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핫한 키워드, O2O
Online to Offline을 의미하는 O2O, 요즘 스타트업 업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다. O2O, 도대체 정체가 뭐고 왜 이리 핫할까?
2015년은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본격적으로 뛰쳐나오기 시작한 원년이다. 텐센트, 알리바바, 디디콰이디, 우버, 에어비앤비, 아마존 등은 O2O 영역에 수조 원씩의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온라인에서 무르익은 스마트 모바일 기술은 가상공간이 갑갑한 것이다.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오지 않으면 못 살 정도!
서비스의 공급자들은 모바일 기기의 기술 발전, 모바일 서비스의 혁신을 통해서 오프라인 시장 변동을 확장하고 있다. 아이폰에서 시작된 스마트 모바일 기기는 이제 우리의 손목(시계)으로 눈(안경, 렌즈)으로 피부(의류)로 확장되고 있다. 웨어러블(Wearable)은 이러한 변화의 키워드다.
또한, 단순한 정보의 검색과 관리를 넘어서 오프라인의 생태계와 실시간 호흡하고 모든 종류의 사물들과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인간의 삶에 효용을 가져다 주기 위해 노력한다. GPS를 기반으로한 LBS(위치 기반 서비스)과 IoT(사물인터넷)가 해당 키워드. “나는 네가 어딜 가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어!”
인간과 인간 간의 정보교류에서 사물과 사물, 사물과 인간으로 정보교류의 경로와 복잡성, 그리고 물리적 정보교류의 양 자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무한한 정보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고 유의미한 지식을 가공하는 기술이 바로 ‘빅데이터’, ‘머신러닝’, ‘인공지능’이란 키워드다.
결국, 이 모든 키워드들은 하나로 수렴한다. O2O!
스마트폰, 세계를 새롭게 재편하다
80년대, 개인의 PC 화면 속에 폐쇄적으로 존재하던 정보들이 90년대에 들어 자유를 선언한다. www(월드와이드웹)의 등장과 함께 정보는 얽히고 섥혀서 전 세계적인 생태계를 형성했다.
2007년 아이폰의 등장에서 시작된 모바일 혁명을 통해, PC를 켜지 않고 엄지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톡톡 터치하면서 세상의 모든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은 인간의 손끝으로 정보망의 생태계에 접속할 수 있게 했다. 디지털 정보를 통제하는 단말기는 인간의 감각기관으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지금 O2O시대는 초사이언과 같이 ‘증강(augmented)’된 감각기관의 능력을 부여 받은 인간이 오프라인의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서 빛의 속도로 자신의 통제하에 두려 하는 움직임이다. 이런 측면에서 O2O의 움직임은 너무나 당연하다. 중력의 법칙처럼…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더 즉각적인 반응을 원한다
이건 인간의 본원적인 욕망이다. 통제하고자 하는 욕망! 그래서 재미있고, 신기하고, 열광하게 된다. 모바일 시대, 우리가 원하는 건 ‘촉감’이다. 빛의 속도로 정보가 소비되며 정보혁명의 가속도가 최고치를 지속 갱신하며, 동시에 소비자들의 인내심은 점점 부족해진다.
유저가 원하는 반응속도는 인간의 촉감 수준으로 즉각적(instant)이길 원한다. 그러한 촉감을 우리는 UX(User Experience)/UI(User Interface)라 부른다. 모바일 시대의 ‘촉감’.
2014년까지는 UX/UI를 극한으로 향상시키는 자가 모바일 세상을 지배했다. 그래서 스마트폰 생태계에서는 앱(Application)을 보다 직관적이고, 보다 아름답고, 보다 빠르고, 보다 쉽고, 보다 즐겁게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부으며 무한 경쟁을 지속해왔다. 전 지구적인 무한경쟁의 결과, UX/UI의 경계가 오프라인으로 뚫고 나온다. 그게 O2O로 표현되는 것이다.
오프라인까지 UX의 극대화를 이뤄낸 쿠팡의 급성장
쿠팡이 왜 2014년 하반기부터 배송에 목숨걸고 수천억 원을 자신의 물류창고에, 배송트럭에, 배송기사 정규직화에 투자하는가? UX/UI의 극대화에서 이해하지 않으면 절대로 이 ‘감’을 잡을 수 없다. 유저의 눈과 엄지손가락에서 시작된 UX는 결국 상품의 빠른 배송, 그리고 상쾌하고 로맨틱한 호감형 배송기사의 미소로 마무리 지어진다.
“Seamless UX!”
