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자전거도 제대로 사려면 이렇게 귀찮은 것들이 많다. 어떤 형태의 자전거를 고를지, 그리고 어느 매장에서 구입할 것인지 결정했다면, 다음은 자신에게 맞은 사이즈의 프레임을 선택하고, 동시에 자전거와 함께 구매해야 나중에 편한 물품들을 사두는 게 시간과 돈의 낭비를 줄이는 길이다.
하나. 몸에 맞는 자전거 고르기
자전거는 신체와 밀접한 도구다. 장기간 자전거를 탈 경우 더해지는 피로감을 덜어내기 위해 자전거 사이즈와 신장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아무리 마음에 드는 자전거라도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가 없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라. 혹 그렇지 않다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으로 피팅-여기서부터는 고수의 영역이니 설명을 생략한다―을 하거나, 불편한 주행 자세를 감수해야 한다.
프레임 사이즈를 선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해당 숍에 가서 자신의 키를 알려주고 사이즈 조견표를 참고하는 방법이다. 프레임의 형태에 따라 혹은 브랜드마다 권장하는 프레임 사이즈는 다르다. 따라서 구매하기 전에 미리 알아보고 사는 것이 좋다. 프레임 사이즈는 대개 해당 브랜드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단, 저렴한 자전거는 사이즈를 다양하게 만들지 않는다. 요즘은 50만 원대의 보급모델도 사이즈 조견표를 제공하지만, 그보다 값싼 자전거의 경우에는 기대를 하지 말자.
자기 몸에 맞는 프레임 사이즈를 고르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차피 다 인터넷에 나온다. 네이버에서 ‘자전거 사이즈’를 검색하라.
둘. 사소한 차이에 목매지 말 것
예산과, 어떤 스타일의 자전거를 탈 것인지를 정했다면 당신이 고민해야 할 것은 딱 두 가지다. ‘간지’와 브레이크 성능이다.
왜 간지와 브레이크일까. 결론적으로 말해, 이 두 가지만큼 자전거에 대한 만족감을 크게 좌우하는 요소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자전거 부품의 등급 등등을 너무 열심히 공부해서인지 최대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사려고 혈안이 되는데,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다. 앞서 설명했듯, 자전거는 대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는 추세다. 따라서 비슷한 가격대의 자전거는 어떤 브랜드건 거의 비슷한 성능을 내게 돼 있다.
엄격히 따지자면 동급의 자전거라도 브랜드 별로 조금씩 가격차가 있기 마련이다. 가격관리가 유리한 국산 브랜드 자전거가 해외 브랜드의 제품보다 부분적으로 더 좋은 부품을 사용하는 경향은 있다. 그러나 그 차이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차이를 체감할 정도로 성능이 좋은 자전거를 타려면 적어도 백만 원 정도는 더 들여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다른 자전거에 비해 가성비가 떨어지더라도 자신이 사고 싶었던 자전거를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만족스럽다. 자전거는 가성비보다는 감성비다.
단, 브레이크 성능은 예외로 친다. 다른 부품과 다르게 저렴한 비용으로도 자전거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브레이크다. 브레이크는 주행의 안전성을 높이고, 그 결과 더 공격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즉, 좋은 브레이크는 자전거를 더 안전하고 빠르게 탈 수 있게 한다. 고로 마음에 드는 자전거가 두 개 있는 경우엔 브레이크 등급이 더 좋은 자전거를 사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셋. 예산을 자전거에만 올인하지 말 것
자전거를 타면서 필요한 기본적인 용품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헬멧이고, 그 다음이 라이트다. 물론 이런 것들이 없어도 자전거가 굴러가겠지만, 안전에 관한 물품에 돈을 아끼려다가 더 큰 돈이 나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쓸 수 있는 예산이 타이트하게 짜여져 있다면, 처음에 자전거를 살 때부터 기본 용품을 살 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1. 헬멧
자전거와 함께 사야 할 용품 1순위다. 두 바퀴가 달린 탈 것은 언제 어떻게 사고가 날지 모르며 사고가 났을 때, 심각한 부상에서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용품은 헬멧이 유일하다. 값싼 장비를 고르면 10만원 안쪽에서 고를 수 있다.
2. 라이트
라이트는 전조등과 후미등이 있다. 빛깔을 놓고 보자면 전조등은 크고 하얀 반면 후미등은 붉은 색이다. 이 불빛은 자전거의 방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앞뒤를 반대로 달아선 안 된다.
후미등은 뒤에서 오는 운전자의 눈에만 띄면 되기 때문에 공짜로 달아주는 것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조금 예쁜 것으로 바꾸고 싶다면 1~2만 원 정도 투자하자.
반면 전조등은 조금 돈을 들여도 좋다. 비싼 전조등은 내뿜는 빛은 크고 아름답다. 단, 그만큼 배터리 소모도 크다는 것이 함정. 가로등이 많은 길을 타는 사람이라면 보통 3~5만원선 제품도 쓸만하다. 그러나 주로 타는 길이 어둑어둑한 하다면 7만 원 이상 라이트가 적절하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밤에 산에 가는 사람들은 최소 30만 원 정도하는 라이트를 권한다. 충전 방식은 USB 충전식이 가장 간편하다.
자물쇠의 기능은 크게 전시효과와 실질효과로 나뉜다.
모든 탈 것이 그렇지만, 자전거를 보면 누구나 한번쯤 타보고 싶은 묘한 매력을 느낀다. 자물쇠는 타인으로 하여금 남의 자전거를 허락 없이 타보려는 마음을 억제하는 힘이 있다. 이 물건은 주인에게서 보호받는 물건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 자물쇠의 전시효과다.
그러나 절단기를 들고 돌아다니는 고물상 업자나 전문 도둑까지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 앞에서 자물쇠는 훔치는 데 약간 귀찮은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 비싼 자물쇠의 역할은 도둑질을 막는 것이 아니라 도둑질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이것이 자물쇠의 실질 효과다.
값싸고 보안등급이 낮은 자물쇠라도 일정한 전시효과와 최소한의 실질효과는 가지고 있다. 휴대하기도 편해서 부담 없이 들고 다닐 수 있다. 반면 20만 원짜리 자물쇠는 보통의 장비로는 끊기가 어렵다. 대신 휴대하기는 불편하다.
어떤 물건을 골라야 할까? 자전거를 항상 시선이 닿는 곳에 두는 사람이라면 전시효과와 약간의 실질효과를 가진 자물쇠로도 충분하다.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자물쇠 역시 항상 휴대해야 하기 때문에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물쇠도 나쁘지 않다.
반면 주거 공간의 제약 때문에 자전거를 눈 밖에 보관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자물쇠는 크고 두툼한 것이 좋다. 10만 원 이상의 자물쇠에는 다양한 보안 옵션이 붙는다.
정리하자면 자전거를 살 때는 우선 자신의 체형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해야 하며, 기계적인 스펙 만큼이나, 자전거의 감성적인 측면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헬멧과 라이트, 자물쇠 또한 자전거의 일부분임을 고려하여 예산을 짜되, 브레이크는 투자 대비 성능의 향상폭이 매우 높은 부품임을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