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하나.
우리나라를 두고 OECD 자살률 1위 국가라고 한다.
![1-kong](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1-kong.jpg)
그렇다면 자살률 2위 국가는 어디인가?
퀴즈 둘.
우리나라 국보 1호는 숭례문이다.
![국보 제1호 숭례문](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2-namdaemoon-540x426.jpg)
그렇다면 국보 제2호는?
퀴즈 셋.
현재 미국의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이다.
![▲ 오바마 간지](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3-obama.gif)
그렇다면 2인자인 부통령의 이름은?
평소 이것저것 꼼꼼하게 챙겨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다.
![4-answear](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4-answear-540x405.jpg)
정답이 뭐냐고?
2번은 원각사지 십층석탑이고
![▲서울 종로구에 있으니 시간 나면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5-3floor-540x690.jpg)
![6-joe](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6-joe-540x348.jpg)
1번은 기자도 모르겠다.
사실 정답을 몰라도 괜찮다.
![7-power](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7-power.jpg)
대부분 사람들이 2등에게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 벌써부터 슬퍼짐 ㅠ](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8-second-540x338.jpg)
1등만 기억하는 세상
우리가 즐겨 소비하는 TV와 문화매체를 보자. 하루가 멀다 하고 지상파, 케이블 방송사 프로그램의 시청률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 브리튼스 갓 탤런트](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9-talent-540x354.jpg)
각종 사이트의 음반, 음원 차트 순위가 시시각각 공개된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과 최고 득점자,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는 전파를 타고 기억되지만
![▲ 왠지 음성지원이 되는 것 같다 술냄새도](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10-first.jpg)
간발의 차이로 2등이 된 프로그램과 콘텐츠는 잊혀지기 십상이다.
![▲ 글만 보면 참 멋진 말이다](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11-kong-540x304.jpg)
이렇듯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우리의 생물학적 특징에 기인한다고 한다.
여기엔 사회심리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각인학습’이 잘 알려져 있다.
![▲ 에드워드 윌슨 옹](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12-edward.jpg)
그가 오리와 거위 새끼를 관찰한 결과 부화한 직후 처음 목격한 동물을 친부모로 인식했다.
![▲ 아오 귀여워](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13-bird-540x377.png)
곧 1등만 기억하는 건 생존하기 위한 동물의 본능이라는 것이다.
사실 살면서 기억할 것도 많고 익혀야 할 것도 많은 인간에게 있어 2등까지 기억하라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을 터.
그렇다면 1등이 되지 못한 2등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다 사라져야 하나?
![▲ 사실 포기하면 편하다.](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16-giveup.jpg)
그렇지 않다. 최근 프로게이머에서 방송인으로 변신해 케이블과 지상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ㅋㄲㅈㅁ](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17-kong-540x300.jpg)
‘2의 수호신’ 홍진호를 통해 ‘1등보다 위대한 2등’ 되는 법을 배워보자.
![▲ 콩간지 마성의 매력. 당신도 빠져들 것이다.](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18-kong.jpg)
1등보다 위대한 2등
숫자 2와 홍진호의 인연은 그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였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 마성의 콩간지 2연타 출처: 포모스 fomos.kr](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19-kong.jpg)
출처: 포모스
그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그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하겠다.
홍진호는 1982년생으로 2남 중 2번째로 태어나 2000년 12월에 프로게이머로 데뷔했다.
![▲홍진호 해처리 시절 (오른쪽). 후에 급격한 외모 게이지가 상승한다.](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20-imandkong-540x169.png)
눈부신 업적과 활약을 펼쳐 개인리그 2등인 준우승만 5회를 했고(우승 경력은 없다[1]), 양대리그 본선을 22회 진출했다.
![▲그냥 말하는 건데 왜케 짠하니...ㅠ](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21-semi-540x306.jpg)
프로게이머 2번째 억대 연봉자였으며, 역대 올스타전에서 최다 득표 2위를 차지했다.(왠지 여기에도 2가 많이 보이는 것 같다.)
![▲ 개기월식에도 밀림 ㅠ](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22-moon.jpg)
그런 그의 인지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동시대 같은 프로게이머이자 절대적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임요환이었다.
![▲ 콩까지마!](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23-kong.jpg)
당시 팬들은 임요환과 홍진호의 경기에 ‘임진록’이란 별명을 붙여주고, 둘을 숙적이자 라이벌 관계로 지정해줬다.
![▲어느덧 해처리를 거쳐 레어로 변태한 홍진호(우)의 모습. 좌측은 임요환.](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24-lair.jpg)
그는 임요환과 여러 가지 명승부를 펼치지만, 그때마다 ‘뭔가 2% 부족한 2인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었다.
![▲ 우승자와 준우승자의 엇갈린 표정 또 임요환](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25-kong-540x320.jpg)
2004년 ‘삼연벙 사건(3:0으로 홍진호가 임요환에게 진 경기)’을 당하는 등 그에게는 기억하기 싫은 경기들로 인해 한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 조만간 이 사건도 다룰 날이 올 것이다. 세번은 안돼요 세번은!](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26-3yeonbung-540x304.jpg)
하지만 결과적으로 친근한 2등 이미지에는 더 도움이 돼 홍진호는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전설의 콩댄스](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27-kongdance.gif)
연예계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다. 박명수와 유재석 간의 관계다.
MBC ‘무한도전’ 프로그램에서 박명수는 ‘1인자 유재석을 이은 2인자’를 자처한다.
최근에는 덜하지만, 박명수는 “쩜오”라고 지칭하는 등 적극적으로 본인이 2등임을 알리고 이를 굳히려는 모습을 보였다.