이 모든 과도한 서비스 정신은 바로 스마트 모바일의 UX/UI 극대화의 노력에 익숙한 쿠팡에겐 너무나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성 오프라인의 분절화된 물류업체, 배송업체, 유통업체들에겐 황당한 일인 것이다. 그래서 들고 일어나서 언론을 통해, 정부 관료의 입을 통해 온갖 협박을 가한다. 그러나 유저들은 급속도로 늘어난다.
왜? 재미있고, 신기하고, 호감가고, 무엇보다 이 O2O시대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도 몇 개월 마다 천억, 3천억, 1조원을 들고 줄을 서기에 이르렀다. 요즘 같은 모바일 스타트업 투자 붐이 전세계적으로 부는 상황에서도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기업가치 5.5조원(50억$)이 넘는 기업은 전세계에도 손꼽을 만큼 적다.
쿠팡의 기업가치 5.5조원은 상장사 유통 대표기업인 롯데쇼핑, 이마트의 기업가치 6~7조원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현금 1조원을 넘게 손에 쥔 쿠팡은 진정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모두 내려다볼 수 있는 지위에 올라서 있다.
모바일 시대, O2O 기업은 모든 생태계를 변화시킨다
이처럼 O2O의 파괴력은 거대하다. 스마트 모바일 기술이 가상의 공간에 머물지 않고, 오프라인의 가치사슬을 전복시키고 통제하고, 나아가 지배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 대결은 너무나 불공평한 게임이다. O2O의 대결에서 온라인의 압도적인 승리는 불보듯 뻔하다.
스마트 모바일의 UX/UI 향상에 달인이 된 모바일 서비스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오프라인의 경쟁상대는 너무나 쉬운 공략상대다. 마치 화석화된 공룡처럼 과거 속에 살아가는 오프라인의 세상은 더 이상 이시대에 적합한 존재가 아니다.
“모바일에 적합한 존재가 돼라!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 맛깔(flavor)을 느끼게 하라!”
모든 기술은 결국 인간을 지향해야 한다
지금 이 시대에 부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모바일에 열광하는 새로운 소비자들과 호흡하고, 또 그들을 열광시킬 자신만의 비밀 조리법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사업모델을 따라한다고 유저들이 열광하지 않는다. 자신의 독특한 맛깔을 지녀야 한다.
대박 맛집의 비법은 손맛이다. 사람냄새가 폴폴 나야 한다. 기술이 극도로 개인화되고, 초근접 접촉의 기술로 진화하는 시대에 참으로 아이러닉하게도 기술은 인간의 모습을 지향해야한다. 그래야 인간을 유혹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다운 기술이 절실히 요구된다. 복잡한 알고리즘, 인공지능을 통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결국 도달하고자 하는 최종 이미지는 바로 “인간”이다. 인간은 인간다움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그게 우리다.
차가운 기술보다는 따뜻한 감성을 그럴듯하게 복제해 내는 기술에 중독되는 게 연약한 우리다. 그래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감정을 읽는 로봇 페퍼를 세상에 소개했는지도 모른다. 2천대가 판매 몇 분만에 모두 매진된 이유도!
O2O의 시작은 사람 냄새
이 글을 쓰는 페이스북 또한 대표적 사람냄새 나는 서비스의 사례다. 인간의 관계 맺기에 너무나도 닮아있는 페이스북! 검색불가 휘발성 컨텐츠의 불편함은 고도로 의도된 전략이다!
지속적으로 로그인해서 활동하지 않으면 잊혀지는 존재가 될까 두려워지게 만드는 ‘불안감’ 증폭 서비스
내가 쓴 글도 어디서 찾지도 못하게 띄엄띄엄 지워버리는 ‘망각’의 기술,
그러면서도 갑작스레 1년전 당신의 글, 사진을 알려주는 전지한 존재로서 ‘우월감’ 과시!
그럼에도 우리는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 온갖 노력을 다한다. 작은 따옴표 안의 단어들은 심리적 단어들이다. 인간에 관한 이해에서 페이스북의 중독성을 바라보면 더욱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촉감, 맛깔, 사람 냄새가 요구되는 O2O 시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모바일서비스가 택시, 음식배달, 부동산, 금융을 넘어서 우리의 일상 모든 영역으로 침투해 들어올 것이다. 그 가운데 수많은 오프라인의 가치사슬은 전복될 것이고, 당황스러워질 것이고, 부가가치를 빼앗길 것이다.
놀라지 말자! 그게 현실이다! 그게 현재이고 다가올 미래이다! 쫄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O2O를 알고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