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이 글은「조성주의 출마선언문은 어떻게 완성되었나 ①」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6월, 조성주의 정의당 대표 출마선언문이 세간의 화제를 모은 것은 ‘정치글’이 돌풍을 일으킨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다른 글도 아닌 정치글이, 그것도 여당이나 야당의 유력 정치인도 아닌 고작 5석의 의석을 가진 군소정당의 한 젊은 정치인의 출사표가 한국 정치에 신선한 파문을 몰고 왔던 것이다. 많은 논자들이 이를 인용했으며, 더 많은 시민들이 자신의 SNS를 통해 저마다의 ‘감상문’을 남겼다. 출마선언문을 읽고 마음이 동해 직접 정의당의 문을 두드린 이도 있었다.
이 글은 전 조성주의 정의당 당대표 운동 선거본부에서 화제의 출마선언문이 완성되기까지 고민과 토론, 수렴의 과정을 담은 것이다. 처음 본인이 작성한 초안에서 시작하여 총 9가지 버전의 선언문이 탄생했었다. 정치에 있어서 ‘글’이 줄 수 있는 울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그 9번의 수정 과정을 총 3회에 걸쳐 나눠 싣는다. 지금 보고 있는 글은 그 ②편이다.
4. 세월호를 둘러싼 정치의 윤리에 대해서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초안을 후보가 작성해왔다. 그런데 후보가 초안을 보여주며 바로 삭제하자고 제안한 문장이 있다. 초안을 작성한 후보가 직접 지목해서 삭제하자고 한 문장은 ‘세월호 사건’을 인용한 문장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부활해야 합니다. 그것은 눈부신 아침 바다에서 옆에 있는 친구와 재잘대며 컴컴한 물속으로 가라앉던 우리 조카들의 부활입니다. 우리는 다음세대를 위해 책임 있는 정치적 결정을 내리고 대안을 내놓고 싸워나가야 합니다.(6월 2일 초안)
문장은 본래 다음세대를 위한 책임정치를 이야기 하기 위해 ‘세월호 사건’을 다소 화려한 수식어를 동원해 인용했다. 그러나 후보와 선본은 ‘세월호’를 직접적으로 출마의 변에 인용하는 것에 반대했다.
그것은 정치적 윤리의 문제였다. 당신은 세월호 사건을 어떻게 보는가? 비극적인 사건? 교통사고? 정권의 고의적인 해태? 그러나 우리는 세월호를 ‘정치의 무능을 그대로 보여준 비극’으로 보았다. 세월호 사건에서는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그 비극의 진실도 규명하지 못한 채 온전히 슬픔을 감당하기 힘든 유가족들에게 정치적 부담을 씌웠다. 그 이후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도 역시 정치는 무능했다. 가장 부끄러워 해야 하는 것은 정치인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사건을 출마의 변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정치적 윤리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문장은 완전히 삭제되었고 최종본에는 이 문장이 단촐한 수식어로만 남아있다.
봄날의 눈부신 아침 바다가 더 이상 모두에게 슬픔의 기억으로 남지 않도록 미래세대를 위한 책임있는 정치적 결정을 내리고 대안을 내놓고 싸워나가야 합니다. (6월 15일 최종본)
5. 자신에 대한 자랑이 제일 힘들다
보통 출마선언문을 작성하는데 있어 중요하지만 의외로 간과하는 부분이 후보 소개 부분이다. 후보에 대한 설명은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본질은 하나다. 후보가 경험이 많고 공직을 수행할 만한 역량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 즉, 자기 자랑이다.
조성주의 출마를 앞두고, 당내의 반응은 여러가지였다. 그 중 선본이 크게 고민한 부분은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대표로 출마한다’는 부정적인 시선이었다. 조성주는 당대표 선거 6개월 전인 2014년 12월에 정의당에 입당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민주노동당 당원이었고 통합진보당까지 당적을 유지했다. 당이 분열된 이후에는 당적없이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크게 보면 문제될 것이 아니지만, 진보정당의 분열과 정의당 창당시절의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당원들의 그런 평가를 박하다고 할 수만은 없었다.
