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시작하기 앞서 아래에 있는 추천 툴과 리소스는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에서 비롯된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일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다른 좋은 툴들 알고 계시면 추천해주세요. 🙂
솔직히 한 3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아래 툴들을 잘 알지 못했다. 심지어 구글 앱들조차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던 지메일 말고는 써본 적이 없었다. 이전까지 내가 다녔던 회사들은 직접 개발한 시스템이나 유료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스타트업 업계로 넘어오면서 알게 되었다. 무료로 또는 소정의 사용료로 일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툴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그리고 반복되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 툴들은 기존에 내가 쓰던 시스템이나 도구들보다도 시대에 앞서 있고 좋을 때가 많다는 것을.
좀 명백한 툴들이 많아서 이미 사용하고 있거나 알고 있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제 막 자기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나, 일하는 효율성을 높이고 싶은 회사에게 아래 툴들은 일을 더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것이다.
Startup Stash – 기능별로 한눈에 보기
이름 짓기부터 HR까지.
Startup Stash에는 스타트업에서 쓰기 좋은 툴들이 보기 좋게 기능별로 묶여 한곳에 모여 있다. 좋은 툴을 찾고 있다면 이곳을 먼저 들여다봐도 좋을 것.
1. Google – 스타트업들의 베프
구글은 여러 사람이 협업하기 아주 좋은 도구다. 회사에서 직접 개발한 이메일 시스템, 아웃룩, 애플 메일 모두 써봤지만 구글 캘린더, 도큐먼트, 드라이브 등 구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까지 합친다면 구글은 정말 최고다. 그래서 넘버 1을 줬다.
주변 사람들과 대화해보면 은근히 구글을 안 쓰거나 안 써본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그래서 이런 글을 쓰기로 마음 먹게 되었다. 미리 살짝 경고를 하자면 쓰다 보니 구글 내용이 너무 길어졌다.) 구글에서 쓰기 편리한 기능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1) 캘린더
구글 캘린더는 여러 가지로 효율적이다. 크게 두 가지 용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 개인의 작업 스케줄링을 위한 용도와 팀원 간 협업/정보공유를 위한 용도.
개인을 위한 용도
나는 할 일을 To Do List에 적어두기보단 구글 캘린더에 적어둔다. 회사 소개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치면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회사소개서 만들기’ 이런 식으로 만들어두었다. 그럼 12시까지가 나만의 데드라인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일에 집중할 수가 있었다. 만약 일이 끝나지 않았을 경우엔 해당 블록의 시간을 늘리거나 블록을 가능한 시간대로 옮겨놓았다. 이렇게 일을 하면 최대한 일정을 없애고 싶은? 마음에 해야 할 일들을 데드라인보다도 훨씬 전에 빨리 쳐낼 수 있었고 중요한 일을 깜빡하는 일도 없었다.
또 좋은 점은, 내 일정을 확인해보면 해당 시간이 북킹 되어 있으므로 내 동료들도 그 시간에는 나에게 미팅을 요청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도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한 가지 팁은 내가 적어둔 일정이 어떤 일정인지 세부사항은 남들과 공유하고 싶지 않다면 설정에서 Private 세팅으로 바꾸면 된다. 그럼 일정 내용이 Busy로 표기된다.
팀원 간 협업/정보공유를 위한 용도
구글 캘린더는 색깔별로 구분이 된다. ‘휴가/출장’이나 ‘회사 행사’ 등의 그룹 일정을 설정할 수 있는데, 그런 카테고리별로 또는 사용자별로 일정이 다른 색깔로 나온다. 제일 왼쪽(주황색 박스)에서 ‘휴가/출장’의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그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일정을 확인할 수 있고, 또는 팀원의 이름이나 이메일을 검색하면 그 동료의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회사 동료와 회의를 하고 싶다면 언제 시간이 되는지 서로 맞춰볼 필요 없이 편하게 미팅을 잡을 수 있다. 캘린더에서 동료의 일정을 확인해 비어 있는 시간대(위 이미지에서 빨간 박스)에 이벤트를 만들고 동료의 이메일을 추가해 초대하면 된다. 그럼 실시간으로 동료에게 이메일이 보내지고 동료는 메일을 보고 일정을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수락하면 그 동료의 일정에도 미팅이 자동적으로 등록되고 거절하면 사유를 적고 미팅을 다시 잡으면 된다. 시차가 다른 독일이나 미국에 있는 동료들과 협업할 때 구글 캘린더는 정말 필수적이었다.
