 한 이야기인데, 인당 평균 소득수준이 2만불이 되는 1급 도시, 1만불 이상의 2급 도시, 그리고 1만불 이하의 3급 도시를 나눠봐야 한다는 거죠. 이건 사실상 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 이렇게 3개 나라로 볼 수 있는 거에요.
리: 그들마다 어떤 다른 특성이 있을까요?
강: 이것도 너무 대충 나눈 거지만, 1급은 이미 글로벌 수준의 소비를 가정해야 하고, 2급 도시만 해도 중국 로컬의 괜찮은 애들이 잡고 있어요. 3급은 가격만 민감하고요. 이것을 한 시장으로 보고 들어오면 백전백패에요. 여기에 브랜드 선호, 접근 방식, 마케팅 방법 등이 다 다르고, 심지어 인터넷, 모바일, O2O 환경도 다 다르니… 분명한 건 중국은 글로벌 브랜드도 쉽게 접근 못 하는 시장이에요. 그러니까 자본이 부족한 기업에서는 더욱 철저한 세그먼트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렇게 몇 년 까먹어야 겨우 빛을 볼 수 있는 곳이 중국이에요.
리: 네, 선생님… 마지막 세 번째를 부탁 드립니다.
강: 이게 핵심일 수 있는데… 이런 노력 다 하기 전에 한국에서 잘 하면 중국에서 알아서 찾아가요. 그게 제일 합리적 전략이에요. 에이컴메이트도 마찬가지에요. 우리도 한국 브랜드 잘 되면 먼저 찾아가서 영업을 해요. 또 우리가 좀 크니까 중국에서 영업이 들어오고요. 그런데 한국에서도 체계 잡히지 않은 곳을, 중국에서 함께 하려 한다는 건 큰 착각이에요.
리: 한국에서 잘 만들면 중국에서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
강: 단순히 잘 만드는 걸 넘어 조직이 튼튼하게 준비가 돼 있어야 해요. 심플하게 봐요. 앱이건 제품이건 잘 만들어진 뭔가가 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의 생산 케파가 10만이라면, 중국에서는 최소 100만 케파는 생각해야 해요. 근데 조직도 안 갖춰져 있으면, 서비스 퀄리티 못 맞춰주니까 자꾸 새로운 걸 찾게 돼요. 우리가 갑자기 10배로 터졌을 때 어떻게 커버할 수 있을지, 이런 걸 생각해야죠.
리: 사실 중국어는 많이 늘었어도, 중국에 관해 잘 아는 인력이 별로 없다는 게 많은 기업들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강: 저는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중국 유학생을 뽑았으면 좋겠어요. 한국 교육 잘 받은 중국 친구들이 중국어를 배운 한국 친구들보다 적응은 잘 하고, 요구조건은 오히려 낮거든요. 물론 처음에는 업무 스킬 때문에 불만족스럽겠지만, 자연스럽게 한국 마인드가 들어가서 일도 열심히 해요. 최소한 한국인과 중국인 비율이 1:1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리: 지금까지 성공한 한국 기업들도 그랬나요?
강: 네. 이랜드 아모레퍼시픽, 오리온… 다 잘 된 것만 부러워하지, 이 회사들이 10년간 고생한 건 잘 몰라요. 이런 회사들은 파견직이라 해도 중국어 등 교육을 충분히 시켜서 보내고, 최대한 오래 거주하며 노하우를 쌓게 하거든요. 어설프게 들어온 업체들은 통역 쓰는데, 그때부터 이미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요.