하지만 조성주가 당대표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후보의 모든 경력이 진보정당과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주어야 했다. 자신을 어필하는 과정이 어색했지만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었다. 3번의 수정을 거쳐 작성한 후보 소개는 다음과 같다.
대학등록금 문제부터 시작했습니다. 학생운동단체와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실에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다음은 노동문제였습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에서 끊임 없이 정책대안을 설계했고, 청년들을 위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의원실을 그만두고 국내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을 만들어 제 세대의 노동권을 위해 싸웠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는 깨달음에 ‘경제민주화운동본부’에서 경제민주화운동을 했고 다시 행정을 알기 위해 서울시라는 행정조직에 들어가서 일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활동의 도착점은 결국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조금 늦게 정의당에 입당했습니다. (6월 11일 2차)
이런 후보를 당신이라면 선택하겠는지 묻게 된다. 선본은 왜 이렇게 후보 소개가 어려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수정을 거칠수록 오히려 당원들의 부정적 시선이 옳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후보에게 농담조로 왜 그렇게 늦게 입당했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후보의 모든 활동이 진보정당과 연결된 것은 아니었다. 진보정당이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후보 역시 방황하였다. 의욕만 앞서다 보니 모든 과정을 진보정당과 연결하려 했고 그 결과 위와 같이 억지로 꾸며진 후보가 탄생했다.
선본은 욕심을 조금 버리고 솔직해지기로 했다. 입당이 늦은 것도 사실이고, 모든 활동이 진보정당과 연결된 것도 아닌데 무리하게 이어붙이려다 오히려 스탭이 꼬였던 것이다. 복잡한 마음이었지만, 힘을 빼고 다시 작성했다.
등록금 폭등을 해결하기 위해 진보정당 의원실과 학생운동단체에서 일했습니다. 더 이상 지성의 전당도 민주화운동의 중추도 아닌 대학에서, 당장의 등록금과 생계를 걱정하는 청춘들을 보았습니다. 국회에서 노동정책을 만들다가 제 새대의 노동권을 위해 직접 싸우기로 마음먹고,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을 결성했습니다. 그곳에서 노동조합운동의 바깥에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며 쓰고 버려지는 청년들의 절망과 분노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경제민주화운동본부’에서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탐욕과 불공정에 한 달에 50만원도 채 벌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임금을 챙겨주지 못해 자책하는 젊은 편의점 사장들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지금껏 우리가 요구하는 구체적인 집행과정을 알기 위해 서울시라는 행정조직에 들어가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긴 과정 속에서 제가 느끼고 깨달은 것은 하나입니다. 좋은 정당, 강한 진보정당이 없다면 이 모든 갈등, 눈물, 분노는 하나의 ‘민원’이자 시끄러운 ‘소요’로 치부될 뿐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정치가 변화해야 합니다. 한국정치의 변화를 제1야당의 혁신에 맡길 수 없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진보정당이 양당정치에 가하는 충격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은 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결론입니다. 지난 몇 년간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좋은 정당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정의당의 노력을 보며 늘 부채감에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조금 돌아 정의당에 도착했습니다. (6월 13일)
후보 스스로를 드러내는 방식에서 후보가 만난 사람들의 시선으로 후보를 표현했더니 자기자랑보다 공감능력이 더 드러났다. 또한 정의당 입당과정을 이전 활동과 연결하여 풀어냈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진보정당이 후보에게 어떤 의미인지 더 명확하게 강조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당원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 부족했다.
하나씩 재검토했다. 후보의 활동과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후보가 받은 느낌과 배움들을 꺼내어 조합했다. 결국 우리는 하나의 문장을 얻었다. 지금 생각해도 후보소개가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진보정당 학생위원회는 제 활동의 시작이었습니다.”