회사의 전체 직원들과 일정을 잡아야 할 때도 구글 캘린더는 효율적이다. 회사 단체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사람들의 일정을 확인해 모두가 비어 있는 시간대로 괜찮은지 한번 확인하고 이벤트를 만들어 모두를 초대해 놓으면 초대 메일이 날아가면서 공지도 되고, 직원들이 accept를 누르면 개개인의 달력에 등록되기 때문에 2차적인 리마인더의 역할도 한다.
구글 캘린더는 일주일 동안의 업무 스콥을 한눈에 보기 위해 주로 주 단위(Week)로 설정해두고 많이 썼다. 또 핸드폰이나 맥북과 연동해 놓고 일정 전에 알림 기능을 쓸 수도 있다.
(2) 구글 Docs, Sheet, Slides 등
회사에서 혼자 작성해서 혼자만 쓰는 파일보다 동료들과 공유되는 파일이 훨씬 많을 것이다. 여러 명과 문서 공유를 해야 할 때 구글 도큐먼트나 스프레드시트는 일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여러 개의 파일을 따로따로 만들고 합치고 수정하고 왔다 갔다 할 필요 없이, 구글 문서 하나를 만들어 문서를 작성할 팀원들과 공유하면, 서로 작성하고 수정하는 글이 실시간으로 보이고 바로 자동으로 저장된다. 보도자료와 같이 검토가 필요한 문서를 공유할 때도 수많은 버전이 만들어질 필요 없이 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다.
또 다른 장점은 문서 찾기가 쉽다는 점이다. 문서의 타이틀이 검색이 되기 때문에 폴더를 뒤질 일도 없고, 누군가가 퇴사를 하더라도 다른 동료들과 공유된 문서는 전달받기가 쉬워진다. 팀원들에게 꼭 필요한 자료는 구글 드라이브에 폴더를 만들어놓고 폴더를 함께 관리하는 것도 편하다. 🙂
(3) GA! Google Analytics
구글 애널리틱스는 무료로 여러 가지 데이터와 분석자료를 제공한다. 나는 GA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떤 사람들이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는지 알고 싶고, 웹 로그 분석을 통해 조금 더 정교한 마케팅을 하고 싶은 회사라면 GA가 필수란 것은 안다. 기술의 힘을 빌려 더 적은 돈으로 더 큰 성과를 볼 수 있는데 분석 없이 마케팅을 하는 것은 어느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잘 닦여진 지름길을 놔두고 직접 삽질해서 길을 만들면서 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2. Dropbox – 대용량 파일 공유는 여기서
컴퓨터에 드롭박스 폴더를 설치하고 그 안에 파일을 저장하면 다른 공유된 컴퓨터에서도 파일이 저장된다. 링크 하나로 폴더 전체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편하고, 어떤 컴퓨터에서든 계정에 로그인만 하면 폴더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도 편하다.
3. Slack – 기능이 다양한 메신저
요즘 가장 각광받는 메신저가 아닌가 싶다. 주위 개발자들도 슬랙 진짜 좋다고 자주 칭찬을 한다. 전에 다니던 스타트업은 스카이프에서 슬랙으로 갈아탔다. 지금 내가 다니는 스타트업은 슬랙을 쓴다. 내 주변 친구 스타트업도 슬랙을 쓴다. (한둘이 아니다.)
슬랙 하면 바로 떠오르는 장점은 핸드폰에서도 매우 잘 된다는 점이다. 검색도 용이하다. 그리고 다른 서비스들과 연동시켜 어떤 일들을 자동화시킴으로써 일의 단계를 줄일 수 있다. 이게 정말 꿀이다. 슬랙은 숨겨진 기능도 많으니 직접 검색해보는 것을 추천!
4. Trello – 팀원들과 협업하거나 아이디어를 공유할 때
보드를 만들면 모든 멤버들이 그 보드와 안의 내용을 볼 수 있다. 특정 멤버에게 할 말이 있다면 태그 기능(@아이디)을 사용하면 된다. 보드 안에 카드를 만들어 사진, 동영상, 파일 등을 다양하게 공유할 수 있고 카드는 다른 보드로 움직일 수 있어서 일의 진행 상황을 보기에도 편리하다.
다양한 팀에서 협업하며 뒤죽박죽 섞일 수 있는 일들을 트렐로에 보기 좋게 분류해서 정리해둘 수 있다.
