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는 시장 기회의 발굴, 그리고, 제품의 기획부터 런칭 후 소멸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함께하게 됩니다.
그 첫 단계인 시장 기회의 발굴은 많은 경우 고객이 겪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는 과정으로부터 시작되는데, 댄 올슨은 이 과정을 문제 공간(Problem Space)을 정의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기 위해서는 밖에서 그 상황에 처한 고객들을 많이 만나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당연할 것 같은 절차가 정작 제품기획 과정에서 종종 무시되곤 합니다. 가장 큰 핑계는 시간부족일 테고, 아마 두 번째로 이런 리서치는 뭔가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할 것 같다는 부담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은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는 단계에서 고객 인터뷰를 할 때 제가 요긴하게 썼던 질문들을 몇 가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단, 제가 전문 마케팅 리서처는 아니니 이 부분에 대해서 더 궁금하시면 조금 더 전문적인 자료들을 참고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누가 이런 책도 소개를 해주더군요.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고객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인터뷰는 반드시 ‘개방형 질문’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질문자가 답변자로 하여금 의도된 결론을 유도하거나 특정 조건 하의 가능성을 크게 부각하는 것은 시작점부터 결과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지요.
저는 이런 질문들을 요긴하게 썼습니다.
- 마지막으로 그 일을 해 본 적(겪어 본 적)이 언제인가?
- 그 일과 관련하여 어떠한 불편이나 어려움이 있는가?
- 그 문제는 언제 일어나는가?
- 어떤 어려움인가? 어떻게 해결되길 바라는가?
-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 중에 현재 비어 있다고 생각되는 영역은 어느 곳인가?
- 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 그 일을 하는 중에 무엇을 싫어하는가? 가장 귀찮은 일은 무엇인가?
- 그 일은 얼마나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가?
- 무엇을 개선할 수 있을까?
-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가?
그리고 각 질문의 끝에는 공감을 동반한 경청이 있어야 합니다. ‘아! 그렇군요.’ ‘아! 그래요?’ ‘하하, 저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와 같은 공감은 답변자로부터 더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추임새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몇 년 전에 한국리서치에서 주관하는 컨퍼런스에 갔다가 아주 멋진 인터뷰 질문을 배웠습니다. 그것은 어떤 제품의 태도에 관해서 물어볼 때 ‘왜 A라는 제품을 쓰는가?’ 를 물어보지 말고 ‘왜 A라는 제품을 쓰지 않는가?’를 물어봐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거지요.
저는 실제 인터뷰 중에 이런 방식의 질문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여러 번 발견했습니다. 제품의 홍보나 마케팅의 문제점, 부정적인 시각, 비어있는 요소 등은 제품의 선호 이유를 묻는 방식으로는 걸러지기 어려운 것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현재 프로덕트 매니저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 기획 뿐만 아니라 가설검증, 제품의 프로토타이핑, 마케팅 등 매 단계에서 가급적 많이 고객을 직접 만나보길 권장하고 싶습니다.
고객을 만나는 순간이 진실의 순간이고, 바로 그곳에 바로 답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