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의 ‘Reassuring’ data show slowdown in South Korean MERS outbreak를 번역한 글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데이터는 한국의 메르스 유행이 잦아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154명이 감염되고 1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에서의 메르스 유행이 잦아들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유행이 공식적으로 종식되기까지는 수 주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메르스 감염은 6월 1일 정점을 찍었다. 평택성모병원을 중심으로 한 최초 감염에 뒤이어 삼성서울병원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하면서다. 연구자들은 삼성서울병원에서의 사례가 대규모의 4차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를 예의주시했다. 그로부터 현재까지, MERS 코로나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로 여겨지는 14일이 지났으나, 그런 대규모 감염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무적인 데이터
서울아산병원의 감염병 연구자 김성한 교수는 최근의 유행병 곡선 –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염될 것인가 하는 예상 시나리오 – 이 “고무적”이라고 말한다. 또한 감염인과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고 격리하는 통제 조치 또한 잘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4차 감염의 증거는 없습니다만, 며칠 더 지켜봐야 확실해질 겁니다.” 그는 말한다.
한국에서 메르스 감염 사례가 발견되었던 10개 병원 중 7개 병원에선 지난 14일 동안 추가 감염 사례가 없었는데, 이는 해당 병원에서는 사태가 진정 추이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반면, 다른 세 개 병원에서는 여전히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잠재되어 있다고 김성한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특히 75건의 감염 사례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에서 “재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6월 초 삼성서울병원에서 발견된 감염 사례 중에는, 확진받기까지 일주일 이상 병원 내 환자들과 접촉했던 구급대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감염된 사람은 감염 수 일 후에서야 증상이 나타난다. “이번 주는 메르스 유행이 곧 마무리될지 아닐지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고비라 하겠습니다.” 김성한 교수는 강조했다.
병원 수 산출
제주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이근화 교수는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진단받기 전 많은 병원들을 거쳐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이후 세 개 병원에서 추가로 감염 사례가 발견되었으며, 지속해서 다른 병원에서 새로운 유행이 발생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이근화 교수는 말한다. 그동안, 공식적으로 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가능성을 모니터링중인 기관 수는 72개로 늘어났다. 이 병원들 중 상당수가 6월 1일부터 12일까지 MERS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유행을 막기 위한 통제 규모도 매우 커졌다. 이번주까지 161개 병원이 국가안심병원으로 지정되어 외래 및 응급 진료실과 분리된 특별 격리 구역에서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처치하고 있다. 한국 보건복지부는 폐렴 증세 환자는 MERS 1차 진단을 받기 전까지 응급실에 입실할 수 없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가지 불확실한 것은, 메르스 감염인과 접촉한 후 어디까지 감염이 퍼질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6월 16일까지 5586명의 접촉자가 14일 격리 조치에 취해졌으며 3505명은 격리 조치가 해제되었다.
6월 13일 세계보건기구(WHO)와 한국 보건 당국은 일주일간의 공동 조사 결과 한국의 MERS 유행 추이가 과거 중동에서의 병원 내 MERS 유행 추이와 유사하다고 결론지었다. 공동 조사단은 한국의 응급실과 병동이 매우 혼잡한데다,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진단을 받는 의료 쇼핑 문화까지 겹쳐 메르스 유행이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입원 환자가 가족 및 친구들과 오랜 시간동안 함께 지내는 한국의 긴밀한 문화 또한 한 가지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의 훌륭한 대응
몇몇 비판자들은 유행에 대처하는 한국의 대응이 둔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김성한 교수는 이런 지적이 불공평하다고 말한다. 한국 내 메르스 최초 감염자는 중동 방문 후 5월 11일 증상이 나타났는데, 20일 확진 및 격리되기까지 4개의 서로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켰다는 것이다. 정부가 다소 “운이 없었다”고 그는 말한다.
다른 나라도 중동으로부터 들어온 메르스 감염 사례를 진단하기까지 한국과 비슷한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요행히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아랍에미리트를 여행한 사람이 2013년 4월 23일 입원하고도 5월 1일까지 메르스로 의심받지 않다가 5월 7일에서야 메르스로 확진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는 프랑스 병원에서 단 한 사람만을 감염시켰다.
김성한 교수는 한국 정부가 실패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에 있었다고 말한다. 정부는 최초 감염이 발생한 병원의 이름을 알리기를 거부함으로써 대중의 우려를 키웠다. 독일 본 의과대학교 바이러스 연구소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박사는 문제가 인식된 후, 보건 당국의 접촉자 추적 및 검사가 “특출난”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말한다.
김성한 교수는 메르스가 일반적으로 병원(및 일부 가정에서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감염되긴 하지만,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감염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의 여지가 많다고 말한다. 일례로 증상이 가볍거나 증상을 보이지 않는 메르스 감염인이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를 방출할 수 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김성한 교수는 한국의 메르스 유행이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얼마나 거대한 구멍이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