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온라인 시대에 2등까지는 그래도 먹고살 만한 시대였다. 익스플로러에 그나마 북마크로, 웹주소창에 자동 주소완성이 되니까 큰 불편함 없이 2등 서비스를 활용해왔다.
하지만 모바일시대는 2등의 존재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부분 모바일 엄지족들은 중첩되는 경쟁적 앱 두 가지를 깔기보다는 하나의 앱으로 만족한다.
모바일 앱은 설치도 쉽지만 ,삭제도 그만큼 쉽단 게 취약점이다.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유지(retain)하려면 자신이 속한 서비스 선두주자 1빠(first mover)가 되거나, 1위가 되거나, 둘 다가 되어야 한다.
2등에게 주어지는 파이는 현격히 적고 고객 이탈 위험도 그만큼 크다.
제조업 시대에는 first mover도 언제나 fast follower의 도전에 긴장해야 하는 시대였다. fast follower가 더 근면하게 완벽한 품질로 더 저렴한 단가로 생산하면 first mover의 이전은 단숨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는 follower에게 아예 기회 자체가 부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충족적 소비자는 새로운 경쟁사 앱을 noise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고,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으므로 홀로 고립될 위험까지 있으니 굳이 그런 리스크를 부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 Disruptive(교란적)한 혁신을 시도하는 기업도 처음 하나의 기업이 의미가 있지, 두 번째 세 번째 따라 하는 기업은 그다지 감흥이 없고, 심하면 유저들에게 Distructive(파괴적)한 구태로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혁신을 하려면 제대로 우버, 에어비앤비가 되어야지 제2의 우버. 이런 건 사실 그냥 잉여다. (역설적으로 그 대단한 우버도 중국에 가면 잉여다.)
Fast Follower가 아닌 First Mover가 되어라
모바일 SNS와 메신저 비즈니스는 규모의 경제와 First mover 이점이 너무나 뚜렷하므로 앞서 길목을 차단한 1등 기업이 누리는 이점은 더더욱 크다.
단순하게 생각하자. 할머니, 손자 모두 사용하는 카톡. 다른 어떤 모바일 메신저가 나타나도 카톡이 누리는 이점은 넘어서기 어렵다. 기술이 부족해서? 아니다. 그냥 일찍 빨리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게 이점이다. 고로 2위 경쟁자는 잉여로 전락할 확률이 높다.
전 세계인의 SNS 페이스북. 사용자 충성도 머무르는 시간 모두 최고로 높다. 규모의 경제가 날로 심화되며 인수한 인스타그램, 왓츠앱과의 시너지도 그 생태계 안에서 저절로 형성된다.
페이스북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의 first mover, big fish(1위) 기업을 수십조 원을 써가면서 인수하고, 그런 전략을 신속히 행하는 역량이 페이스북의 핵심가치다. 유일하게 못 먹은 대어는 최근 알리바바 투자받은 젊은 모바일 SNS 스냅챗.
중국 8억 명의 SNS 텐센트도 마찬가지. SNS 메신저로 가둬둔 사용자 상대로 게임아이템 팔고, 이모티콘 팔고, 요즘엔 광고도 하고, 심지어 금융상품도 팔아제낀다. 8억이란 숫자는 지속 증가할 뿐 아니라 점점 더 거대한 고정자산처럼 느껴진다. 다양한 서비스로 8억의 숫자는 깊이와 외연을 더해가고 텐센트는 이 8억을 상대로 다양한 최초의 실험을 맘껏 실행할 수 있다.
얼마나 아름답나? 자신이 쌓은 성안에서 제왕적 지위를 누리는 펭귄 제국! First mover의 거대한 이익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바로 텐센트다.
모바일 시대, 1등이거나 1빠가 되는 것은 독점의 달콤함을 향유할 조건이자 승리의 왕관이다. 1등을 빨리 쫓아가는 2등 전략보다는, 1등을 대체할 전혀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1빠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문: Vision Cre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