찾았다는 표현보다는 얻었다고 말하고 싶다. 거창하게 시작하려니 제대로 된 문장이 나올리가 없었다. 조성주는 민주노동당 연세대학교 학생위원장으로 본격적인 학생운동과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첫 문장이 시작되자 후보 소개는 술술 풀려나갔다. 4번의 수정을 더해 최종 문장을 작성했다.
진보정당 학생위원회는 제 활동의 시작이었습니다. 대학은 더 이상 지성의 전당도 민주화운동의 중추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당장의 등록금과 생계를 걱정하는 친구들과 함께 싸우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또한 국회에서 노동정책을 만들며, 노동조합운동의 바깥에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회용 티슈처럼 쓰고 버려지는 청년들의 절망과 분노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우리세대의 노동권을 위해 직접 싸우기로 마음먹고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을 결성한 이유입니다.
뿐만아니라 대기업의 탐욕과 불공정은 자영업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한 달에 50만원도 채 벌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임금도 챙겨주지 못해 자책하는 젊은 편의점 사장들을 제 친구의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한 ‘경제민주화운동본부’에서의 경험은 노동에 대한 제 시각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년 반 동안 서울시라는 행정조직에서 일하며 진보정당의 선명한 주장에 뒤따르는 실행의 책임성과 집행과정의 세밀함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제가 느끼고 깨달은 것은 하나입니다. 좋은 정당, 강한 진보정당이 없다면, 이 절박한 갈등, 눈물, 분노가 한낱 ‘민원’이나 시끄러운 ‘소요’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결국 진보정치가 변화해야 합니다. 한국정치의 변화를 제1야당의 혁신에 맡길 수 없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진보정당이 양당정치에 가하는 충격으로만 가능합니다. 이것은 저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결론입니다.
지난 몇 년간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좋은 정당을 만들기 위해 분투해온 정의당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냈습니다. ‘복지국가 선도정당’, ‘비정규직 정당’이라는 정의당의 새로운 노선은 2세대 진보정치로의 과감한 도전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곧 저의 새로운 목표와 소명입니다. (6월 15일 최종본)
따로 놀던 후보의 경력이 진보정당에서 시작하여 자연스럽게 진보정당으로 이어졌다. 앞서 이야기한 청년, 비정규직, 자영업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정의당의 새로운 노선임을 확인하고 그것이 조성주의 새로운 목표와 소명이라고 선언했다. 진보정당 학생위원회에서부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정의당 당대표에 도전할 때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 대목에서는 선본 스스로도 우리 후보가 자랑스러웠다.
인상적인 두가지를 언급하자면,
첫째, 출마선언문에서 처음으로 ‘2세대 진보정치’라는 말이 등장했다. 우리는 줄곧 선배세대와 다음세대를 대비시켜 글을 전개했다. 하지만 다음세대라는 말이 동시대 청년세대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 다음세대를 의미하는 것인지 불명확했다. 또한 그 중간에 위치하는 조성주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애매했다.
우리는 ‘선배세대’를 ‘1세대 진보정치’라고 구분했다. 정의당은 ‘미래세대’를 위한 정당으로 혁신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조성주가 출마한 것이다. 따라서 조성주는 ‘1세대 진보정치’와 ‘미래세대’를 연결하는 ‘2세대 진보정치’의 대표선수인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1세대’와 ‘2세대’를 구분했다. 이때만 해도 ‘1세대’와 ‘2세대’라는 구분이 선거 과정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줄 예상하지 못했다. ‘2세대 진보정치’라는 말은 이렇게 탄생했다.
둘째, 한 문장을 두고 꽤나 격론이 오고간 이야기다.
