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국인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존재다. 그런 중국이 보여 준 경제 부흥은 공포감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특별한 중국이 공포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경제적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중국이 지닌 장점과 약점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산업연구원은 매킨지가 발표한 『Five myths about the Chinese economy』라는 보고서 주요 내용을 번역해 소개했다.
1. “중국 경제는 부풀려져 있다.”
중국 경제의 붕괴 가능성 주장의 배경에는 중국 경제가 지속가능한 시스템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는 단순한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은 흔히 중국 민간 기업들의 경쟁력과 역동성이 부족하며, 중국 경제가 급속한 경제 발전은 값싼 노동력과 막대한 외국인 투자의 대가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논리에도 사실인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중국 경제가 현대적인 시장 경제의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지 못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일례로, 중국의 사법 시스템은 선진국 수준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제공할 만큼의 역량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부문은 여전히 활력에 넘쳐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끊임없이 이어져왔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중국의 산업 총생산에서 국유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1978년 78%에서 2011년 26%로 대폭 축소된 반면, 민간 기업들의 부가가치 생산은 국유 기업들의 부가가치 생산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을 통해서도 증명되고 있다. 민간 부문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중국 경제 발전 모델은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개발도상국들의 공업화 및 도시화 과정과 상당 부문 닮아 있다. 특히, 높은 저축률, 중공업과 제조업에 대한 과감한 초기 투자, 공업화와 도시화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경제 정책 등의 측면에서 중국 경제 발전 궤도는 일본, 한국 및 대만과 매우 유사하다.
오늘날에도 중국 정부가 상황에 따라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중국 경제가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고 주장하거나, 시장 개입이 주변국 또는 글로벌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중국 정부가 무관심하다고 발표하는 것은 적절한 시각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이후 꾸준히 구조개혁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수출 촉진, 이머징 시장 중시, 민간에 대한 투자 개방, 소비 시장 육성 등에 초점이 맞춰진 새로운 경제 정책도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소비 시장의 성장세는 GDP 증가율을 능가하고 있으며, 하수 처리시설부터 전자 상거래에 이르기까지 투자는 줄을 잇고 있다는 점.
강도 높은 반부패 드라이브도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의 일환이다. 이런 변화는 중국 경제가 더 이상 막대한 투자에 의존하는 성장 모델에 안주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면서, 중국의 지도자들이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봐도 좋다.
2. “중국 경제는 혁신 역량이 부족하다.”
현대 경제의 생명줄인 혁신 역량의 측면에서, 중국 경제는 상당한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수많은 연구 기관과 학계의 전문가, 그리고 저널리스트들이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아울러 중국의 취약한 교육 시스템이 창의성 계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McKinsey 연구에서도 드러나듯이, 현재 중국 경제는 거대한 혁신 물결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생산 공정 혁신은 많은 기업들에게 경쟁력 우위와 성장 동력 강화를 가져다주고 있으며, 급속도로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에 순응하고 있는 기업들은 Alibaba, Xiaomi와 같이 글로벌 디지털 선두 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R&D 투자 규모의 측면에서도, 중국은 글로벌 No.2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과학과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만 매년 100만 명 이상 배출되는 대학원 졸업자들은 해당 분야의 혁신을 선도하는 인재로 육성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 경제가 혁신 역량이 부족하다는 일부의 견해는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3. “중국의 환경 오염은 돌이킬 수 없는 시점에 이르고 있다.”
중국의 환경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러한 현상이 농업 경제에서 공업 경제로 전환하고 있는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에 들어서는 환경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사회적 활동이 곳곳에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등의 긍정적인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정부도 환경 개선에 2,77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며, 이른바 “대기오염 예방 및 통제 행동 계획”을 통해 석탄 사용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강제적으로 줄이려는 강도 높은 조치들도 선보이고 있다. 이런 강력한 환경 목표가 중국 정부의 경제 개발 마스터 플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4. “비생산적 투자와 채무 급증이 중국의 강한 경제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근본적으로 너무나 많은 건설 프로젝트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이는 중국이란 나라의 거대한 규모를 잠시 간과한 것이다. 2013년 기준 중국이 미국에 비해 25배나 많은 시멘트를 소비했다는 통계는 중국 경제의 엄청난 규모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나 글로벌 건설 패턴을 참고하더라도, 중국의 시멘트 소비는 고도 성장기 당시 한국과 대만이 나타내던 지표들과 유사하다. 이러한 사실들은 최근까지 중국 경제 곳곳에서 지속해서 목격되고 있는 건설 붐이 결코 과도한 수준이 아님을 방증하는 것이다.
가파른 부채 증가세는 물론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과는 달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중국의 부채 규모는 4배가량 급증했다. 총 부채 가운데 약 절반이 직,간접적으로 부동산 시장과 관련이 되어 있음은 더욱 우려할 만한 상황이며, 지방 정부들의 과도한 레버리징 부담도 주요 리스크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 위기가 발생할 경우, 중국 정부가 이를 극복할 만한 충분한 재정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잊지 말자. 현재 중국의 GDP 대비 공공 부채 비율은 55%로서 서방 국가들에 비해서 현저히 낮으며, 중국의 금융 기관들 역시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더라도 이에 대처할 만한 충분한 자본 건전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가 급락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외부에서 평가하는 것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중국 정부가 전체 상장 기업 지분의 약 60%를 소유하고 있으며, 주식 시장의 자금 조달 기여도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음에 근거하고 있다. 주가가 최근 40%의 하락세를 기록하기 전에 150%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 왔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5. “사회적 불평등과 소외 계층의 확산으로 말미암아, 중국의 안정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 주장은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중국만의 문제가 아님도 직시해야 한다. 경제 성장의 혜택이 대부분의 사회 계층에게 전파되고 있지만, 농촌과 도시의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으며, 도시 거주 인구의 자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음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도시와 농촌 간 소득 격차 확대나 농촌의 취약한 교육 및 의료 서비스 접근성 문제는 아시아 다른 국가들이나 서방 국가들의 경제 발전 과정에서도 공통적으로 발생했던 현상으로서,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득 불평등을 개선하고, 공정하며 지속할 수 있는 사회보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성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원문: KoreaVi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