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신저 앱,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대세가 되다
얼마 전 스마트폰을 바꾸면서 한가지 의미 있는 변화를 주었다. 스마트폰 화면 맨 밑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 칸에 있었던 전화와 문자 버튼을 위로 빼버리고, 대신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을 그 자리에 넣었다. 그 이유는 누구나 동감하실 거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카카오톡으로 대부분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해결하며 전화는 정말 급할 때만 걸고, 문자는 카톡을 보낼 만큼 가깝지는 않은(?) 사람들에게 업무적인 내용으로 연락할 때만 사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전화나 문자보단 카톡의 사용빈도가 훨씬 높다.
이처럼 나를 포함, 상당수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이 메신저 앱으로 이동하면서, 트래픽으로 먹고 사는 언론사들이 그에 대응하기 위해 변화하기 시작했고, 앞서가는 브랜드들도 메신저 앱을 활용해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은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내 생각을 정리해본다.
2. 메신저 앱을 통한 트래픽 비중의 급증
내 블로그 독자들의 유입 경로를 분석해보면, 평균 20~50%의 방문자가 “email/Instant messenger and direct”를 통해서 들어온 걸로 나온다. 가장 많은 조회 수(약 2만1천 회)를 기록했던 ‘마케터를 꿈꾸시는 분들께’라는 글의 경우에도 아래와 같이 8,000명 이상이 그 경로로 유입되었다. 사내 이메일을 통해서 공유된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대학생/신입사원들의 ‘단체 카톡방’을 통해 공유되고, 그를 통해 많은 분들이 찾아주신 게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추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확히 어떤 메신저를 통해서 들어왔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근데 유력 언론사들도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블로터닷넷의 최근 기사 ‘새로운 트래픽 화수분, 모바일 메신저’ 에 따르면, 영국의 일간지 ‘Guardian’의 경우 전체 트래픽 중 10~15% 정도가 모바일이긴 한데 정확한 유입 경로를 알 수 없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기사 공유 및 유입이 이루어진 걸로 추정하고 있다.
스페인 축구 클럽 발렌시아의 경우 최근 클럽 웹사이트에 ‘WhatsApp으로 공유하기’ 버튼을 달았더니 전체 모바일 유입량의 69%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하며, 페이스북/트위터는 15~16% 수준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뉴스 사이트 중 하나인 ‘버즈피드’ 역시 최근 모바일 웹페이지에 왓츠앱 공유 버튼을 추가했다. (아래 스크린 샷 참조) 그러자 압도적으로 많은 트래픽이 왓츠앱으로부터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유입량에서 왓츠앱은 이미 트위터를 넘어섰다고 한다.
사람들이 ‘페이스북/트위터 등 전통적인(?) 소셜미디어보다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서 더 많은 콘텐츠를 공유하고, 실제로 클릭 및 방문까지 이르는 비율이 더 높다’라고 단정 짓기는 이른 감이 있으나, 이러한 추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업 마케터들은 이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3. 모바일 메신저 마케팅 전략
1) Owned media 강화+메신저 앱 연동
내가 국내 디지털 마케팅 현황 분석을 했던 ‘한국 디지털 마케팅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네이버’라는 글에서도 썼듯이, 한국 회사들에서는 아직도 디지털 마케팅을 하나의 유행으로 보고 그때그때 ‘뜬다’는 플랫폼/소셜 미디어에 기업의 채널을 개설하여 대응하는 데 주력하며, 정작 가장 중요한 기업의 owned media인 기업 웹사이트나 블로그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경향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특정 소셜미디어에서 작성한 내용은 그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들에겐 접근이 어려운 경우도 있고, 과거의 싸이월드나 최근의 카카오톡 망명 사태에서 보듯이 모바일 메신저와 소셜미디어는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메신저/플랫폼에만 기업 페이지를 구축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기업의 웹사이트, 그리고 좀 더 informal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블로그는 무조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으로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해야하며, 대신 기업 웹사이트/블로그의 컨텐츠를 소셜미디어/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연동을 강화해야 한다.
2) ‘공유를 부르는’ 콘텐츠 만들기
기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만 담아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서 뿌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그건 과거 유행하던 스팸메일이나 스팸 문자 메시지와 다를 바가 없다. 어떤 플랫폼이던, 이제 기본은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거나 감동/재미를 주어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를 제작, 배포하는 것이고, ‘공유를 부르는 콘텐츠’라면 소비자들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자발적으로 공유하여 브랜드에 힘을 보태줄 것이다.
3) 메신저별 특징 파악 및 customized contents 제작
타겟 국가 또는 타겟 소비자군에서 특정 메신저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유하고 있다면, 그 메신저에 customize된 콘텐츠를 제작하여 대응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보자.
A. 라인: 스티커
라인은 일본/동남아 등에서의 선풍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타 지역으로도 적극 진출을 하고 있으며, 전 세계 사용자가 4억 명이 넘는다. 그리고 라인의 타 모바일 메신저 대비 차별적 강점은 과거 이모티콘의 발전된 형태인 ‘스티커’이며, 다양한 브랜드들에서 ‘sponsored sticker’를 제작, 브랜드 팬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아래는 스페인 FC Barcelona의 라인 스티커로, 클럽의 인기 선수들의 캐릭터를 잘 살린 스티커가 재미있다.
라인이 1위 메신저 앱인 태국의 Siam Commercial Bank에서도 보라색 BI를 적용한 귀여운 라인 스티커를 제작, 홈페이지에서 적극 홍보하고 있다.
B. Whats App
왓츠앱은 연 $0.99의 이용료를 받는 대신 광고나 브랜드 페이지 등을 운영하지 않는다(창업자의 원칙이라고 함). 하지만 광고가 없어도 소비자들과의 직접 소통 및 참여를 통한 창의적인 캠페인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Absolut Unique 보드카가 아르헨티나에서 진행한 캠페인 사례를 보자. 앱솔루트는 아르헨티나에서 런칭 파티를 준비하면서 한정된 수의 팬들을 선정, 초청하기 위해 파티 도어맨 ‘Sven’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리고 파티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왓츠앱에서 ‘Sven’과 친구를 맺고 왜 자신이 파티에 참여해야 하는지를 설명하여 스벤에게 티켓을 받아야 하는 미션을 주었다. 사람들은 음성 메시지, 비디오 등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스벤에게 티켓을 받으려고 노력했고, 이 캠페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큰 buzz를 일으켰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비디오를 참고하시길.
(참고 링크)
C. 카톡 플러스 친구
카카오톡 내에는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플러스 친구 계정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 특히 유니클로, H&M, 옥션 등의 브랜드들은 할인 정보/쿠폰/특가 상품 정보 등을 카카오톡 플친들에게 제공하여 매출 향상에 상당히 큰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그룹에서는 최근 ‘최고의 미래’라는 웹 드라마를 유튜브를 통해 런칭하면서 해당 드라마에 출연한 인기 연예인들의 얼굴을 담아 아래와 같은 카카오톡 스티커를 무료 배포하기도 했다.
원문 : 진민규의 마케팅/Tech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