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디즈니의 매출은 약 50조원(480억$)으로 ’13년 대비 8% 성장으로 고만 고만했으나, 영업이익은 130억$로 전년대비 20% 성장을 만들어냈다. 그 비결은 Studio Entertainment 부문에서 창출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럼 이 Studio Entertainment 부문은 무엇인가?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하여 VOD로 판매하는 부문이다. 이 부문 이익이 급증한 비결은 10년 초장기 디즈니왕국을 지배하는 회장 겸 CEO 밥 아이거의 인수합병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략은 다름아닌 모여라 캐릭터이다.
모여라 캐릭터
아래는 밥아이거 임기동안 디즈니의 캐릭터 인수합병을 (훨씬 많지만 중요한 딜만 추려서)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밥아이거가 마이클 아이스너의 뒤를 이어 CEO자리에 올라선 것은 2005년. 바로 1년후 인수합병을 통해 캐릭터 왕국이 시작된다.
06년 8조원(74억$)에 스티브잡스 형님이 CEO로 있던 Pixar를 인수한다. 전액 주식교환 딜이라 스티브잡스가 7% 개인 대주주가 되어서 디즈니 이사회 멤버가 되었던 딜이다. (당시 잡스왈, 나 디즈니 왕국 이사야!)
결국 디즈니는 픽사를 합병하며, <토이스토리>, <니모를찾아서>, <인크레더블>캐릭터에 욕심내며 애니메이션 업계를 꿀꺽한다. 당시에 PER 40배가 넘게 질렀다고 고가인수 아니냐 비난도 있었지만, 결국 디즈니가 지금의 캐릭터 총집결체가 된데에는 당시 회사의 DNA를 바꾸는 인수를 감행한 것이 한 몫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09년도 마블 스튜디오를 인수한 것은 정말 신의 한수로, 캐럭티 인수의 정점을 찍었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캡틴아메리카. 이루말할 수 없는 수퍼히어로들이 모두 디즈니랜드로 상륙했다. (이 멋쟁이들이 디즈니랜드의 영원한 평화 태평성대를 지켜줄 것만 같다는! 미키마우스로는 너무 연약하잖아?!)
’12년 12월 21일. 루카스필름을 4.5조원(41억$)에 인수한다. 스타워즈의 무형자산가치가 26억$로 장부에 기록된다. 40년짜리 감가상각이다. 잘키운 영화 하나가, 두고 두고 수많은 사람 먹여살리는 것이다.
’14년 5월 7일. 온라인비디오컨텐츠 네크워크 Maker Studio 5억$에 인수한다. (Maker Studio 기존 주주들은 ’15년에 실적 달성하면 추가로 4.5억$ 보너스 지급받는 조건 포함됨, 사실상 거의 1조짜리 인수딜!)
이제 디즈니는 올해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중국인이 몇명 모일지 숫자만 세면 될 듯싶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중국 덕후 매니아층 젊은이들에게 팔려나갈 캐릭터 제품의 매출은 또 어떤가?! 진심으로 올해 개장하는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대박을 칠 것 같은 예감이다.
그런데, 디즈니도 중국에는 별수 없다. VIE(Variable Interest Entity)구조로 홍콩 중간지주사 거쳐서 중국으로 한 쿠션 먹고 들어간다. 아! 불안한 중국 사업이여! ㅎㅎ
정부 규제는 회피하려 중국 현지법인의 지분율은 50% 미만으로 낮췄으나 다양한 이면 계약을 통해서 사실상 모든 경제적 이득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다는 것인데, 추후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국이야기는 이만 각설하고 어쨌든 밥 아이거라는 걸출한 CEO의 공격적 캐릭터 인수합병 전략은, 꺼져가던 고리타분한 역사적 기업을 미래 지향적 모바일 최적화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재탄생시켰다.
캐릭터를 모아서 서로간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획기적 생각은 결국 모바일시대에 위기에 처한 기존 미디어 산업과는 정반대로 디즈니를 초우량 기업으로 변모시켜 놓은 것이다. 이 시대는 진실로 의사결정과 방향성이 모든 것을 뒤집어 놓는 Power of One의 시대란 말인가?
적어도 디즈니의 경우는 그렇게 보인다.
참고로 최근 5년간 월트디즈니의 주가 상승은 약 4배에 다다른다.
원문: Vision Cre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