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퍼디낸드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미국인이며, 작가이자 경영학자였으며 스스로는 “사회생태학자(social ecologist)”라고 불렀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경영관으로 기업의 경영의 중심에 고객을 두고, 근로자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시키려 했다는 점이 피터 드러커가 현대 경영학에 남긴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경영학의 아버지로 추앙받으며 지식사회의 도래와 지식근로자의 역할을 언급하며 수많은 경영철학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기업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이라고 하는 반면 피터 드러커는 ‘영리를 추구한다’는 말이 ‘기업’에 대해 정의하는 데 적합하지 않으며, 기업의 존재 이유는 ‘고객’이며 목적은 ‘시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터 드러커의 책 『프로페셔널의 조건』의 내용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작은 조직이던 큰 조직이던, 간과해서는 안 될 ‘효과적인 의사결정의 방법’에 관한 내용입니다.
오늘날 지식 기반의 대규모 조직에서는 의사 결정이 통상적인 과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능력은 오늘날 모든 지식 근로자에게 있어 목표 달성 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효과적인 사람들은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의사 결정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데 집중한다. 그들은 단순한 ‘문제 해결’ 차원이 아닌, 전략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을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최고 수준의 개념적인 이해를 필요로 하는 소수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 한다. 그들은 그 의사 결정이 도대체 무엇에 관한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기교를 발휘하기보다는 영향을 미치기를 원하며, 단순한 영리함보다는 건전한 분별력을 원한다.
효과적인 의사 결정 그 자체는 최고 수준의 개념적인 이해에 바탕을 두고 있더라도,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행동은 가능한 한 실무 계층과 가까워야 하고, 또한 가능한 한 단순해야 한다.
‘무엇이 올바른 것인가’에서 출발한다
궁극적으로는 언제나 타협을 해야 한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무엇이 수락 가능한가가 아니라(누가 옳은가는 것은 더더욱 아니고), 무엇이 올바른가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만일 경계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모를때에는 올바른 타협도 분별할 수가 없을 것이다 – 그 결과 잘못된 타협을 하고 말 것이다.
나는 그 점을 1944년 처음으로 대규모 컨설팅 업무를 시작할 때 배웠다. 그것은 제너럴 모터스의 경영 구조와 정책에 관한 연구 업무였다. 그 당시 제너럴 모터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였던 슬로언은 연구를 시작할 무렵, 나를 자기 사무실로 부르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당신에게 무엇을 연구하라, 무엇을 보고하라, 어떤 결론을 내려라 등에 관한 것은 말하지 않겠소. 그것은 당신이 할 일이오. 다만 한 가지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보고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오. 우리 회사의 반응이 어떨지에 대해서는 전혀 염려하지 마시오. 우리가 이것을 좋아할지, 아니면 저것을 좋아할지에 대해서 당신은 전혀 개의치 마시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신이 내린 결론이 수락 가능한 것이 되도록하기 위해 당신 자신과 타협할 생각일랑 아예 하지 마시오. 이 회사에는 당신의 도움이 없다고 ‘그럴듯한 타협’을 하지 못하는 중역이 있다면, 그에게 먼저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말해주시오.”
의사 결정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슬로언이 내게 했던 이 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의사 결정을 행동으로 전환하라
의사 결정의 초기 과정에서부터 행동 계획을 짜 넣지 않으면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어떤 사람에게 과업을 할당하고 책임을 맡기는 구체적인 실행 단계를 밟지 않으면, 실질적으로는 그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그때까지 그것은 단지 하나의 좋은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수많은 정책 선언문이 안고 있는 약점으로서, 특히 기업의 경영 정책 방침이 그러하다. 대개의 경우에 있어 경영 방침은 행동 강령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그것을 실천하는 과업이 구체적으로 누구의 책임이고, 책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에 관한 내용이 없다. 조직 내의 구성원들이 그런 성명서를 시큰둥하게 취급하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못 된다.
의사 결정을 행동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만 한다. 이 결정을 알아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 누가 그것을 해야 하는가? 그 행동을 해야할 사람이 그것을 ‘할 수’있도록 하기 위해 행동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 처음과 마지막 질문은 너무나 자주 무시되는데, 그 결과 참담한 실패를 야기하고 만다.
