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다 같이 환경을 위해 힘쓰고 있는 요즘, 우리는 몇 번째 친환경 국가일까요? 2016 환경성과지수(EPI) 보고서에 올해 그 순위가 공개됐습니다. 한국은 바로, 80위. 이 숫자는 전 세계 순위 중 어디쯤 되는지, 무슨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건지 궁금하죠?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환경성과지수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미국의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환경 연구소와 함께 각국의 환경과 관련된 경제, 사회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발표하는 지수입니다. 위 그래프를 보면 80위 한국이 주황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요, 하늘색 부분들은 나머지 국가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 대상은 총 180개국이었습니다. 위치를 보니 한국은 중위권에 있네요. 그럼 과연 1위는 어디일까요? 바로 핀란드입니다. 그 외 상위권도 아이슬란드, 스웨덴, 덴마크, 슬로베니아 등으로 유럽 국가들이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느 나라들과 성적이 비슷할까요? 나미비아(78위), 보츠와나(79위), 남아프리카(81위), 파라과이(82위) 등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한 순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OECD 회원국으로써 부끄러운 성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일본은 39위, 중국은 109위입니다.
2016년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한국의 친환경 국가 순위가 공개되어 왔는데요, 한국의 추이는 어땠을까요? 중상위권을 달리다 주기적으로 순위가 크게 떨어지네요. 우리나라는 생태적 용량이 작기 때문에 정부가 노력하더라도 순위가 좋게 나오기 힘들어서 실천전략을 강조해 순위를 올린 적이 있으나, 정부의 환경보호나 지속가능한 노력이 후퇴하여 순위가 낮아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게다가 석탄 화력 발전 비중이 높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아 탄소 배출 증가율과 배출량이 많아진 것을 순위 하락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순위뿐만 아니라 점수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1위 핀란드(왼쪽)는 100점 만점에 90.68점, 80위 한국(오른쪽)은 70.61점이네요. 환경성과지수는 어떤 요인들로 산출되는 걸까요? 평가 기준이 되는 9가지 항목을 살펴보겠습니다.
1. 건강에 미치는 영향(Health Impact)
사람 건강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분석하여 매기는 점수로, 안전하지 않은 물과 위생, 주변 입자 물질 오염, 고체 연료로 인한 집안 공기 오염과 대기 오염 등을 조사하여 평가합니다. 핀란드는 99.35점, 한국은 65.93점으로 핀란드인이 한국인보다 직접 건강한 일상생활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대기 질(Air Quality)
말 그대로 대기 질을 측정하는 항목으로, 미세 입자 물질, 이산화탄소, 실내 고체 연료 사용 인구 비율 등의 노출 정도로 점수를 매깁니다. 한국은 핀란드보다 대기 질 수준이 절반도 안 됩니다. 대기 질 순위는 173위로 거의 꼴찌 수준이네요.
3. 물과 위생(Water and Sanitation)
안전한 식수를 마시고, 위생적인 환경에 사는 인구를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핀란드 98.57점, 한국 95.11점으로 물과 위생적인 부분에선 큰 문제가 없네요.
4. 수자원(Water Resources)
가정과 산업 원료로부터 환경으로 배출되는 폐수를 측정하여 평가합니다. 이 부분도 핀란드 93.52점, 한국 93.15점으로 각각 좋은 성적을 거뒀네요.
5. 농업(Agriculture)
농사지을 때 사용하는 비료에 질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 평가합니다. 핀란드 85.89점, 한국 57.8점으로 핀란드가 더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6. 숲(Forest)
국가 숲 면적의 30%보다 더 손실된 정도를 평가하여 점수를 매깁니다. 이 부분은 한국 점수가 현저히 높네요. 핀란드 17.37점, 한국 74.42점. 한국이 핀란드보다 숲이 잘 보존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7. 수산(Fisheries)
배타적 경제 수역(EEZ) 내에서의 어업 수확량이 과도하게 많거나 적음을 측정하여 평가합니다. 핀란드 72.87점, 한국 58.47점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핀란드가 보다 건강한 어업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8. 생물 다양성과 서식지(Biodiversity and Habitat)
육지와 해양 모든 구역의 보호뿐만 아니라 보존 정책이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가를 평가합니다. 핀란드 96.93점, 한국 69.34점으로 핀란드가 생물 다양성을 위한 서식지 보호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등수로 봐선 거의 하위권입니다.
9. 기후와 에너지(Climate and Energy)
탄소를 줄이기 위해 기후와 에너지에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핀란드는 90.2점, 한국은 62.39점. 핀란드가 월등히 기후와 에너지를 위해 힘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성적을 계기로 한국도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순위를 올리려는 노력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2012~2014년에 43위였다가 올해 80위로 떨어져 버린 상황을 보면 순위를 올리는 것도 좋지만, 그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더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원문: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