5. 꽌시 같은 소리하지 말고, 중국인을 존중하는 태도가 우선
리: 이미 중국 진출한 기업들도 많고, 또 진출하려는 곳도 많습니다. 이들을 위해 좀 실전적인 팁을 제공해 주신다면…
강: 앞서 말씀 드렸듯이 중국은 워낙 일반화하기 힘든 시장이라… 우선 제가 주로 하고 있는 전자상거래에 한정해 말씀 드릴게요. 그냥 알리바바 하나만 제대로 봐도 절반 이상은 보는 겁니다. 바이두, 웨이보, 위챗 등이 뜨며 이쪽으로도 뭔가 마케팅이 될까 했는데, 사실상 반짝이었어요. 이쪽에서 난립한 업체들은 문 닫고 있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죠.
리: 알리바바 쪽에서도 한국의 오픈마켓처럼 광고를 열심히 때려야 하나요?
강: 그렇지는 않아요. 우선 중국은 유입량 대비 구매전환율이 낮은 편이에요. 소수점 한 자리만 나와도 괜찮은 수준이고, 소수점 두 자리로 가는 경우도 있어요. 반면, 워낙 빡빡하게 메타 데이터를 넣게 하는데… 그만큼 평가가 좋다 싶으면 검색에서 위로 잘 올려줘요. 그래서 결과를 내기는 힘들겠지만… 오히려 좋은 물건 열심히 가져오라 권하고 싶네요.
리: 그래도 에이컴메이트도 광고와 마케팅 비용 많이 쓰지 않습니까(…)
강: 저희야 이미 좀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갔으니… 기본적으로 한국에 있는 건 다 있어요. 그리고 알리바바에서 통합적으로 관리도 잘 해주는 편이고요. 이건 좀 기법이 많아서 세부적으로 설명을 드리기는 힘들겠네요. 생각보다 합리적으로 돌아가니, 직접 테스트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리: 공무원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에이컴메이트도 그런가요?
강: 솔직히 저희가 500명 정도 되지만, 이 정도는 상해에서 큰 기업으로 쳐주지도 않습니다(…)
리: ……
강: 음… 상해는 그렇다 치고… 지방정부에서는 어느 정도 유리한 면이 있겠네요. 예로 저희 에이컴메이트는 염성이라는 지역에 CS센터가 있어요. 법인에 10억 정도 외자를 투자하면, 한국 평수로 500~600평 되는 사무실을 3년간 무상임대 해줘요. 또 고급인력에 대해서는 거주비를 일부 제공해주기도 하고요. 한국 돈으로 월세 30만원 정도 되는 곳에 많게는 10만원까지도 내주는 거죠. 흔히 중국 공무원을 부패한 이미지로 보는데, 정말 기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일도 잘하고…
리: 들어보니, 이게 꽌시 같기도(…)
강: 그게 오해인 게(…) 예전에 누가 세금 문제가 생겨서 인맥으로 상해 고위 공무원 찾아가서 현금다발 가방을 준비했는데, 만나지도 못했다고 해요. 한국인은 아직도 중국에서 문제 생겼을 때, 그걸 해결해주는 게 꽌시라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다만 공무원뿐 아니라, 중국인들과 항상 잘 지내는 건 중요해요. 그들을 친구로 생각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여줘야 신뢰를 얻을 수 있으니.
리: 친구로 생각한다?
강: 네. 저희만 해도 그 염성시 공무원이 우리 법인장님과 꽤 오래 전부터 관계를 가져 왔어요. 관계란 게 별 거 아니고, 우리가 거기 갈 일 있으면 술 한 잔 사고, 반대로 거기에서 오면 또 그쪽이 사고… 그러면서 비즈니스 이야기를 계속 진행해 왔으니, 필요할 때 여건이 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거죠. 해결사가 아니라 그냥 합법적 범위 내에서 도와주는 거에요. 중국은 우리 이상으로 의리는 중요시하니까…
리: 그런데 여전히 한국인이 중국인을 무시하는 풍토가 강하긴 합니다.
