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에서 옷차림이 중요하다는 것은 많은 분이 이미 알고 계신 부분일 것입니다. 다만 무조건 ‘정장’이 옳은지에 대한 생각은 한 번쯤 해 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발표할 때 어떤 복장이 옳은 복장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옷차림은 무엇보다 단정함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주제와 훌륭한 슬라이드, 뛰어난 언변을 지닌 발표자라 하더라도 옷차림이 엉망이라면 프레젠테이션 자체에 대해 신뢰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특정 주제에 관련하여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옷차림이 프레젠테이션 자리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단정하지 않다면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김연아 선수가 피겨 선수라 하더라도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는 단정한 차림으로 무대에 섰던 것이 그 원리입니다.
2. 그렇다면 어떤 수준까지가 단정한 옷차림일까요?
이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가이드는 있습니다.
- 지나치게 짧은 치마/민소매는 지양합니다.
- 헐렁한 티셔츠/오래된 것 같은 느낌의 옷들은 지양합니다.
3.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 TPO
- 철저히 정장을 고집해야 하는 자리 : 여러분이 평가를 받는 목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 캐주얼을 섞어서 코디해도 될 때 : 여러분이 상대방에게 ‘강연/지식전달’을 목적으로 프레젠테이션할 때
이 원칙만 알고 계셔도 복장에 대해 여러분의 고민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반례가 존재합니다. 바로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이미지를 찾아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그도 젊은 시절에는 정장을 즐겨 입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스티브 잡스는 거의 언제나 터틀넥+청바지+운동화 차림으로만 프레젠테이션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는 이러한 일관적 옷차림을 통해 어떤 효과를 얻고 싶었던 것일까요? 아래와 같이 요약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일관적인 복장을 통해 자신이 아닌 제품 자체가 발표장에서 주목받기를 원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 자체가 워낙 스타성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본인이 주목받기보다 새로운 제품이 주목을 받기를 바랐을 가능성이 큽니다.
- 그가 IT 기업의 CEO였기 때문에 가능한 복장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금융권이나 보안업체의CEO였다면 그는 절대로 우리에게 익숙한 복장으로 제품 발표장에 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말끔한 정장을 입고 무대에 올랐겠지요. IT 기업은 누구나 잘 아시듯 ‘혁신’이라는 가치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가치를 무언중에 표시하는 방법으로 복장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일관적으로 동일한 복장을 입고 제품 발표회에 올랐습니다. 즉, 우리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언제나 정장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해당 주제에 맞는 복장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게 해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제가 학생이었던 시절, 어떤 외국인이 교환학생 대상으로 ‘태권도’에 대하여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때 그 외국 학생은 본인이 직접 태권도복을 입고 나와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고, 해당 프레젠테이션은 매우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복장이 모든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청중들에게 첫인상으로 ‘준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은 자명합니다.
단정한 옷차림인 동시에 신뢰를 주는 옷차림. 그리고 자신의 프레젠테이션 주제와 연관된 옷차림을 선택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의 프레젠테이션이 더욱 효과적이 될 것입니다.
출처: 김재성의 B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