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여러가지 마음이 한번에 든다. 좋은 시부모님께 “평범한 며느리”로서 마음에 들고 싶은 마음, 근데 내 남친은 특별히 아무 것도 안해도 이미 “평범한 사위”가 되는 것에 대한 분노, 시부모님의 기대가 내 입장에서는 부당하지만 당신들 입장에서는 아니라는 것에 대한 이해.
하지만 그 모든 이해에도 불구하고 며느리로 살고 싶지 않고, 그럴 수 없는 나를 안다. 이 불편함들이 내가 여자라서, 며느리가 될 사람이라서 느껴야 하는 불편함들이라는게 나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지, 이미 이런 걸. 언젠가 이 불편함들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날이 오기를. 혹은 이런 불편함들이 없어지는 날이 오기를.
그러나 그 전까지는 감내하고 살거야, 며느리가 아닌 사람으로.
출처: 서늘한 여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