지난 몇 년간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좋은 정당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정의당의 노력을 보며 늘 부채감에 시달렸습니다. (6월 13일)
지난 몇 년간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좋은 정당을 만들기 위해 분투해온 정의당의 노력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냈습니다. (6월 14일)
‘정의당’이라는 말 앞에 붙는 수식어를 살펴보자. ‘지난 몇 년간’,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좋은 정당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해온)’까지 4번의 수식이 들어간다. 선본의 누군가는 이 문장을 짧게 줄이거나 나누자고 주장했다. 앞서 대부분의 문장들은 별 이견 없이 수정되었다. 하지만 이 문장만큼은 수정하기를 거부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좋은 문장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긴 문장이 선본 구성원들의 솔직한 감정이 아니었을까 한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늘 실패했다.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정의당은 반드시 ‘좋은 정당’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분투’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여러 번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 문장만은 끝까지 살아남았다.
6. 출마는 ‘상징’을 ‘선언’하고 ‘선점’하는 것
선본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단순히 권력의지만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2세대 진보정치’라는 새로운 상징을 보여주려고 했다.
미국 정치드라마 <웨스트윙>에서 ‘제드 바틀렛’이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고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오랜 친구이자 동지인 ‘리오 맥게리’가 바틀렛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대통령이 될 거야. 지금은 제드 바틀렛의 시대니까.”
물론, 과장이고 허세다. 그럼에도 선본은 ‘리오 맥게리’처럼 이야기하고 싶었다. “조성주는 당대표가 될 것이다. 지금은 ‘2세대 진보정치’의 시대니까.”
조성주의 출마는 개인의 출마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1세대 진보정치’를 마감하고 ‘2세대 진보정치’의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당대표에 당선되지 않더라도 진보정치의 새로운 상징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출마 자체가 상징이 되어 이후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아류가 되게 하고 싶었다.
그동안 진보정당은 어떤 상징을 만들어냈는가. 2004년 총선에서 1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한 민주노동당은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으로 감격스럽게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공안탄압과 내부분열로 인해 진보정당은 시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었다.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이 ‘편협하고 무능한 운동권 정당’으로 인식되었다.
사랑하는 진보정당에 상처받은 당원들에게 ‘조성주’라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2세대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불어넣고 싶었다.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요? 저는 미래세대들의 절망과 한탄을 들을 때 자문합니다. 정의당이라는 진보정당은 어떤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하는 걸까요? 제가 너무나 자랑스러운 정의당의 입당을 동료들에게 후배들에게 권할 때 속으로 묻습니다. 경륜도 실력도 아직은 부족한 제가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이 물음들에 답하기 위해서입니다. 저와 제 동료들, 그리고 다음세대들이 정의당에 던지는 질문들을 당원들과 함게 나누고 함께 답을 내리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다음세대를 위한 정당이 되어야만 합니다. (6월 2일)
이제 정의당 대표에 출마하고자 합니다. 더할 수 없이 무겁고 중대한 사명감이 요구되는 역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진보정당은 아버지세대와 어머니세대의 영광을 넘어 반드시 다음세대를 위한 정당을 향해 나아가야만 합니다. 지금 전환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다음세대의 진보정치 아니 정치는 없을 것이며, 어쩌면 우리 사회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함을 가지고 저는 나섭니다. 그래서 저의 도전은 청년정치인 조성주 한 개인의 도전이 아닙니다. 정의당이 다음세대를 위한 정당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저는 진보정치 2세대들 전체와 도전하고자 합니다. (6월 11일)
