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영어 인터뷰 관련 글에 대한 조회 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네, 그 마음 백분 이해합니다. 그래서 조금 고민했습니다. 어떤 글을 올려야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그냥 ‘나라면 어떻게 할까?’에 관해 쓰기로 했습니다. ‘어, 이거 나한테 맞는 방법이겠네?’ 싶으면 시도하시고, 아니다 싶으면 재빨리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 다른 방법을 찾으십시오. 상처 안 받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방법이라고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 따위 없으시죠? 무엇을 어떻게 하시든 내 성향, 내 습관에 맞는 방법이 최고입니다.
해외로 취업하고 싶어하는 개발자들의 흔한 목표:
“열심히 공부해서 영어 실력 갖춘 다음에 지원해야지!”
혹시 여러분도 저처럼 ‘내일 해도 되는 일은 내일 하자’ 인간형이라면 다음이라는 고개를 넘을 확률은 지극히 미미합니다. 나이 먹어 좋은 점 하나가 자기 꼬락서니를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죠…
만약 제가
- 현재 한국에서 일하는 개발자이고
-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하다면
저는 이렇게 목표를 세우겠습니다.
지금부터 두 달 안에 회사 열 군데에 이력서를 보낸다! 무조건 보내고 본다!
첫 달은 지원할 회사 10곳을 고릅니다. 회사 목록을 뽑으려면 구인 공고를 뒤져야 합니다. 네, 다 영어입니다. 읽으면서 영어 공부 빡세게 하셔야죠. 읽기만 아니라 분석도 하셔야 합니다. 내 분야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강조하는지 파악하셔야죠.
구인 공고는 어디서 찾느냐고요?
원하는 회사가 있다면 회사 홈페이지에서 Careers 혹은 Jobs 링크를 클릭하면 됩니다. 어지간한 회사 홈페이지에는 다 있습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검색하셔도 됩니다. 개발자 구인사이트 목록을 참고하십시오. 구글에서 tech job boards라고만 쳐도 많은 사이트가 나옵니다. 지금 지원하려는 회사는 어디까지나 경험용이므로 꼭 가고 싶은 회사는 나중으로 미루는 전략도 있겠습니다.
둘째 달은 이력서를 작성합니다. 당연히 영문 이력서입니다. 먼저 다른 사람들 이력서 공부하십시오. 구글에서 tech resume samples, developer resume samples, web developer resume examples라고 치면 예제가 많습니다. 열심히 분석하고 참조해서 이력서를 만드십시오.
이때 조심할 점 세 가지가 있습니다.
- 이해하지 못하고 베끼지 마십시오. 자신에게 일말의 도움도 안 됩니다.
- 궁극의 최종본을 만든다고 목숨 걸지 마십시오. 이력서에 그런 경지는 없습니다. 어차피 계속 고쳐야 합니다.
- 제출하기 전에 반드시 (이왕이면 개발 분야에 있는) 원어민으로부터 감수를 받으십시오.
목표한 대로 회사 10곳에 이력서를 보냅니다. 그리고 자축의 치맥을!
물론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시겠죠.
지원하는 직책마다 이력서를 고쳐 보내야지!
회사에서 H1B를 지원하는지 확인해야지!
LinkedIn에 프로필 빠방하게 올려야지!
오픈 소스 프로젝트 참여해서 스펙 쌓아야지!
트윗이든 블로그든 온라인 활동도 해야지!
네,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어느 정도 경험이 쌓여야 신경 쓸 여력이 생깁니다. 이제 첫걸음 떼려는 아이에게 운동복이랑 런닝화까지 다 갖춰 입고 뛰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가장 기본적인 시나리오대로, 진짜 딱! 한 번만 해보면 됩니다. 그거 있죠? 어학연수 가기 전에는 유학원 찾아다니다가 한 번이라도 나갔다 온 다음에는 유학원 돈 낭비라고 거품 무는… 네, 한 번만 해보시면 여러분도 그렇게 되실 겁니다.
참고로, 이 방법은 영어 공부? 발등에 불 떨어지면 다 한다! 글과 일맥상통합니다. 저와 성향이 비슷한 분이라면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스스로 발등에 불 놓지 않아도 잘하시는 분들은 도대체 무엇을 드시길래… 참으로 부럽습니다.
원문: 이해영님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