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만 카카오페이지 앱을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페이지 앱 내에 스토어 앱이 있어 IAP(In App Purchase) 형태로 결제하게 됩니다. 그리고 판매 금액의 30%는 구글이, 20%는 카카오가, 50%는 콘텐츠 제공자가 가지고 갑니다. 사용해 보니 필자가 작년에 추진하던 카드북이라는 사업과 개념 및 프로세스가 거의 똑같아, 그와 비교하여 현 수준에서의 카카오페이지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물론 이제 막 오픈을 했고 수정 및 보완 개선이 계속될거라 믿습니다. 아래 영상은 카카오페이지 중 영어회화 페이지를 무료로 다운 받아 사용하는 장면을 캡처한 영상입니다.
1. 카카오페이지는 아이폰을 사랑하나?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 넥서스7에 앱을 설치하고 나서 보니 안드로이드의 특징인 기능 버튼 등을 모두 막아 놓았습니다. 아이폰의 기준이 까다롭다 보니 세부적인 기능 버튼을 포기한 듯한데, 아이폰에서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처음 사용하시는 분들은 기능을 손에 익히는 데 약간은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2. 익숙지 않은 구매 프로세스
전자책을 자주 사용해 보시는 분들은 사용하시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전 연령층이 고루 사용 중인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자 카카오페이지의 성공 포인트인데, 저연령층과 40대 이상의 사용자들이 실행하고 구입하고 보고 즐기는 부분이 수월치는 않을 듯합니다. 안드로이드 사용하시는 분들은 직접 설치해서 사용해 보시면 느끼실 겁니다. 서비스가 빠른 시간 내에 확산이 되려면 ‘게임이 왜 빠르게 확산되고 남녀노소 모두 사용하는 국민 서비스가 되었는지’를 페이지에 빗대어 고민해야 할 겁니다.
3. 전자책보다 불편한 디자인
일전의 카드북도 전자책과 비교를 많이 했었습니다. 둘은 장단점이 분명히 있었는데, 이번 카카오페이지는 상당히 애매합니다. 이미지와 영상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은 카드북과 거의 같은데, 다운 받고 즐기는 구성은 일반 전자책보다는 불편한 느낌이네요.
일례로 목차 부분입니다. 보통 클릭하면 내부 링크를 걸 수 있어 해당 페이지로 넘어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따로 우측 상단 버튼을 눌러 목차 페이지를 불러와야 합니다. 카드북이 초기 어려웠던 것처럼 사용법에 대한 내비게이션이 없다 보니 조금은 혼란이 있을 듯합니다. 사용자들이 손에 빨리 익게 만드는 것이 또 하나의 숙제이겠네요.
4. 동영상 구동의 불편함
카드북과 마찬가지로 카카오페이지는 동영상, 음원, 이미지 등을 자유롭게 삽입하여 컨텐츠 제작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제작 후 어떻게 플레이가 되느냐인데… 스마트폰은 사이즈가 작아서 폰 기본 영상 플레이어에서 구동이 되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사이즈가 큰 태블릿은 페이지 내에 프레임에서 구동되는 게 사용자 측면에서 훨씬 좋습니다. 영상이 꽉 차서 실행되고 나니 끝나고 나서 전 페이지로 돌아가기 위한 부분이 익숙지 않더군요. 아래 사진과 같은 구조입니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화면을 꽉 채워서 나오네요.
5. 타 소셜서비스와의 연계
현재는 카카오스토리와의 공유만 가능하네요. 곧 카카오톡을 통해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선보이겠지만, 다른 소셜미디어 서비스와의 링크 공유 등을 통해서라도 초기 확산을 도모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카카오스토리로 공유하고 난 화면이나 텍스트 부분도 섬세하게 마무리가 안되는 것 같아, 조금은 급하게 서비스 오픈을 한게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카카오 서비스들은 모두 한 계정으로 연결해 공유한다는 것이 핵심인데, 카카오톡을 설치 못하는 태블릿은 아래 사진처럼 중복 인증 때문에 모바일 머니인 초코 충전이 안 됩니다. 또 친구들이 어떤 페이지 컨텐츠를 구입해서 보고 있는지 등도 전혀 알 수가 없고, 관련된 가이드 역시 사용자 들이 쉽게 볼 수 있게 되어있지 않습니다. 카카오의 타 서비스와의 연계도 아직은 완전치 않아 가장 핵심 경쟁력이 초기부터 자리를 잡기 어렵다면 확산 속도는 늦어질 것이 뻔할 듯합니다.
6. 페이지 에디터의 비효율성
이 부분은 카드북 제작 빌더에서도 나왔던 부분인데, 카카오페이지에서도 똑같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다양한 형태의 포맷 조합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최적의 해상도와 퀄리티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텍스트와 배경화면 등을 같은 이미지로 통으로 제작해서 이미지 업로드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문제라 하긴 그렇지만, 개인사업자는 컨텐츠 제작에서 아무래도 상대적 퀄리티 저하가 예상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업자들이 참여할지, 또 참여를 해도 많이 팔릴지는 미지수입니다. 아니면 아예 이러한 방법을 대놓고 가이드를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7. 카테고리와 컨텐츠의 유니크함은 없다.
사실 기대 반, 설마 반이었을 겁니다. 유사 서비스를 미리 경험했던 저는, 대충 이 정도 수준에서 나올 것을 예상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컨텐츠의 포맷을 어느 정도 통일시켜 마켓 구성 형성을 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서도 언급을 했듯이 카카오이기 때문에 기대했던 것인데, 그 기대 역시 컨텐츠의 차별화보다는 ‘친구’ 라는 네트워크가 얼마나 디지털 컨텐츠의 확산에 기여를 할 것인가였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설명처럼… 특히 ‘쪽 단위로의 공유’라고 했는데 실제 해 본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카카오스토리가 더 매력적인 서비스가 되려면 사용자가 구입한 페이지의 쪽 단위를 떼어내어, 다른 페이지의 쪽과의 결합이 가능한 컨텐츠의 모듈화가 이루어 질 수 있다면 서비스의 차별 포인트를 확실히 가지고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개념이 가능하다면 굉장히 많은 분야에서 접목을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러닝 시장이 그 대표적 예죠.
위는 카테고리입니다. 허나 현재 상황에서는 위와 같은 카테고리가 카카오페이지 스토어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기존의 쇼핑몰이나 전자책 스토어의 구성과 거의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카테고리 구분이 있을 뿐이죠. 여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절대적으로 컨텐츠의 유통력에 집중한 것인데, 앞서 여러가지 이야기한 대로 아직은 손봐야할 부분이 많이 있네요.
정리하며…
허영만 선생, 가수 윤종신 등 유명한 셀러브리티 들의 참여로 주목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페이지만 유통된다고 이 페이지 사업이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카카오 게임과 다르게 직접 컨텐츠를 제작해서 유통을 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사용자와 제작자를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인프라를 카카오 측에서는 제공해야 합니다.
미국의 아마존닷컴과 비교하기 무리일 수 있으나, 현재 국내 상황에서 본다면 카카오는 그 정도의 유통 플랫폼으로써의 영향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첫 시작은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앞으로 현명하게 서비스를 잘 가꿔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