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은 보통 홍보부서를 따로 두지 않기에 마케팅 담당자가 몇 가지 PR 업무도 해야 하는데요. 그중 우리 스타트업의 소식을 언론에 알리는 보도자료 배포는 중요한 일 중의 하나죠.
저희도 총 15번 이상 보도자료를 냈고 감사하게도 전부 실렸습니다. 흙수저라 돈 낸 적 없이 모두 직접 했는데요. 오늘은 보도자료 쓰는 법과 미디어 리스트 만드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보도자료 작성법
막연한 분야라 낯설어서 그렇지 보도자료용 기사 쓰기는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언론계에서는 “중2도 쉽게 이해하도록 써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하는데요, 이 말은 기사라는 글 양식의 주목적이 정보전달인 만큼, “읽기 쉽고 깔끔하게만”쓰면 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일 쉬운 방법은 비슷한 기사를 보고 양식을 따라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앱 출시 기사를 쓰고 싶다면 ‘어플 출시’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서 동종업계 출시 기사를 참고하는 것이죠. 기사는 정형화된 틀을 지키기 때문에 이 틀 안에 정보를 채우기만 하면 됩니다.
실제 사례를 예로 한번 볼까요.
좀 민망하긴 하지만, 남의 기사를 맘대로 뜯어보긴 그러니까 저희 앱 기사를 예로 보겠습니다.
① 헤드
스트레이트 기사의 첫 1~3줄은 항상 기사 전체를 요약하거나, 기사에서 중요한 내용이 들어갑니다. ‘무엇을’ ‘언제’ 같은 육하원칙의 내용입니다.
② 본문
본문에서는 기사의 주된 내용을 보다 자세히 설명합니다. 당연히 흥미로운 내용이 좋습니다. 3문단 이내로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③ 본문2
추가로 알리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단을 바꿔 설명합니다. 본문1보다 짧아야 합니다.
④ 추가정보
기사 끝에는 부가적인 설명이 나옵니다. 주로 관계자 멘트나 추가설명 등입니다.
이런 식입니다. 기사는 오랜 기간 사용돼온 틀이 있어 미리 정보의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채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보셨다시피 기사는 그냥 일반적입니다. 특별히 잘 쓰거나 멋진 표현이 필요한 것도 아니죠. 위 기사도 그냥 평범하지만 여러 언론에서 실어주셨고 비석세스 메인 헤드에 올라 일본어 기사로도 실렸습니다.
하나 더 볼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역피라미드’ 형태입니다.
우리도 신문기사 읽을 때 끝까지 안 보는 경우 많잖아요? 그러니 스트레이트 기사는 중요한 내용을 먼저 써주는 것이죠.
혹시 기사 쓰기를 시도해봤는데 너무 어렵게 느껴지시는 분은 이 책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교양서로 읽어도 괜찮을 만큼 쉽게 잘 쓰여 있습니다.
미디어 리스트 만드는 법
기사를 다 썼다면 이제 기자분들에게 보내야겠죠. 그러려면 기자들의 연락처, ‘미디어 리스트’가 필요합니다. 약간의 노가다(!)가 필요합니다.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포털에 우리 스타트업 성격에 부합하는, 혹은 보도자료 내용에 맞는 키워드로 기사를 검색한다.
예: 소셜앱 출시기사를 쓰고 싶다면 ‘소셜 어플’ ‘어플 출시’ 등
② 뉴스 더보기를 클릭해 최근 2달 안에 발행된 기사를 모조리 클릭한다.
③ 하단의 바이라인(By line)을 보고 언론사, 기자 이름, 이메일 주소 등을 엑셀에 정리한다.
※ 네이버 메일의 경우 메일 > 주소록 > 외부연락처 불러오기의 주소록 양식을 이용하면 한결 편합니다.
④ 메일 주소록에 저장한다. 그룹당 100명 이하가 좋으며 IT, 엔터테인먼트, 사회부 등으로 나눠서 그룹화하면 나중에 편하다.
누구 아는 홍보인이나 기자가 있어 미디어 리스트를 받아 쓰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 없으면 역시 몸으로 때워야 합니다. ^^;
예전엔 벤처스퀘어에 ‘스타트업 미디어 리스트’라는 귀한 자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버렸네요. 아쉽습니다. 돌아와주길.
업계 특성상 기자분들은 이직 및 부서 이전이 잦기 때문에 미디어 리스트는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자료가 있으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 위 예시 기사의 실제 보도자료 파일과 제가 만든 미디어 리스트를 블로그에 올려두었습니다. 옛날 자료니까 어디까지나 참고만 해주세요.
다음 편에서는 보도자료 배포 할 때 꼭 주의해야 할 사항들에 관한 팁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원문: 스타트업 하고 앉아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