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살전문가도 아니고, 연구원으로 일한 지도 얼마 안 됐다. 얼마 안 됐는데도 이렇게 느끼니 자살예방을 위해 오랫동안 일선에서 뛰어온 분들은 얼마나 기가 찬 순간들이 많았을까 싶다. 스스로 세상을 떠난 분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그분들이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다. 죽음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그 삶의 선택지가 얼마나 기꺼운 것인지.
차라리 죽는 게 나은 삶과 차마 죽을 수 없는 삶. 이 참담한 갈림길에 선 사람들에게 다른 삶을 제안해줄 수 있는 세상이었다면 이렇게 마음이 무겁지 않았을 것 같다.
출처: 서늘한 여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