![▲ 내가 바로 2인자 1.5인자!](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30-1.5-540x403.jpg)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1인자를 노리기도 하지만, 현재 그의 인기를 있게 한 무한도전에서만은 그는 ‘영원한 2인자’의 모습을 보인다.
![▲'재석이 없었으면 어쩔뻔했지?'](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31-park.jpg)
자의든 타의든 간에 홍진호와 박명수는 ‘대항마 전략(A Rival Horse Strategy)‘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영학에서 대항마 전략은 1등을 인정한 채 2등만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서 이를 포지셔닝하는 것을 뜻한다. 성공할 경우 2등은 후발주자의 진입을 쉽게 차단할 수 있고,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를 이어나갈 수 있다.
![▲그가 첨부터 원했던건 아니었을 것이다 (...)](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32-kong-540x303.jpg)
1등은 아니지만… 대항마 전략
홍진호를 예로 돌아가 보자. 그는 처음에는 ‘2등’이란 꼬리표를 떨떠름해 해왔다. (프로게이머 승부의 세계에서 만년 2등이라고 하니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자신이 군대에 있는 사이, 친정팀이 경기에서 우승하자 끝내 눈물을 보이는 홍진호 콩까면사살](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33-kong-540x405.jpg)
하지만 점점 갈수록 본인 스스로가 2와 관련된 포스팅을 SNS에다가 당당히 남기고
“준우승은 의미가 없어.” 같은 자학개그도 즐겨 하는 등 대항마 전략에 어울리는 포지셔닝을 훌륭히 해냈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2등이 잊혀진 가운데 그는 오히려 ‘실력도 있고 외모도 훈훈하고 머리도 좋지만, 영원한 2등’ 이미지를 가지고 방송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김수현과 닮았다고 말할 날이 오다니... 콩까들도 예측못함](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36-kongsh.jpg)
그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말이다.
이런 ‘대항마 전략’은 2등 기업의 성장 전략으로도 흔히 애용된다.
산업계에서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경쟁에서 사이다인 세븐업(7UP)의 등장을 예로 든다.
1950년대 탄산 음료시장은 당시만 해도 콜라가 꽉 잡고 있었고,
이 시장에 도저히 낄 수가 없었던 사이다 음료 세븐업은 어느 날 기발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낸다. 캐치프레이즈를 “콜라가 아닌 음료”라고 한 것.
곧 소비자에게 ‘콜라 다음에는 세븐업’이라는 인식을 주게 해서 결국 세븐업은 콜라에 이은 2등 청량음료로 성공적으로 등극하게 된다.
중국 저가 스마트폰 제조기업인 샤오미의 레이쥔 CEO가 故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여러 측면에서 따라 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위아래 위위아래](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40-updown.jpg)
1등은 아니지만 1등에 크게 뒤지지 않는 2등이란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 '대륙의 실수' 배터리 만든곳 맞다.](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41-mi.jpg)
커피전문점 이디야도 스타벅스 점포 옆에 일부러 자사 점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말로 서브스트리트 전략이라고도 한다.[2]
굳이 1등하지 않아도 충분히 경쟁력 있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1등보다 위대한 2등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재밌는걸 어떻게 해...](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43-kongja-540x610.png)
주로 이 경우는 1등이 과거의 영광에 취해있어서 안주했던 반면, 2등은 부단한 노력과 자기 성찰로 후세에 더 이름을 떨친 경우다.
![▲ 정말 그랬다.](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44-remember.jpg)
때로는 2등이 1등을 뒤집기도 한다. 초한지에서 전투에서 계속 압도한 것은 항우였지만 결국 전쟁에서 이긴 것은 유방이었듯 말이다.
![▲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진다는 격언의 예](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45-chohan-540x773.jpg)
하지만 대항마 전략을 써서 성공하는 2등 기업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자신이 성공한 원인을 끝까지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수백,수천,수억 게임을 한 자의 여유 계산해보면 몇만년동안 살아야 한다](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46-kong.jpg)
세븐업은 “미국은 세븐업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기울었다.
![▲ 콩간지와 겁먹은 임요환](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47-ganji.jpg)
한때 박명수는 2인자 컨셉을 버리고 다른 프로그램에서 메인 MC로 나서기도 했지만 모두 조기종영되고 “무능하다”는 말까지 듣는 굴욕을 겪은 바 있다.
![▲시원하게 말아드셨습니다](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48-ganji.jpg)
그렇듯 대항마전략을 쓰는 주체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솔직히 사람이든 기업이든 만년 2등만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49-2-540x207.jpg)
결국 유명해질수록 언젠가는 1등을 해야겠고 1등이 욕심나기 마련인데 지금까지 해왔던 ‘2등 이미지’를 소비자에게서 떨쳐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 본심 아닐까 ㅋㅋㅋ](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50-retreat.jpg)
괜히 섣불리 행동했다가 본전도 못찾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홍진호의 경우는 그런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겠다.
![▲기호 2번이라서 그런거. 누군가가 보인다면 기분탓이겠죠](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51-election-540x379.jpg)
본인이 2등이라고 강조한 게 아닌, 팬들이 ‘만년 2등’이라고 한 대항마 포지셔닝에 본인이 부응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52-kong](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52-kong-540x405.jpg)
현재 방송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2인자‘란 포지셔닝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능동적인 이미지인 ‘원조 뇌섹남’ 으로
![▲ 전설의 시작. 홍진호의 더 지니어스 출연](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53-legend-540x270.jpg)
서서히 자리매김해 가는 홍진호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 마무리는 역시...콩은 까야 제맛](https://ppss.kr/wp-content/uploads/2015/07/54-kong-540x36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