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15억명이상 인구가 사용하는 세계 최대 SNS이다. IT 만리장성을 세운 중국에서 원천적으로 접근이 불가한 상황을 고려하면 페이스북의 전세계적 영향력은 가히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저의 급증과 함께 날로 페이스북의 중독성은 더욱 치명적으로 커져만 가고 있다. 모바일 광고, 미디어 모두 페이스북 생태계로 빨려들어 가고 있으며, 평균 체류시간도 날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덕분에 페이스북의 실적과 주가 모두 급성장 추이를 보이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페이스북이 사람의 뇌구조와 인간관계를 닮았기 때문이다.
1. 망각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따라서 시계열적으로 모든 것을 기억하면 사람냄새가 사라진다. 페이스북에서 검색이 잘 안되서 불편하고, 딱히 규칙도 없이 나의 타임라인을 증발시킨다. 아무리 찾아도 내가 쓴 글이 안나타난다. 구글에서 검색도 안된다.
이런 불편함은 페이스북이 기술이 부족해서일까? 절대 아니다!
의도된 불편함.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복제하려는 페이스북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고도의 전략인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페이스북처럼 우리네 기억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망각이 없으면 사람은 너무 많은 정보에 시달리고 상처에 아파하고 스트레스에 짓눌릴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크게는 현재에 덜 집중할 것이다.언제나 기억에서 꺼내볼 수 있다면 현재는 과거에 더 가까워질 확률이 크다. 나중에. 나중에. 하는 사이에 현재는 과거가 된다.
그러나 지금 아니면 안되는 이야기들을 이야기 하게 만들고 지나간 이야기들은 적절히 삭제되고 감추어지는 것은 불편하지만 매력적이고 중독성 강한 속성이다. 그게 우리네 뇌구조와 무섭도록 닮아있는 것이다. 우리가 페이스북에 끌리는 이유다.
2. 불안감
페이스북은 많은 사람들과 관계 맺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래서 글 하나 사진 하나로도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활동이 뜸하면 페친들에게 노출될 가능성도 떨어진다.
즉, 빈번히 꾸준히 활동을 해야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우리네 오프라인 친구 관계도 마찬가지 아닌가? 연락이 뜸해졌다는 것은 관심도 적어졌다는 증거 아닌가? 꾸준히 안부도 묻고 내 소식도 알려야 사회적 인간 인기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 유저가 자꾸 하루에도 수십 수백번 페이스북 아이콘을 눌러대면서 중독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이러한 욕망 때문이고, 반대로 관계 단절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3. 선택
상대방 눈치보지 않고 페친을 정리할 수 있고, 보기 싫은 정보를 나름의 기준으로 재단할 수 있다. 아주 손쉽게 나에게 필요한 소식만 골라볼 수 있다. 아주 논리적인 배열은 아니다. 내가 선택을 하지만 페이스북이 나에게 알려주는 소식의 취사선택 근거는 내가 알 수 없다.
사람의 인연이란것도 그렇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우연히 주어지는 관계다. 하지만 아무리 인연이라도 지구반대쪽 사람을 만날 확률은 현격히 낮다. 페이스북은 이런 선택과 인연사이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를 복제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우리는 불편함과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무질서한 페이스북 생태계에 빨려들어가는 것이다.
왜? 사람냄새가 나기 때문에, 우리는 외롭고 관심받고 싶고,관계지향적이기 때문에…
따라서 인간관계 전문가 집단 페이스북은 불편함 속에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 페이스북의 불편하면서도 치명적 중독성은 인공지능, 딥러닝, 로봇의 시대에도 결국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기반이 되어야 가치가 창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얼마나 깊은 이해를 하고 있는가?
원문: Vision Cre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