피드백을 의사 결정 과정에 포함시켜라
피드백 활동을 의사 결정 과정에 포함시켜 의사 결정이 달성하고자 하는 기대 수준과 실제 활동 결과를 지속적으로 비교해야 한다.
의사 결정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은 오류를 범하게 마련이고, 그들의 과업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심지어 최상의 의사 결정마저도 잘못될 확률이 높다. 뿐만 아니라 가장 효과적인 의사 결정이라도 결국에는 진부해지고 만다.
의사 결정자가 직접 나서서 자기 눈으로 행동 현장을 확인하는 것을 일상적인 업무 과정에 포함시켜 당연한 일로 여기지 않는 한, 그 의사 결정자는 점점 더 현실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컴퓨터가 다루는 것은 추상적인 것뿐이다. 추상적인 것은 구체적인 사실과 끊임없이 비교하고 확인할 때만 신뢰할 수 있다. 이 확인 과정을 밟지 않은 추상적인 것들은 사람으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견해가 의사 결정의 출발점이다
의사 결정은 판단이다. 가능한 몇 가지 대안들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의사 결정이 올바른 것과 틀린 것 사이의 선택인 경우는 드물다. 그것은 기껏 ‘거의 올바른 것’과 ‘거의 잘못된 것’사이에서의 선택이다─그러나 대게는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조금이라도 더 낫다고 말할 수조차 없을 듯한 두 가지 행동 사이에서의 선택이다.
무엇이 사실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준, 특히 적절한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그것이 효과적인 의사 결정의 요점이면서, 또한 가장 핵심적인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의사 결정은 그에 관한 수많은 문헌에 설명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사실에 관한 합의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의사 결정은 공통의 이해와 대립적인 의견들 그리고 엇비슷한 대안들에 대한 진지한 검토를 통해 도달하게 된다.
효과적인 사람들은 의견 제시를 장려한다. 그러나 그들은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도 역시 ‘실험’─사실에 기초한 의견의 검증─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요구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이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그리고 “이 견해가 타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실은 어떤 것으로 드러나야만 하는가?”
또한 효과적인 사람들은 파악해야 할 것, 연구해야 할 것 그리고 검증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철저하게 생각하여 밝히는 습관─스스로도 그리고 함께 일하는 다른 사람들도─을 익혀야 한다. 그는 또한 의견을 내놓는 사람에게 어떤 사실이 예상될 수 있고, 또 어떤 사실을 찾아야 할 것인가를 규정하는 책임을 지도록 요구한다.
적절한 측정 기준을 찾는 것은 통계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통계에 근거하는 판단은 언제나 위험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어떠한 판단을 할 때는 선택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안이 마련되어 있어야만 한다. 한 가지 안을 놓고 오직 ‘예스’ 또는 ‘노’라고 밖에 대답할 수 없는 판단은 전혀 판단이라고 할 수 없다. 몇 가지 대안이 있을 때에야 비로소 진정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가 있다.
의견의 불일치를 조장하라
효과적인 의사 결정자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종류의 의사 결정은 만장일치의 선포와 같은 종류의 그런 것이 아니다. 의사 결정은 상반되는 견해의 충돌, 견해가 다른 사람들 사이의 대화, 여러 다른 판단들 가운데에서의 선택일 경우에만 오직 올바르게 될 수 있다. 의사 결정에 있어서 첫 번째 규칙은 의견의 불일치가 없는 상황에서는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견의 불일치를 강조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 그것은 의사 결정자가 조직의 포로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 유일한 안전 장치이다. 모든 사람들은 의사 결정자로부터 항상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한다.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결정을 얻기 위해─때로는 확실한 신념을 갖고─노력한다. 그것은 의사 결정자가 미국의 대통령이든 혹은 설계 변경에 관한 일을 하는 젊은 기술자이든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둘째, 의견 차이 그 자체만으로 의사 결정을 위한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 아무리 신중하게 생각했다 할지라도 대안이 없는 의사 결정은 절망에 빠진 도박꾼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카드패를 내보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의사 결정이 잘못될 가능성은 언제나 높다.
셋째, 반대 의견은 무엇보다도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을 찾는 데에 상상력은 필요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수학의 세계에서만 그 가치를 인정받는 말이다. 의사 결정자가 다루는 참으로 불확실한 문제에 있어서는 새로운 상황을 만드는 ‘창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새로운 지각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원문: D.CAMP
글: 김명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