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를 답답하게 한 이유는 이거였습니다.
마케팅은 책이 없다.
초기 스타트업들이 그렇듯, 저희도 팀 내에 마케터가 저밖에 없거든요. 사수가 없으니 어떻게든 혼자 배워야 했지만 책은 별 도움이 안 됐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메모 앱에 ‘마케팅 책 100권 읽기’ 폴더를 만들고 닥치는대로 읽기 시작했는데요. 30권쯤 읽고 나서 그만뒀습니다. 읽다 보니 다 그 내용이 그 내용이라 도움이 안 되더라구요.
여기저기 찾아보고 이것저것 시도해본 후에 결국 알게 된 것은 스타트업 마케팅은 사례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그냥 직접 해보는 게 답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전 처음 시작할 때 최용식 기자님(당시 뉴스토마토 기자, 현 아웃스탠딩 대표)이 쓰신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16가지 마케팅 방법을 보고 소개된 방법들을 하나씩 실행해보며 공부했습니다.
기사에서 소개된 16가지 방법은 이렇습니다.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
- 블로그 ☆
- 커뮤니티 ☆
- 페이스북 및 기타 SNS ☆
- 카카오톡
- 검색광고
-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광고
- 포털 메인페이지 디스플레이광고
- 유튜브 동영상광고
- 모바일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광고
- 모바일 검색광고
- 리워드광고 ☆
- 옥외광고
- 신문(지면)광고
- 언론기사 ☆
- PPL
- TV CF
+
- 크로스 프로모션
- 오프라인 프로모션
굵은 글씨는 저희가 경험해본 것들이고, 별표는 그중 ROI가 제일 좋았던 것입니다.
최용식 기자님의 16가지에 2개 덧붙이자면 크로스 프로모션과 오프라인 프로모션도 스타트업이 해볼 만한 마케팅에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이 18가지 방법을 각각 실행하거나 혹은 결합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커뮤니티 이벤트 + 배너광고’나 크로스 프로모션을 접목해 마케팅 비용을 줄인 영상광고 형태처럼요.
기사를 참고해 나름의 계획을 세워서 팀원들에게 마케팅전략에 대한 간략한 PT 후 계획을 하나씩 실행(a.k.a. 삽질)해봤습니다. 어떤 건 들인 품에 비해 효과를 못 보기도, 어떤 건 생각보다 대박을 치기도 했는데요.
각자 사업영역이 다르기에 저희 사례는 지극히 개인적이겠습니다. 다만 하나의 스타트업 마케팅 사례로서 참고는 되지 않을까 해서요.
저희의 첫 프로젝트는 봄블링이라는 앱이었습니다.
이 앱은 2월에 출시해 6개월 후 회원가입 10만을 돌파했습니다. 총 1천만원 미만의 마케팅 예산으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만들었는데요.
공부한 것 1: 가장 효과적인 광고는 콘텐츠 광고
이 앱의 경우 가장 효율이 좋았던 것은 ‘콘텐츠’ 광고입니다.
각종 플랫폼에 갖가지 형태로 실험을 해봤지만 ‘광고처럼 안 보이는 광고’가 깡패였어요. 일례로 앱 다운로드 URL을 적어뒀을 때보다 적지 않았을 때 오히려 유입률이 높았습니다.
요즘은 광고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서 그런지 광고라는 사실을 숨긴 자연스러운 광고, 혹은 광고지만 그 자체로 ‘재미’가 있는 광고 이런 ‘콘텐츠’들이 효과가 월등히 높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공부한 것 2: 가장 효과적인 유입은 포털 검색을 통한 유입
가장 효과적인 유입 퍼널은 소셜미디어 콘텐츠 광고 → 포털 검색 → 유입 과정이었습니다.
1과도 연계되는 부분인데요. 즉 SNS 콘텐츠 광고로 호기심을 주고 포털에 앱을 검색하면 잠재유저가 좋은 이미지를 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검색최적화를 세팅해놓는 형태죠.
마케팅 공부에 책은 별 도움이 못 됐습니다.
그보다 예산을 1~5만원 단위로 잘게 쪼개서 이런저런 시도를 직접 해보면 서비스에 잘 맞는 마케팅 방법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케팅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은 주로 충분한 자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들이거나, 나와 먼 거시적인 내용, 그렇구나 생각은 들지만 정작 써먹으려고 보면 실용성은 별로 없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앞으로 조금씩 저희의 삽질들과 마케팅 공부가 된 사례들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다른 마케터분들과도 소통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네요. 마케팅 스터디 같은 걸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케팅의 시작은 사례수집일 테니까요.
원문: 스타트업 하고 앉아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