이제 정의당 대표에 출마하고자 합니다. 더할 수 없이 무겁고 중대한 사명감이 요구되는 역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입당한지 채 6개월이 지나지 않았고 또 존경하는 다른 후보님들에 비해서 경륜과 실력이 일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진보정당은 아버지세대와 어머니세대의 영광을 넘어 반드시 다음세대를 위한 정당을 향해 나아가야만 합니다. 지금 우리로부터 전환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다음세대의 진보정치 아니 정치는 없을 것이며, 어쩌면 우리 사회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함이 부족한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저의 도전은 청년정치인 조성주 한 개인의 도전이 아닙니다. 정의당이 더음세대를 위한 정당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저는 진보정치 2세대 전체와 도전하고자 합니다. (6월 12일)
정의당 대표에 출마하고자 합니다. 더할 수 없이 무거운 책임감이 요구되는 역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존경하는 다른 후보님들에 비해서 경륜과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때로는 절박함이 부끄러움을 잊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로부터 전환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다음세대에게는 진보정치, 아니 정치는 없을 것이며, 어쩌면 우리 사회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함이 저는 이 자리에 서게 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저의 도전은 청년정치인 조성주, 한 개인의 도전이 아닙니다. 저는 진보정치 2세대 전체와 함게 도전하고자 합니다.(6월 14일 2차)
저의 출마는 조성주 개인이 아닌 진보정치 2세대 전체의 도전입니다. 정의당 대표에 출마하고자 합니다. 더할 수 없이 무거운 책임감이 요구되는 역할입니다. 또 존경하는 다른 후보님들에 비해서 경륜과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같은 앞선 세대의 경험이 아닙니다. 이미 그 경험은 충분합니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노동운동 밖의 노동에 대한 경험과 대안 부족이야말로 지금 진보정치에게 가장 절박한 문제가 아닙니까? 그런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때로운 절박함이 부끄러움을 잊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로부터 전환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다음세대에게는 진보정치, 아니 정치는 없을 것이며 어쩌면 우리 사회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함이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했습니다. 그래서 저의 도전은 청년정치인 조성주, 한 개인의 도전이 아닙니다. 저는 진보정치 2세대 전체와 함께 도전하고 합니다. (6월 15일 최종본)
선거기간 중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했을 때, 김어준 총수는 조성주에게 물었다. “당신이 뭔데 2세대 전체와 함께 도전한다는 것이냐?”여기서 ‘2세대 전체와 함께 도전’한다는 표현은 하나의 상징이다. ‘2세대 진보정치’의 대표선수로 조성주를 등장시켰더니 그런 질문이 나온 것이다. 공격적인 질문일 수도 있지만 상관 없었다. 원래 상징은 그렇게 선언하고 선점하는 것이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출연 영상
첫째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노동운동 밖의 노동’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민주주의 (광장) 밖의 시민들’은 노동3권은 커녕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에도 포함되지 못한 시민들을 언급하기 위해 사용하였다가, 이후 선언문이 화제가 되며 수없이 회자되었다. 물론 이런 의미의 단어들은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되어 왔던 것이지만(유령, 그림자 등의 은유), 그것을 정치적 언어로 새롭게 정의한 것은 조성주였고 선언문이었다.
우리는 ‘2세대 진보정치’를 상징으로 내세웠지만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선거 이후 ‘2세대 진보정치=조성주’라는 하나의 등식이 만들어졌다. 이것이 ‘조성주’만이 ‘2세대 진보정치’라는 의미일 수는 없다. 오히려 ‘2세대 진보정치’ 가장 가까운 곳에 ‘조성주’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졌으면 한다.
“조성주는 당대표가 될 것이다. 지금은 ‘2세대 진보정치’의 시대니까.”라고 앞서 했던 말을 선거가 끝난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조성주는 언젠가 당대표가 될 것이다. 지금은 2세대 진보정치의 시대니까.”
둘째는 “때로는 절박함이 부끄러움을 잊게 만들기도 합니다.”라는 문장이다. 이 문장은 생각의 공간을 열어주기 위해 삽입했다. 담고 있는 내용 그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 문장을 통해 조성주의 출마가 자기 잘나서 한 것이 아니라 어떤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선본은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이 문장을 슬쩍 넣었다.
※ 이 글은 「조성주의 출마선언문은 어떻게 완성되었나 ①~③」의 ②편입니다.
※ 이 글은 정치발전소에서 진행하는 ‘정치적 말하기/글쓰기 강좌’의 강의안으로 작성된 문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