5. IFTTT – 내가 할 일을 컴퓨터가 대신하게 하자
다음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서비스다. IFTTT는 If This Then That의 약자로, ‘만약 A를 하면 B를 하라’는 ‘레시피’ 안에 다양한 앱이나 서비스를 연동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내 인스타그램 사진을 드롭박스에 올려라”나 “내 트위터 관심글을 에버노트로 옮겨라”식의 명령을 자동화시킬 수 있다. IFTTT는 무궁무진한 방법으로 활용 가능하다. 내 일을 줄여주는 서비스다.
6. Mailchimp – 조금 더 나은 이메일 마케팅
내 머릿속에 이메일 마케팅은 Mailchimp란 공식으로 이어진다. 다른 리소스도 많겠지만 내가 써본 뉴스레터 서비스 중엔 메일침프가 갑이었다. 요즘 세상에 반응형을 고려하지 않은 뉴스레터는 시대에 뒤쳐져 있는 것이다. Mailchimp에서 템플릿을 예쁘게 만들어두면 다음에 쓰기도 편하고 알아서 다양한 기기에서 반응형으로 나온다. A/B 테스트, 구독자 관리, 데이터 분석 등의 기능도 활용하기 좋다.
7. Squarespace – 손쉽게 만드는 아름다운 웹사이트
IFTTT와 더불어 내가 개인적으로 애정 하는 서비스다. 사실 회사에서 써본 적은 없는데, 내 개인 웹사이트를 Squarespace로 만들었었다. 스퀘어스페이스를 쓰면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직관적이고 쉬워진다. 개인적으로는 워드프레스와 wix보다 쓰기 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쓸 수 있는 템플릿과 폰트 등이 정말 센스 넘친다. 아, 스퀘어스페이스도 당연히 반응형 웹사이트로 제작할 수 있다.
8. Unbounce – 간단한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야 할 때
계속 쓸 게 아니라 단기간에 쓰는 랜딩페이지가 필요할 때가 생긴다. 이때는 바쁜 개발자에게 잠시 쓸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기도 미안해지는데 이럴 때 언바운스를 쓰면 된다. 코딩을 몰라도 누구나 랜딩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 A/B 테스트를 해보거나 메일 보내기 등의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9. Splashthat – 이벤트 마케팅을 더 멋지게
회사 주관의 행사를 한다고 하면 난 무조건 splashthat을 사용할 것이다. 난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디자인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스플래시댓은 Eventbrite, Eventregist 등의 사이트보다 훨씬 더 시원하고 아름다운 이벤트 페이지를 보다 더 쉽고 직관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역시 반응형이다.) 초대 메일을 보내고 땡큐 메일을 보내는 것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
# PageBrick – 한국에선 이곳을 사용해보자
최근에 페이지브릭이란 국내 서비스를 알게 되었다. 이 곳도 코딩을 할 줄 몰라도 손쉽게 멋진 웹사이트 제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내가 써본 건 아니지만 직접 써 본 내 동생의 후기는 좋았다.
10. Unsplash – 저작권 없는 고화질의 느낌 있는 사진들이 필요하다면
이곳 역시 정말 아끼는 사이트다. 진짜 멋진 사진이 쓰고 싶은데 출처를 쓰기도 싫고 저작권에 신경 쓰는 것 자체를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Unsplash에 올라오는 고화질의 아름다운 이미지는 모두 무료다. 그리고 뭘 하든 상관없다. 이걸로 홈페이지를 만들어도 되고 변형을 시켜도 되고 마음대로 가져다 써도 된다. 열흘마다 새로운 10개의 사진들이 올라왔는데 최근에 검색 기능까지 생겼으니 금상첨화다.
# Remember – 명함 관리를 맡기자
경력이 쌓일수록 명함도 쌓여 갔다. 행사 한 번 다녀오면 명함이 한 움큼씩 쌓였다. 명함집에 정리된 명함을 일일이 찾아보기 힘들어할 때 리멤버는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리멤버의 대량명함 스캔 서비스를 한번 쓰고 이후에 받는 명함은 바로바로 사진을 찍어 올린다.
이제 내 손 안에 모든 명함이 있고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다. 검색으로 연락처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누군가가 직장을 옮기더라도 그 사람이 자신의 명함을 업데이트시키면 그 사람의 명함을 입력시킨 모든 사람의 앱에서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명함 관리를 리멤버보다 더 잘하긴 힘들 것이다. 명함 관리는 리멤버에게 맡기고 우리는 그 시간에 다른 일에 집중하자.
앞서 말했듯이 누군가에겐 당연해 보일 수 있는 정보겠지만, 누군가에겐 내가 쓴 정보가 도움이 된다면 기쁠 것 같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원문: 스타트업 마케터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