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NC는 1.5경기차로 선두 경쟁 중이다. 두 팀이 모두 부상선수 없이 완벽한 라인업으로 ‘정면대결’을 펼친다고 가정하자. 어느 팀이 셀까?
1. 선발 로테이션 : NC 우세
올 시즌 1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 가운데 FIP(수비무관 평균 자책점; 평균자책점보다 좀 더 투수의 능력을 잘 보여준다) 1위는? 정답은 해커와 밴헤켄 (3.49)에 간발의 차로 앞선 스튜어트(NC. 3.30)다. 6월 23일 한국 무대 데뷔전부터, 기복 없이 선발투수 역할을 잘 수행해 왔다. 11경기 동안 한 번도 5회 이전에 강판되지 않았고, 5점 이상 내준 적도 없다.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은 5.94의 FIP를 기록 중이던 찰리를 스튜어트가 대체하면서, NC 선발 투수진은 훨씬 강해졌다. 선발 FIP 톱 10 안에 3명(스튜어트, 해커, 손민한)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은 한 명도 없다. 그래서 NC 주축 선발 5명의 FIP는 4.23으로, 4.86의 삼성에 크게 앞서 있다.
2. 구원투수진 : 삼성 우세
세이브 1위는 임창민(NC)이지만, 현재 가장 위력적인 구원투수는 임창용이다. 2.20의 FIP로 2.34의 정우람에 조금 앞선 구원투수 전체 1위다. 임창용의 삼진/볼넷 비율은 7.67. 150타자 이상한 투수 가운데 역대 6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기록이다.
심창민의 삼진 비율은 34.2%. 최근 구위가 급속히 떨어진 정우람(33.5%)를 제치고 전체 1위다. FIP도 2.80으로 전체 3위. 안지만의 FIP 3.39도 NC 1위인 임창민(3.56)보다 낫다. 그래서 삼성 주축 불펜진 4명의 FIP는 3.14로, 4.34의 NC에 크게 앞서 있다.
3. 타선 : 삼성 우세
삼성의 주전 9명(박한이를 빼고 구자욱을 포함시켰다)의 평균 RC/27(RC/27은 한 명의 선수가 1번부터 9번까지 모든 타석에 설 때 – 예로 박병호가 1번부터 9번까지 모든 타석에 들어설 때 – 9이닝 몇 점을 낼 수 있을지 산출할 수 있는 스탯)은 6.88이다. 6.23의 NC에 크게 앞서 있다.
4. 팀수비 : NC 우세
NC의 팀 DER은 68.1%. 2년 연속 전체 1위를 질주 중이다. 반면 지난해까지 NC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삼성은 올해는 조금 처졌다. DER 66.4%로 한화, KIA에 뒤진 4위다. 결론적으로 두 팀의 전력차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스튜어트가 데뷔한 6월 23일 이후 NC의 피타고라스 승률은 0.608. 삼성의 0.607과 사실상 같다.
5. 결론: 정규시즌 우승이 모든 걸 결정한다
이렇게 팽팽한 전력 때문에, 선두 경쟁에 외부 요소가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일정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최근 전력이 약화된 SK(6경기), 최하위 kt (5경기)와 잔여 경기가 많이 남았다. NC도 2년간 절대 우위를 지키고 있는 넥센과 가장 많은 경기(5경기)가 남았다. 그리고 삼성이 우위인 두 팀의 맞대결은 3경기가 남아 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역시 부상이다. 전력 균형이 팽팽한 만큼, 한 명의 이탈이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난 12년간, 정규시즌 우승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싹쓸이했다. 이 기간 동안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우승팀의 승률은 70%(52승 22패)가 넘었다. 이 기간 동안 정규시즌 1위팀이 꼴찌팀에게 올린 승률(71%)과 비슷하다. 즉 정규시즌 우승팀은 한국시리즈 상대팀을 ‘꼴찌팀’처럼 압도했던 것이다. 보름 정도의 휴식과 전력 정비가 엄청난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는 이 휴식이 조금 더 늘어난다.
즉 삼성과 NC의 정규시즌 우승 경쟁은,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사실상 점지할 ‘결정적 레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