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레스를 이야기하자면 우선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오픈 소스 플랫폼이다.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으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워드프레스를 알지만 워드프레스를 만든 오토매틱(Automattic)이라는 회사를 잘 알지 못한다. 오토매틱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호스팅 서비스 중 하나인 WordPress.com을 운영하고 있다. 그와는 별개로 비즈니스 세계에서 훌륭하면서도 중요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들이 일하는 방식은 요새 조금씩 주목을 받고 있는 리모트 워킹(remote working)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격근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현재 오토매틱의 직원 숫자는 42개 국가에 총 현재 393명이 근무 중이다. 최근에 Woocommerce를 만든 Woothemes를 인수하면서 숫자가 늘어난 것이다. 먼저 오토매틱에서 이야기하는 자신들의 일하는 방식을 이야기하기 전에 몇 가치 수치와 그림들을 우선 살펴보고자 한다.
오토매틱의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표에 따르면 월간 순 방문자수(Monthly Uniques)가 미국기준으로 페이스북과 비슷한 수치를 자랑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피고용인의 숫자이다. 페이스북의 3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트위터의 10분의 1 수준이다. 393명의 인원이 전세계에 걸쳐 리모트워킹을 하면서 비슷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정말 신기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전 세계에 근무하고 있는 오토매틱 멤버들의 위치를 나타낸 지도이다. 오토매틱 멤버 중 약 10명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본사에 나와서 일을 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집이나 각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근무를 한다.
먼저 위의 지도처럼 전 세계에서 구성원들이 넓게 퍼져있는 문화는 오토매틱의 오픈소스 문화의 근간을 이룬다고 한다. 오토매틱 설립 당시에 창업자인 매튜 뮬렌웨그는 단순하게도 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단다. 오픈 소스는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관계 없이 소프트웨어에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고 실제 인재 채용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고 한다. 많은 회사들이 실리콘 밸리, 뉴욕에서 인재 채용으로 엄청난 경쟁을 할 당시에 오토매틱사는 전 세계에 있는 좋은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인재 채용을 함으로써 보다 수월했다고 한다.
그리고 리모트 워킹 문화의 장점은 몇 가지가 더 있다고 한다. 우선 사무실 내에 정치가 없다고 한다. 조직이 커짐에 따라 서로 편을 갈라 싸우는 것 말이다. 그리고 누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점심식사에 누군가를 초대할 필요도 없고, 업무 스타일로 서로가 피곤해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워드프레스를 만든 오토매틱사는 더 좋게 일하는 방식을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아래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 창업자인 매트 뮬렌웨그가 이야기한 내용을 번역한 것인데,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 사무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의 대다수는 온라인이다. 중요한 대화의 대다수가 채팅방 혹은 구글 행아웃을 이용한 화상 미팅을 통해 이루어진다. 당신이 전세계 어디에 있는 상관없이 당신은 동등한 구성원으로 업무에 참여할 수 있다. (실제 오토매틱사는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자신들이 만든 P2라는 워드프레스 테마를 통해 70%정도를 해결하고 있으며 25%는 사적인 대화창를 통해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슬랙을 이용해서 많은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창업자인 매튜 뮬렌웨그는 슬랙을 상당히 좋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 우리는 가능한 한 사람들이 좋은 장비를 가지고 일하는지 확인한다. 장비들이 부서졌을 때 그것을 고칠 수 있는 인력이 있는 사무실이 없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에게 가장 높은 사양의 맥, 맥북 같은 최신 애플 장비들을 제공한다.
- 모든 구성원은 2,000달러의 예산을 얻을 수 있다. 이 비용은 홈 오피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책상, 의자, 그 밖의 다른 것들에 쓰인다.
- 사무실 공간을 구하는데 있어서 절약된 비용은 큰 규모의 여행 예산으로 소모된다. 어떤 팀이든 “Hack Week”라는 이름으로 그들이 원하는 때에 그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 도쿄, 호주, 아테네에서 모임이 열렸다. 가장 많이 열린 다섯 개의 장소는 포트투갈의 리스본, 하와이 북쪽의 카우아이, 샌프란시스코, 암스테르담, 조지아의 티베 아일랜드이다.
- 1년에 한 번 오토매틱사의 주최 하에 “Grand Meetup”이 퀘벡, 볼리비아의 라파즈, 멕시코, 샌프란시스코, 산타크루즈와 같은 멋진 장소에서 열린다. (실제 1년에 한 번 열리는 전 직원 모임에서 처음 보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매튜 뮬렌웨그는 이렇게 마무리를 했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이 든다면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다. 오토매틱의 구성원들은 번개 같은 속도로 새로운 모습과 문제들을 고쳐나가고 있다. 하루에 100번 이상의 새로운 코드가 워드프레스닷컴을 통해 들어오는데, 이에 대응하려면 어떤 방식이 더 효율적일까. 오토매틱사 멤버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고객들의 질문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건대, 리모트워킹은 구성원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각자가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고 그 과정을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힌다면 해볼 만한 방식인 듯하다. 최근 국내에서 리모트워킹과 관련하여 멋진 움직임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는데, 하나의 일 문화로 어서 자리잡히길 기대해본다.
원문: HIVE AR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