강: 아직까지 한국인들이 좀 우월감을 갖고 진출하는데, 이젠 제발 좀 버려줬으면 좋겠어요. 에이컴메이트가 그래도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하는 점이… 우리는 지금까지 중국 정부와 기업 사람들 만나며, 이방인을 잘 대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알리바바 시총이 웬만한 한국 대기업보다 수십 배인데도 갑질 하려는 곳들이 있어요. 알리바바는 그런 곳 크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원 오브 뎀인데 왜 굳이 잘 해주겠어요.
리: 중국에서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었는데, 투자에 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강: 이것도 너무 중국 투자자가 다양한데… 일단 분명한 거 하나는 장담할 수 있어요. 중국 투자자는 한국에서 보는 밸류에이션이 싸다고 생각해요. 이 서비스가 설사 한국에서 안 터져도, 대륙에서 터질 거라 생각하면 0 하나 더 붙여서 지르는 경우도 많아요.
어찌 보면 이건 아주 좋은 포지셔닝이라 봐요. 지금 중국에서 잘 나가는 기업들도 중국 기준에서는 굉장히 린하게 움직인 편이에요. 어찌 보면 테스트 마켓이었던 거죠. 그러다 너무 대기업화가 돼서 그 기능이 지금 좀 줄어들었지만… 지금 스타트업 붐으로 또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요. 여전히 중국은 한국을 의식하고 있으니, 자기들이 가지지 못한 경쟁력 쪽으로 집중하면 기회가 열릴 거라고 봐요.
리: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어떤 업종에 기회가 있을까요?
강: 글쎄요? 솔직히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리: 이봐요……
강: 아니, 이것도 뭐 제 시각에서만 보는 거니까… 일단 한국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장점이 있다고 봐요. 하지만 제 시각만 말씀 드리면 지금껏 잘 됐던 전자나 뷰티 등은 성장폭이 꺾인 것 같고… 다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의료나 엔터쪽은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국에서 시장이 작은 매니아 시장도 중국에선 상당히 큰 시장으로 형성 될 수 있으니, 시장을 버티컬하게 접근해서 전문성있고 특수한 아이템으로 중국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6. 작은 무역상, 10년만에 글로벌 기업으로
리: 요즘 스타일난다 등 한국 쇼핑몰들의 중국 진출이 엄청나던데, 이제는 오히려 경쟁 관계가 된 것 아닌가요?
강: 음… 스타일난다 같은 경우는 워낙 비즈니스를 잘 한 특이한 경우고… 저희는 기존 한국 쇼핑몰과 충돌은 없어요. 오히려 스타일난다는 저희 주요 고객 중 하나니까요. 충돌이라 하면 누가 잘 되면, 누가 안 돼야 하는데 같이 크고 있거든요. 스타일난다 중국 홈페이지에서도 팔고, 또 제이미에서도 팔고. 채널의 확장의 개념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어차피, 중국은 혼자 커버하긴 너무 큰 시장 특성도 있으니.
리: 다른 쇼핑몰도 마찬가지인가요?
강: 그렇죠. 그런데 자금력이 많은 곳이 아니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제이미가 인지도도 높고… 또 중국에서 뭐 하려고 하면 그냥 번역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실시간 채팅도 해줘야 하고, 중국 업체들과 거래는 물론 법인 설립 등도 상당한 노하우가 있어야 해요. 그런 식으로 2012년부터는 대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돕기 시작했어요. 대기업에서 중국 내 커머스를 만들기가 힘드니까 우리에게 위탁 운영을 맞기는 식으로.
리: 한마디로 잡부(…)같은 역할을 다 해주는 회사군요.
강: 네. 우리가 가진 모델은 e커머스에서도 처음과 끝을 이어주는 모든 중간 단계라고 생각해요. 최근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지 생각해 보니, 국가간의 번거로운 일들을 맡아주는 회사더라고요. 첫 포지셔닝은 한국과 중국이었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까지도 넓히려 하고 있어요. 어찌 보면 인터넷 모파상이죠. 그런데 돈은 못벌고 계속 투자네요.
리: 음…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에 이미 일본, 유럽, 미국 등은 진출해 있을 텐데 경쟁이 가능할까요?
