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소셜 커머스 3사의 경쟁이 점차 대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올 4월에는 매출액 규모를 두고 티몬과 위메프가 기싸움을 벌인 바 있다. 어쨌거나 2014년은 소셜커머스에 관심 있는 투자자에게는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해이다. 그동안 공시 의무가 없어 따로 공개되지 않았던 업계 1위 쿠팡의 재무제표가 이번에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올해 처음 공개된 쿠팡 재무제표에 대한 분석을 다루고 있다.
매출과 비용
쿠팡의 법인명은 미국법인 포워드벤처스LLC(한국 법인은 미국 본사의 한국지점 형태), 이번 회계감사는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PWC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이익이 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우선 손익계산서부터 뜯어보자.
‘14년 매출 3,484억 원으로 ‘13년 478억 원과 비교하면 1년간 매출성장률 720%에 달한다.
이 기록적 매출성장률은 인수합병으로 ‘만들어낸’ 매출이 아니라 사업규모를 키워서 만들어낸 진짜배기 성장이다. 특기할 점은 ‘13년도 대비 상품매출액의 비중이 급증한 것인데, 상품 매출액이 1,948억 원에 달해서 매출비중 절반이 넘는다는 것.
단순 수수료 사업에서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매출로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모델이 급변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4년 매출총이익은 1,592억 원으로, ‘13년 426억 원에서 370% 증가했다.
좋다. 여기까지는 매출과 이익성장 스토리가 잘 만들어진다.
하지만, 문제는 판관비(판매비·관리비)의 폭증! (로켓배송은 판관비의 로켓 증가로 이어진 것인가?)
‘14년 판관비가 2,800억 원으로 ‘13년 427억 원에서 650% 증가한 수준이다.
생각보다 광고선전비는 386억 원으로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닌데(TV광고 몇 번만해도 이 돈은 나간다), 물류비 179억 원, 지급수수료 644억 원, 급여 802억 원(쿠팡의 급여 수준 높다는 이야기가 있다)의 비중이 크게 느껴진다.
그 결과, ‘14년 영업손실은 1,215억 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유사한 1,200억 원이다.
하지만, 여기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69억 원이고,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이 602억 원, 그리고 ‘14년말 기말현금이 1,900억 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쿠팡의 재무적 상황은 그리 우려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일단 영업으로는 돈을 +로 벌고 있고, 투자가 많기는 하지만 여전히 현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14년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참조. 미지급금 2천억이 넘는 상황을 감안하면, 영업현금을 마이너스 천억 이상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해보인다.)
게다가 ‘15년 들어서 신규로 1조 원의 현금을 소프트뱅크로부터 수혈받았으니, 현재 시점의 쿠팡 재무상황은 돈이 남아서 은행 계좌 옮겨타면서 이자를 챙기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럼 이제 자산 부채를 확인할 수 있는 재무상태표를 확인해보자.
자산과 부채
일단 자산부터 확인하면, 현금 1,900억 원을 포함해서 유동자산이 2,564억 원이고, 유형자산 590억 원을 포함한 비유동자산은 863억 원이다. 결국, 쿠팡의 자산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은 ‘현금’. 가진 건 돈밖에 없어요? (지금은 1조 원의 총알이 있다.)
부채는 3,191억 원인데, 이 중 차입금은 182억 원이다. 차입금은 사실 기말 현금으로 다 갚을 수 있을 만한 규모로 과도해 보이지 않는다.
자본이 참 재미있는 부분인데, ‘14년도에 블랙스톤을 포함한 세계적 투자자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해서 주식발행초과금이 2,045억 원으로 급증했는데, 당기순손실로 인한 결손금이 1,207억 원이 발생해서 자본총계는 237억으로 쪼그라들었다. (‘14년도 투자자들은 결국 ‘14년도 당기순손실 막아준 백기사 역할 한 셈이다.)
‘15년도 말 자본에는 소프트뱅크 투자의 결과로 1조 원이 추가될 예정이다. 그러면 주식발행초과금에 약 1조 원이 꼽힌다.
결론
쿠팡의 재무제표 정보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하나, 일단 매출의 성장세는 그야말로 로켓수준이구나! 7배가 넘는 성장세 어디서 찾을 수 있나?!
둘, 매출 못지않은 판관비의 급증으로 수익성 아주 좋지 않구나!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판관비 증가 추세만 제대로 통제하면 흑자전환도 순식간에 할 수도 있지 않을까? (‘14년 대규모 인력 신규채용, 물류망을 위한 투자가 있었다.)
향후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면 매출증가에 비해 판관비의 증가세는 둔화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 가득한 질문들로 머지않은 미래에 쿠팡의 흑자전환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쿠팡의 로켓 성장은 이제 1단계가 진행 중이라고 판단된다. 그러기에 아직 재무적 실패와 성공을 논하기는 이르다. 대부분의 투자금을 고정자산과 사람에 투자한 결실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기에 아직 절대시간이 필요하다.
더 근본적으로는 수직적 가치사슬을 통합하고 고객의 신뢰를 쌓아나가는데 소요되는 투자가 향후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로 수익을 만들어줄지는 현시점에서 상상하기 어렵다.
