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른바 ‘네임드’라고 말해도 손색없을 그 유명한 ‘고양이’ 고양시와 ‘아씨’ 한국민속촌의 성공적 소셜미디어 활용 사례는 독자분들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여러 강의에서 기업, 기관의 담당자를 만나보면 ‘그래서 캐릭터를 만들려고 합니다’ 류의 기승전캐릭터 결론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극단적이지만, ‘기업 소셜미디어의 캐릭터화’는 드립형 해시태그와 마찬가지로 봅니다. 더 자세히 말해서 그건 고양시, 한국민속촌의 전매특허다, 라고요.
소셜커뮤니케이션나 온라인 마케팅 분야를 오래도록 열정적으로 파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캐릭터화’라는 것은 참으로 우리를 자주 유혹합니다. 많은 경우 이 캐릭터화로 쉽게 설득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여러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트위터 등 다양한 SNS 페이지들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SNS를 필요보다는 필수적으로 접근하는 공공기관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고요.
그런데 고양시와 한국민속촌을 빼고 떠오르는 SNS 캐릭터가 있나요?
사실 고양시, 한국민속촌은 과거 ‘요즘 주목하고 있는 공공기관 페이스북‘ 포스트에서도 대략 정리했듯 소셜미디어 캐릭터화 보다는 다른 측면에서 케이스화 된다고 봅니다.
고양시 “고양시 고양시 고양시… 고양이! 그래 우리는 고양이임!”과 같은 병맛 컨셉을 그 엄혹한 공공기관에서도 공무원 자체인 윗분들이 이해하는 것은 물론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는 것. 이 분야 담당자라면 실질적으로 당면하는 과제 중의 과제이기에 더욱 와닿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민속촌 한국민속촌은 ‘아씨’ 캐릭터에 의한 드립 그 자체보다 오프라인 실체에 ‘최적화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노후한 오프라인의 공간을 최신의 SNS 트렌드와 결합해, 실질적으로 파급력있는 소셜한 공간으로 재 포지셔닝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것이죠.
이 사례들에서도 알 수 있지만, 그만큼 SNS 운영에 있어 컨셉은 중요합니다. 수많은 흥한 사례들이 사실은 컨셉 하나 잘 잡아 잘 먹고 잘살게 된 해피엔딩~이라는 것이죠. 이는 하루에도 채널 당 2~3개의 컨텐츠를 쏟아내야하는 공식 페이지들에 있어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 다만, 이를 캐릭터화로 푸는 것은 현 시점에서 매우 무책임합니다.
자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캐릭터화와 관련된 ‘컨셉과 전략 설정의 몇 가지 고민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SNS 컨셉의 몇 가지 포인트
1) 그러니까 컨셉이 반이다
다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컨셉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전략과 전술을 설정하는 것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겠습니다. 특히 데일리 컨텐츠에 기반하는 SNS 운영에 있어 그 중요성은 실질적으로 담당자들의 생존과 연결된 실질적 문제입니다.
2) 캐릭터화는 많은 경우 해결책으로 여겨진다. 과연 그럴까?
기업/기관/브랜드/제품/개인이 놓인 각각의 상황과 경쟁사, 타겟을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한 결과 캐릭터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나요? 다시 한번 자문해봅시다. 캐릭터화는 사실 성공보다는 실패 사례로 기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는 실질적으로 알려진 기업/브랜드/제품을 제쳐두고 다시 ‘브랜딩’의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까?
3) 캐릭터화 성공의 관건은 ‘온라인의 문법’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공기관이 캐릭터화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단순히 시의 상징을 캐릭터로 삼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A시의 상징이 비둘기라고 해서 페이스북 운영자는 비둘기로 정했다. 실패 확률이 55%로 높아졌습니다(….) 이보다는 해당 기업/기관/제품/브랜드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걸맞는 방식으로 재 조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타깃 채널 소비자의 언어로 재조합된 캐릭터는 실질적으로 온라인 유저들과 소통의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A시를 다시 예로 든다면, 비둘기보다는 ‘날고싶은 닭둘기’가 더 소셜미디어 환경에 어울리는 접근이겠죠.
4) 사실 캐릭터화보다는 담당자 ‘캐릭터’를 고민하는 것이 많은 경우 옳다.
채널을 운영하는 데에는 운영자 캐릭터를 규정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이는 소셜미디어 초기부터 고려되던 접근 방식입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운영자가, 다양한 화제를 일관된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지요.
다만, 이 캐릭터 규정이 ‘이미지화된 캐릭터’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운영 캐릭터의 톤앤매너, 배경, 관심사, 말투, 지식, 성별 등을 설정하고 이에 따라 운영을 구조화하고 정교화하는 작업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5) 내가 만든 캐릭터가 그냥 살아 숨 쉬는 것은 아니다
이는 컨셉 그 자체보다 더 주요한 운영 과제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과 기관이 이를 구체화하는 데 실패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캐릭터를 실질적으로 만들었든, 개념상으로 설정했든 컨셉과 전략이 정해졌으면 이를 날카롭게 다듬고 운영하는 한편 컨텐츠 상에서 펼쳐내야 합니다. 이도저도 아닌 단순 캐릭터화도 문제지만, 이를 무시하고 여기저기 트렌드에 편승한 누더기 운영은 실질적으로 더욱 쓸데없고 피곤한 일이 될 겁니다.
여기까지 소셜미디어 캐릭터화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컨셉, 전략 설정에 있어 고민해 볼 만한 내용을 가볍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결론은 그겁니다. 캐릭터와 만만하게 보지 마라. 클난다.
원문: 짬봉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