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 보기의 정석』 내용을 편집·축약한 글입니다.
흔히 우리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들을 오타쿠라 칭하지만 진정한 십덕은 아래 애니 정도는 수 차례 정주행한 이들이다. 그런 십덕이 좀 더 많은 오덕 주니어에게 도움을 주고자 내놓은, 오덕을 위한, 오덕에 의한, 오덕의 책 『애니 보기의 정석』은 오덕의 길인생낭비을 걷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도서관에서라도 빌려 보자.
1. 초신전설 우로츠키 동자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많은 관심과 비판을 받은 작품 중 하나. 이전까지 성인 애니메이션은 그저 돈벌이를 위해 벗긴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엄청난 영상미와 에로티시즘으로 성인 애니메이션의 격을 올렸다는 평가를 들었다. 특히 촉수물(…)의 개성을 확립시키며, 해외 영화제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2. 캘리포니아 크라이시스
1985~1986년 일본 1세대 애니메이터는 시장 기반을 완성한다. 2세대는 이를 넘어 열정과 예술혼을 불어넣기 시작한다. 〈캘리포니아 크라이시스〉는 무려 4~5단으로 이어지는 그러데이션을 넣는 등 엄청난 작화력을 보여준다. 비록 상업적 성공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미려한 작화는 1번 못지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3. 프리덤
위 작품들과 달리 비교적 최근인 2006년 작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인스턴트 식품 ‘닛신 컵누들’ 탄생 35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비록 스토리는 구리지만 컵라면이 인류를 구한다는 놀라운 프로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아키라』의 만화가 오토모 가츠히로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덕후라면 놓쳐서는 안 될 작품.
4. 진마신전 배틀로얄 하이스쿨
1987년 작으로 학원 청춘 드라마에 SF, 판타지를 함께 엮은 작품이다. 마법사, 격투가, 우주형사가 싸우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다는 시대를 앞서가는 상상력으로 시작된 작품. 하지만 콘셉트에서 알 수 있듯 내용은 엉망진창, 혼이 비정상이 되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영상과 연출에서 정말 쓸고퀄과 진지 빠는 작품의 전형을 보여줬다. 제작사가 망해서인지 유튜브에 풀 버전이 그대로 있다(…)
5. 차이나 씨의 우울
지금까지가 괴작이었다면 이 작품은 무서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단편이다. 별것 아닌 단순한 묘사가 이어져서 마지막에 선보이는 작은 긍정 에너지는 어느새 우울했던 마음도 따스하게 만들어준다. 기술적 부분도 훌륭하지만 따스한 재미와 감동을 좋아하시는 분은 누구라도 즐길만하다.
6. 솜의 별나라
1970년대 일본 소녀만화계를 풍미했던 ‘오시마 유미코’의 원작만화를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그려낸 작품. 모든 고양이를 의인화해 등장시켜서 고양이 귀를 최초로 모에 요소로 등극하게끔 한 작품이기도 하다. 고양이를 좋아하면 숨이 멎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작품.
7. BIRTH: 판도라 행성의 비밀
애초에 스토리와는 거리가 먼 애니메이션. 하지만 화면 연출만은 1984년 당시를 고려하면 극상이다. 오직 애니메이션에서만 가능한, 기존에는 생각만 할 수 있었던 여러 연출, 카메라 워킹을 진지하고 과감하게 담았다. 영상 관련 업종 종사자라면 꼭 한 번은 봐야 할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