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가 단순 콜 서비스가 아닌 이유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플랫폼으로써 자동차를 볼 때, 자동차 자체의 스마트화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플랫폼으로 가치가 있으려면 참여자들도 돈을 벌고, 또 판을 벌인 플랫포머도 돈을 벌어야 장기적인 상생관계가 만들어진다. 둘 다 돈을 못 버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둘 중 하나만 돈을 벌어도 플랫폼으로써 영속성은 제한적이다.
이렇게 볼 때, 스마트카 이전에 이미 자동차는 플랫폼으로 그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동차를 더 넓은 플랫폼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 ‘카카오 택시’이다.
며칠 전 카카오 택시 앱으로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동하면서 인터뷰를 해봤다. 정리하면, ‘카카오 택시가 언젠가는 유료화될 것을 알지만, 지금 무료이고 콜이 들어오니 사용하고 있음’, ‘T맵 택시도 무료라 깔았는데, 지금까지 콜이 하나도 안 들어오고 있음’, ‘카카오택시도 콜이 조금 줄고 있음’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1. 수익화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다음 카카오 택시
카카오 택시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수수료를 유료로 해도 ‘심리적 저항감’이 적다는 것이다. 이미 다른 콜 서비스에 유료로 수수료를 내고 있고 택시 공급이 많아진 상황에서, ‘승객 유치’가 ‘콜 비용’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든 수수료 유료화를 하면 바로 매출과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수수료를 무료로 하더라도 ‘택시’라는 공간의 광고 사업이 가능하다. 수수료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그 대가로 택시 외벽 및 택시 내의 광고 사업을 할 수 있다. 카카오 택시 기사님 인터뷰에 따르면 택시 옆면의 광고는 1달에 3만원 정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내부 광고까지 제공한다면 추가적인 매출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 Fintech, O2O 등 신사업 기회 확대의 기반으로 작용
택시비를 ‘카카오 페이’로 결제하며 다양한 혜택을 준다면 ‘카카오 페이’ 확대에 기여할 수도 있다. 카카오 페이가 신용카드 결제보다 더 낮은 수수료를 택시 기사님에게 부과한다면, 택시 기사님들은 카카오 페이 사용을 더 권할 것이다. 여기에 사용자에게도 추가 혜택을 준다면 ‘카카오 페이’ 확대의 출발점으로 카카오 택시를 활용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 택시의 도착지 정보를 활용해 탑승객에게 부가 정보 또는 광고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 보험 및 부품 공동 구매 등 사용자 기반의 다양한 사업 확대가 가능하다. 또 카카오 택시로 인해 수집된 도로 정보의 정확성과 예측성이 높아진다면 더 많은 일반인들이 ‘김기사’를 사용할 것이다. 이로 인해 일반인들의 오프라인 위치 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오프라인 연계 O2O 기회를 활용할 수도 있다.
3. 보완만 된다면 더 강력한 O2O 플랫폼으로 자리 매김 가능
카카오 택시의 사용성과 서비스 질에 대한 보완이 이뤄진다면 더욱 큰 발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 먼저, 타 서비스와의 연동이다. 예를 들어 스케줄 앱과 연동된다면 현재 출발지와 도착지 정보 입력이라는 불편함을 덜어낼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와 UX 개선이 가능하다.
둘째, 차 안의 내비게이션을 스마트폰으로 미러링할 수 있다면 더 사용성이 좋아질 것이다. 택시 내에는 네비게이션 1대 정도는 있기 마련이다. 현재 주로 카카오 택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크기는 내비게이션으로 쓰기에는 작다. 이러한 불편함은 미러링으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직 초기라 카카오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는 인터뷰한 택시 기사님이 최근 카카오 택시 콜 수가 줄었다고 말한 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카카오 택시 사용자들이 늘어나 택시 기사님의 카카오 택시 의존성이 높아진다면, 그 다음에는 서비스 질적 향상을 더 높이는 가이드 마련 등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서비스의 질적 수준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원문: 신동형의 ICT In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