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을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앱들은 모두 140만 개가 넘는다. 이 중 한국인이 만든 앱도 굉장히 많다. 그중 품질이 좋은 앱을 애플이 따로 모았다. “메이드 인 코리아 — 한국을 빛낸 멋진 App과 게임”이라는 이름 아래 15개의 앱을 발표했다. 어떤 앱이 있는지 살펴보자.
1. PICSPLAY2 (무료, 프로 기능은 인앱 구매)
사진 편집 앱은 안드로이드가 iOS를 따라가기 힘든 카테고리다. 픽스플레이2는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앱이다. 전 세계 127개국에서 베스트 신규 앱에 선정됐다는 건 이 앱이 그저 그런 사진 편집 앱과는 다름을 보여준다. 대개 기능이 많은 앱일수록 복잡성이 증가해서 잘 만든 앱이 되기는 힘든데, 이 앱은 다양한 기능들을 하나의 앱에 잘 넣어놨다. 커브, 레벨도 쓸 수 있어 데스크탑에서 포토샵으로 사진 보정을 즐기듯 많은 자유도를 제공한다.
한국에서 만든 앱답게 공유 기능에 카카오 스토리가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해외의 앱들은 대부분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정도까지만 공유 기능을 제공할 뿐,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 스토리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공유를 번거롭다. 이 앱은 그런 면에 있어서 한국에서 쓰기 편한 앱이라 할 만하다.
2. Noom 코치 : 눔 다이어트 (무료, 인앱 구매/안드로이드)
최근 기술 업계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기록하고, 데이터를 토대로 더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 건강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식이 습관에 대한 것이다. 자신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열량을 섭취했는지, 어떤 영양소를 섭취했는지 기록하는 것은 사람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앱의 문제는 지역에 따라 사용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문화만큼이나 자주 먹는 음식을 제대로 목록화해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국 사람이라면 한국에서 만든 식이 관리 앱을 씁시다.’는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Noom 코치는 잘 만들어진 국산 다이어트 앱이다. 해외에서 만든 앱을 쓰면 떡볶이를 Topokki라고 검색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떡볶이라고 검색할 것인가? 한국 앱으로서는 드물게 애플 워치도 지원한다
3. 비스킷 (무료, 인앱 구매/안드로이드)
어떤 언어를 배울 때 단어를 외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걸 아이폰이 도와줄 수 있다면 꽤 멋지지 않을까? 비스킷은 모르는 단어를 편하게 찾아볼 수 있게 하고, 에버노트와 연동돼서 찾아본 단어들을 차곡차곡 기록할 수도 있게 해주는 단어장 앱이다.
비스킷의 재밌는 점은 단순히 앱으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서비스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플랫폼을 가리지 않아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찾아본 단어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기 때문에 기기에 상관없이 찾아본 단어를 쉽게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단어장 앱 하나 쓰는데, 회원 가입까지 해야 된다는데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외국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앱이다.
4. Vimo – 동영상 + 움직이는 스티커 및 텍스트 (무료, 인앱 구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멋진 필터를 적용해주는 사진 보정과 달리, 영상에 재밌는 효과를 적용해준다는 건 여전히 일반인들에겐 어려운 일이다. 영상을 제대로 만들려면 값비싼 장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영상을 다루는 쉬운 앱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Vimo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동영상 편집에 재밌는 효과를 넣어주는 앱이다.
동영상에 맞춰 움직이는 스티커를 앱 내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할 일은 재밌는 영상을 찍어 적당한 스티커를 선택하는 일뿐이다. 잠깐의 시간 투자로 영상을 더 재밌게 만들 수 있다니, 대단히 멋지다.
5. QUEST : 할일관리 & 간편메모 (1.99달러)
앱의 이름에서부터 게임의 느낌이 강하게 난다. 원래 할 일 관리라는 게 자기 스스로에게 내리는 퀘스트가 아닌가. 그런 면에서 게임화를 할 일 관리에 적용한 건 똑똑한 일이다. 하루하루의 내 생활이 게임처럼 앱 내의 캐릭터를 레벨 업 시키는 일이 된다면, 좀 더 할 일을 확실하게 처리하게 되지 않을까?
8비트 캐릭터들이 할 일에 재미를 부여하고, 앱을 귀엽게 만들어준다. 대부분의 할 일 관리 앱들이 어떻게 할 일을 목록화할 것인가에 신경을 많이 쓰는 반면, 조금 다른 방향으로 할 일 관리에 접근한 재밌는 앱이다.
6. 29CM (무료/안드로이드)
이제 많은 쇼핑몰 서비스가 앱을 제공한다. 하지만 모바일 구매가 손쉽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전의 데스크탑을 앱으로 옮긴 정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이는 다수의 쇼핑몰이 솔루션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툴을 쓰기에 생기는 현상이다.
29CM는 자체적으로 앱을 개발한 데 그치지 않고, 쇼핑몰을 매거진화했다. 제품을 팔기 이전에 콘텐츠를 팔며 쇼핑의 즐거움을 더한 것이다. 특히 매거진의 디자인과 콘텍스트에 상당히 신경을 써서 마치 잡지를 읽는 듯한 감성을 전달한다.
또한 29CM는 깨알 같은 몇 가지 즐거움을 준다. 처음 열었을 때의 시계는 마치 유니클로의 UNIQLOCK을 보는 듯한 재미를 안겨준다. 또 커머스 화면에서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벌리면 화면이 갈라지며 공유 버튼이 열리는 등 자잘한 UX가 쇼핑에 재미를 더해준다.