그리고 벤처 역사상 전무후무한 규모의 1조 원 신규 자금수혈의 결과로 쿠팡이 어떠한 모습으로 변해갈지도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쿠팡이란 회사는 더욱 흥미롭고, Keen하게 지켜볼 가치가 있는 회사다.
Q&A
Q: 쿠팡이 정말 로켓 맞나요?
A: 쿠팡이란 로켓은 이제 막 발화했구요, 명왕성 저너머까지 보낼 추진력을 보태줘야 합니다. 한국판 알리바바 만들어야 미래가 있지요.
대기업에서 희망을 찾지 말고 이 시대의 새로운 공룡을 육성해야 합니다. 정부에 기대지 말고 우리가 함께 희망하고 꿈에 동참해줘야 합니다. 깍쟁이 발 빠른 손정의 회장은 이미 1조 티켓으로 앞자리에 승선했죠.
Q: 쿠팡은 3년 전만 해도 소셜커머스에서 고전했는데요?
A: 수년 전 소셜커머스 죽음의 계곡에서 관뚜껑 박차고 반송장에서 로켓 성장으로 극적 반전을 꾀한 것은 이제부터 성장은 단단할 것이란 기대를 가능케 합니다.
Q: 막대한 규모의 미지급금이 궁금해요.
A: 2,275억 원의 미지급금 정체가 저도 궁금한데요. 주석에도 딱히 세부내용 확인은 안 되네요. 연말 이후 보유현금으로 미지급금은 지급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 후 현금 마이너스에서 1조 투자받은 상황일듯한데요. 이런 맥락에선 영업현금흐름은 +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박성원 회계사님의 보강 설명
분석 내용에 몇 가지 추가해보려 합니다. 우선, 재무제표를 보면서 추론해 보았습니다.
미지급금은 미지급비용과는 달리, 비용 발생분이 아닌(즉, 상대계정이 비용으로 나가지 않는) 항목인데요, 회사의 구조에서 대략 증가분에 대한 추론을 해 볼 수 있습니다.
2,275억인데, 크게 유무형자산 취득에 대한 미지급금, 그리고 각종 예수금, 금융리스 down payment에 대한 미지급금 정도인 것 같습니다.
- 유형자산 관련
회사 재무제표 주석 24번 현금흐름표의 세부 내역 중, 현금유출입이 없는 중요한 거래를 보면 유무형자산 증가와 현금흐름 중 괴리가 48억 원 정도 발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회사에서 유형자산은 받고 아직 돈 안 준 부분인데, 이건 바로 미지급금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 부가세 관련
회사의 매출액이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수수료가 아닌 상품 직접 매출을 하면서 크게 늘었는데, 국내 매출의 경우에는 항상 부가가치세가 동반됩니다. 그런데 다른 계정을 봐도 부가세 예수금 계정이 없네요. 매출 3,485억, 한 달 평균으로 하면 290억 여기에 3달 치 매출액을 구하고 10% 정도 부가가치세 예수금이 발생했다고 보면 대략 87억 정도 나옵니다. 그런데, 쿠팡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특히 10~12월에 더욱 많이 발생했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최소 100억에서 그 이상도 될 수 있네요.
부가세 말고도, 직원들의 각종 급여, 국민연금 등에 대한 부가세 예수금이 보이지 않네요. 예수금 계정이 역시 따로 없는 것으로 보아 미지급금에 다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급여로 계상된 금액이 전기 110억에서 올해 800억 정도로 늘었습니다.
예수금은 최소 8배 가까이는 증가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일반적으로 이 계정이 크게 눈에 안 띄는 것은 회사에 그만큼 큰 변동이 잘 없기 때문이죠.
- 금융리스 관련
현금유출입이 없는 중요한 거래 중 금융리스 자산 취득이 당해 약 1,300억 정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관한 현금 흐름이 역시 주석에 나와 있습니다. (4.1.3 유동성 위험 분석) 그런데 금융리스를 하는 경우, down payment를 내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런데 만일 금융리스 자산 중 일부가 기말 가까이에 취득되었고, 약정에 따라 down payment가 다음 해 1월에 내기로 했다면 이 역시 미지급금으로 가겠네요.
- 매출 관련 의견
회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단순한 비율 분석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존에 수수료 매출을 하던 것을 회사가 매입 후 판매로 바꾼 부분이 꽤 있는데 둘의 사업 모델이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에 100원짜리 물건 중개 후 2원 수수료 수익을 받았다면, 이제는 97원쯤에 매입해서 100원에 팔고, 매출총이익이 3원 정도 남겠네요. 상품매입매출을 하는 사업이 생겼으니, 이 경우는 차라리 매출총이익 끼리 비교하면 실질적인 성장률을 알 수 있을 듯합니다. 기존의 수수료 수익은 매출총이익에 거의 그대로 들어올 테고, 상품 매입 후 매출하는 부부분은 순액만 비교를 하자는 것이죠. 아무튼, 그렇게 보아도 회사가 크게 성장한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원문: Vision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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