강: 중국에서 10년 간 생활하며 느낀 건데, 한국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은근 좀 있어요. 예로 국가 감정 등으로 일본인이 중국인과 일하기는 좀 힘들거든요. 거기 또 유럽이나 미국 쪽에서도 좋은 브랜드는 중국에 바로 안 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아직까지 카피나 장난 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지금까지 해온 레퍼런스를 보여주고 베이스가 한국이라 하면 상대적으로 신뢰를 줘요.
리: 홍콩에 법인을 둔 것도 그런 점 때문인가요?
강: 네. 처음부터 글로벌로 가려는 생각이 있었으니까요. 또 알리페이 때문이기도 한데… 당시 한국은 외환관리법이 강력해서 한국으로 전자결재송금이 불가능했어요. 그래서 송금이 가능한 홍콩에 홀딩스를 두고 각 지사들을 만들어냈지요. 아무래도 금융쪽은 홍콩에서 진행했던 부분이 글로벌화에는 상당한 메리트가 있었어요.
리: 최근에는 NHN 엔터테인먼트로부터 투자를 받은 걸로 화제가 됐는데.
강: 네. 필요한 시기에 투자를 해주셨구요, 최근엔 이커머스쪽으로 많이 투자하시고 인수하셔서 중장기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거 같아요. 저희도 그래서 투자 결정을 하게 됐고요. 우리에게는 매우 유용한 자금이었죠. 운영 대행 인력을 확 늘일 수 있었고, 중국에서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한 적절한 시기에 자금이 들어왔으니까요. 이미 2014년에 미국지사를 설립했고, 아마 올해는 독일, 호주, 일본 등 글로벌로 많이 확장할 생각이에요.
리: 그 전에도 투자를 좀 받은 적이 있나요?
강: 2009년에 여러 사정으로 투자를 좀 받은 적이 있었어요. 2011년에는 회사를 매각할까 했는데, 인수를 원하던 곳이 막판에 뒤틀려서 매각에 실패했었죠. 그러다 여기까지 커버렸으니… 여러분, 회사 함부로 팔지 않기를 권합니다.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르니…
리: 향후에는 어떻게 회사를 확장하실 계획인가요?
강: 중국 진출이 쉽지 않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사실 또 한 번 자리를 잘 잡으면 한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기회가 열리는 곳이 중국이에요. 중국에서 사이즈가 커지다 보면 어느 정도 피를 섞는 일도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중국계 메이저 자금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글로벌 무역상이 되고자 해요. 인지도 쌓는 데는 역시 나스닥이 최고인지라, 나스닥 상장도 생각하고 있고요. 결과적으로는 에이컴’메이트’라는 사명처럼 글로벌 국가간 소비자, 브랜드간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글로벌 크로스보드 이커머스 기업으로 자리잡고 싶습니다.
리: 긴 시간 알아듣지도 못하는 놈에게 설명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강: 우선 저야 운 좋게 컸지만, 지금까지 참 한국에서 회사 운영하기 힘들었는데… 지금 창업 환경은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좋은 그림이 나온다 싶으면 투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 예전처럼 비즈니스할 필요는 없죠. 또 한국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과 중국을 이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저희에게 연락 주세요. 시간만 있으면 빼지 않고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으니.
리: 끝으로 젊은 창업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강: 좀 꼰대 같은 소리인데(;;;) 제발 비즈니스부터 배우고 밸류에이션 같은 건 나중에 배웠으면 좋겠어요. 요즘 비즈니스는 안 만들고 밸류부터 가지고 오는 경우가 좀 있어서… 당장의 장표상 가치는 낮아 보일지라도, 현업에서 굴러본 경험이 있다면 당연히 먼저 창업한 분들은 알아보기 마련이에요. 또 그런 경험을 높게 사서 도와주려 할 거고요.
리: 저 1000억 밸류로 투자 좀…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