7. 커버 – 포토에디터 (1.99달러)
사진 편집 앱이다. 단순히 필터만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치 잡지를 꾸미듯 사진 위에 멋진 타이포그래피를 이용해 글을 쓸 수 있다. 단순한 UI로 사진 보정의 어려움을 없앴다.
비슷한 류의 앱들이 폰트나 템플릿, 필터를 인앱 구매로 비싸게 파는 것에 비해, 커버는 1.99달러만 내면 앱에서 제공하는 모든 필터와 템플릿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마치 자동 보정처럼 랜덤 버튼으로 수많은 템플릿과 필터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 없이 즉흥적인 기분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8. Gravie – Text on Video (1.99달러)
커버가 사진에 스티커를 붙여주는 앱이라면 Gravie는 동영상에 텍스트와 그래픽을 추가해주는 앱이다. 앞서 소개한 Vimo와 다른 점이 있다면, Vimo가 움직이는 스티커에 더 집중한 반면, Gravie는 텍스트와 그래픽 효과, 영상의 편집에 더 집중했다는 것이다. 비슷한 앱이지만, 각각의 앱을 이용해 만든 동영상은 서로 다른 느낌을 준다.
최근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은 동영상에 점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여전히 사진이 가장 많이 공유되는 미디어이기는 하지만, 영상 또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친구들에게 영상을 쉽게 보여줄 수 있는 만큼 남들보다 좀 더 멋진 영상을 만들 수 있다면, 1.99달러를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9. 피키캐스트 (무료/안드로이드)
이제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피키캐스트를 알고 있을 듯싶다. 피키캐스트는 ‘우주의 얕은 지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많은 사람들에게 킬링 타임 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록 “얕은 지식”만을 전달하기는 하지만, 킬링 타임만큼은 확실하게 할 수 있다.
상당히 잘 짜인 UX로 다양한 카테고리의 가벼운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10분 정도 보내는 건 일도 아니다. 덕택에 지하철 역을 지나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자. 나이 든 사람이라면 대체 이게 뭔지 문화적 쇼크를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10. 비트윈 (무료/안드로이드)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나 쓰고 싶지만, 쓸 수 없는 앱이다. 커플들을 위한 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설명도 하지 않겠다.
11. 왓챠 (무료/안드로이드)
전 세계 동시 개봉이 새삼스러울 게 없는 요즘이지만, 영화는 국가에 따라 대중의 취향이 달라지는 콘텐츠 중 하나다. 그렇기에 국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왓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영화 추천 앱 중 하나이고, 네이버보다도 더 많은 리뷰가 있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영화를 주제로 하는 해외 앱을 쓸 때면 영화 제목부터 국내 개봉 제목과 원제가 달라 영화 검색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왓챠는 그럴 일도 없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앱이기 때문에 주변 극장의 영화 시간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말 그대로 한국에서 만들었다는 장점을 십분 살린 앱이 왓챠다.
12. CJ the Kitchen-나만의 맞춤 레시피 추천 (무료/안드로이드)
TV를 틀면 모두가 요리를 하고 있다. 요리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나도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나라마다 다른 음식 문화에 맞는 레시피를 모두 갖고 있는 앱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 레시피를 찾기 위해서는 해외 앱보다 한국 앱을 살펴보는 게 더 좋은 앱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
CJ the Kitchen은 그런 면에서 딱 좋은 앱이다.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멋지게 제공한다. 단순히 사진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으로 과정 자체를 더 쉽게 따라갈 수 있게 해준다. 오늘 저녁에 뭘 만들어 먹을지 고민된다면 이 앱을 다운받으면 된다.
13. 지니뉴스 : 나만을 위한 스마트 뉴스 리더(필수어플) (무료/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뉴스를 본다는 건 썩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글을 읽을 때는 일정한 크기 이상의 화면을 사용해야 쾌적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에서 뉴스를 보는 사람은 점점 늘어만 간다. 사람들은 출퇴근길에 그 날의 주요 뉴스들을 살피기도 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하다가 흥미로운 뉴스를 탭 해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읽어봐야 할 뉴스들을 한곳에 모아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니뉴스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앱이다. 해외에는 이미 이와 같은 앱이 충분히 많지만, 해외의 앱들이 국내 언론사까지 신경 써주지는 않는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라도, 모국어가 더 읽기 편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한국 뉴스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지니뉴스는 편리한 도구가 될 수 있다.
14. 폴라 (무료/안드로이드)
인스타그램의 네이버 버전이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SNS로 큰 인기를 끌어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사진을 찍은 후 필터를 적용해 손쉽게 미려한 사진으로 포장할 수 있으며, 이를 친구들과 돌려볼 수 있다. 또 해쉬태그를 활용해 마음이 맞는 익명의 누군가와 손쉽게 연결된다.
이런 서비스를 30대 이상은 이해하기 힘들지 몰라도, 이미 10대에게는 페이스북 이상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조금이라도 젊어지고 싶다면, 이런 앱을 체험해 보는 게 어떨까?
15. 빨간 시계 – 간결하고 아름다운 알람 시계 (1.99달러)
기본 앱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알람 이외에 다른 추가적인 기능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면 이 앱을 한번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간결한 UI로 사용이 쉽고, 아침에 간단한 날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성도 갖추고 있다.
알람 기능 외에도 탁상시계처럼 쓸 수 있어서, 아이폰 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침에 아이폰을 항상 켜져 있는 시계로 사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