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수소폭탄을 실험하기까지
북한은 6일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엄중한 판국에 한국 네티즌은 “수소폭탄 두 개 날아오는 곳에 산소폭탄 하나 맞추면 물폭탄 되는 거 아니냐?”, “수소폭탄 날아오는데 암소폭탄 날리면 송아지 폭탄 됨?”과 같은 드립을 날리고 있다.
어쩌다 수소폭탄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질 만큼 우리는 전시 위협에 둔감해졌을까. 이 배경에는 오랫동안 지속된 핵의 위협이 있다. 애초에 핵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현재의 위협을 이해하기는 힘들다.
이에 리디북스에서는 급히 주성하 기자를 통해 소책자를 내놓았다. 이 소책자는 헬로월드라는 프로젝트로, 연 3900원만 내면 (월 아니다!) 고급 정보가 담긴 소책자를 볼 수 있는 전국민 교양인 만들기 프로젝트다. 연 3900원이면 아메리카노는 물론 최저임금보다 낮은 금액이며, 매월 10권 가량 업데이트된다.
Q1. 미국의 경제 제재는 효과가 있을까?
A1. 없다.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 때마다 국제 사회에서 결의안을 내놓았지만, 이가 북한의 변화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미국과 UN은 수시로 북한 경제 제재를 결의한다. 하지만 이는 북한에 별다른 타격을 미치지 못한다. 애초에 북한은 고립을 자초하고 있으며, 가진 게 별로 없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지하자원의 경제성이 매우 낮다. 오히려 경제 제재는 북한의 고립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독재 장기화에 도움을 주는 측면마저 있다.
Q2. 왜 효과가 없었을까?
A2. 애초에 결의안 이행을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안보리 측 주문은 말 그대로 ‘요청 사항’에 불과하다.
미국이 2015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93개 UN 회원국 중 80%가 넘는 158개국이 제재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제출 국가 중에는 국제 무역∙금융 비즈니스의 허브 구실을 하는 아랍에미리트 같은 나라와 북한이 오랜 기간 대외 활동 중간 거점으로 삼아온 태국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상 제재가 유명무실하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중국은 북한에 이동식 발사 차량을 북한에 판매했는데, ‘목재 운반용’이라는 이유로 위반이 아니라 주장한 촌극도 있었다.
3. 김정은은 왜 핵무기를 포기하기 힘들까?
A3.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1) 김씨 가문의 유훈: 김정은의 권력은 불안정하다. 때문에 그는 선대의 유훈을 뒤엎고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 허약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주민에게 보여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2) 경제 문제보다 체제 안보가 우선: 이란은 엄청난 산유국이기에 경제 제재가 먹힌다.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마저 없으면 미국과 대치에서 비교 불가한 군사적 열세에 놓인다.
3) 세습 정권의 한계: 북한은 독재 국가다. 실패의 책임은 고스란히 독재자에게 돌아간다. 때문에 북한의 정책은 매우 보수적이고 신중하다.
4) 핵무기 포기에 대한 의구심: 북한의 요구사항은 주한 미군 철수, 북미 수교, 모든 제재 해제 등 매우 많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은 미국이 이를 들어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5) 핵 압박보다 무서운 인권 압박: 핵을 포기해도 북한에 인권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그리고 이 때문에 제재가 계속될 확률이 높다.
Q4. 대북 확성기 방송은 위력적인가?
A4. 효과가 있다. 북한 간부들의 자녀는 한국을 동경하며 자라고 있으며, 가난한 병사들은 보급이 열악하기에 확성기 방송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
확성기 방송이 들리는 북한 지역 10km 범위 안에는 상반되는 두 종류의 북한 병사가 있다. 출신 성분이 가장 좋은 간부 자녀들과, 가장 안 좋은 농민의 자녀다. 이들 모두 확성기 방송에 영향을 받을 확률이 높다. 간부 자녀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제품을 선호한다. 반면 가난한 병사들은 부익부빈익빈이 고착화된 사회에 살아 체제에 반감이 크다.
Q5. 여당과 야당 중 누가 대북 협상을 더 잘할까?
A5. 둘 다 못한다. 2004년 참여정부도, 2015년 박근혜정부도 대북 협상에서 북한에게 심하게 밀렸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은 2004년뿐 아니라 북한이 항상 요구한 사항이다. 북한은 이를 위해서는 어떤 대가도 치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금새 무용지물이 된 ‘서해 남북 통신망 연결’등과 바꾸었는데, 이는 북한 측에서는 황당할 정도로 큰 선물이었다. 장사정포를 밀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까지 버리며 말이다.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다. 또다시 확성기 중단 목표를 달성했고, 한국 정부가 막고 있던 민간 교류의 빗장마저 풀어냈다. 금강산 관광 물꼬를 틀었고, 북한의 준전시상태 해제는 북한에게만 도움을 줬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유감”이라는 한 마디에 원하는 모든 걸 넣은 셈이다.
Q6. 왜 탈북자는 줄어드는데 탈북 관료의 수는 늘어날까?
A6. 돈 때문이다. 일반인은 탈북해봐야 먹고살기 힘든 건 매한가지인데, 관료는 거액을 가지고 온다.
탈북자가 늘어나며 이제는 정착비용이 약 3000~4000만원밖에 제공되지 않는다. 이 정도로는 한국에 적응하기조차 힘들다. 반면 관료들은 김정은이 수출을 강조하며 개인이 관리하는 비용이 상당히 늘어났다. 때문에 딴마음을 먹을 수 있는 여지도 생겼고, 미국과 달리 한국은 횡령한 돈에 대해 관대하기에 한국으로 넘어오게 되는 것이다.
Q7. 햇볕정책과 강풍정책 중 어느 쪽이 핵무기를 걷어낼 수 있을까?
A7. 어느 것으로도 쉽게 해결할 수 없다. 핵무기는 북한의 심장이다. 이를 두고 이념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중요 이유 중 하나는 한반도 문제의 최대 주주인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부여하는 전략적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자원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산소호흡기 역할을 계속하는 한 핵무기와 함께 생존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미국 역시 현상 유지를 바라고 있다. 굳이 복잡한 북핵 문제에 팔을 걷어붙일 이유가 없다. 결국, 북핵의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 지금처럼 진보 좌파, 보수 우파가 극단적으로 분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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