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4년 11월에 작성된 글입니다.
“나는 모른다.” 메신저에서 이 두 단어는 나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리고, CNBC의 초대를 받지 못하게 만들겠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아주 적합한 말이다.
이번 가을 내 블로그 글 중 하나의 문구에 문제가 있다는 사람들로부터 몇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그 글은 나와 다른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다양한 위험에 대해 살펴본 것이었다. 문제가 되었던 문구는 ‘높은 금리, 어쩌면 훨씬 더 높은 금리 전망’이었다. 그 독자들은 금리 인상과 인플레는 위험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우리가 아주 오랫동안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았고, 디플레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독자들은 기본적으로 지금부터 몇 년 후 일어날지, 일어나지 않을 모르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만일 그 문구가 디플레와 그에 앞선 낮은 금리의 위험을 언급한 것이었다면, 마찬가지로 내가 틀렸다는 이메일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가 곧 인플레와 금리 급등을 겪게 될 것이며, 디플레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메일 말이다.
나는 우리가 가까운 장래에 인플레이션을 겪게 될지 디플레이션을 겪게 될지 모른다. 더 중요한 것은, 나는 이 주제에 아주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 내 돈을 투자하거나, 그들의 기준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아주 신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포커 게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이 두 번째로 좋은 패가 들어오는 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만일 여러분이 약한 패를 받았다면, 방어적으로 베팅하거나, 패를 접어, 더 큰 손실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자기 패에 확신이 있다면, 공격적으로 베팅을 할 수도 있다(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올-인할 수도 있다).
어쨌든, 여러분은 쉽게 최고의 패를 쥘 수도 있다. 포카드라면 상대방이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들고 있지 않은 이상 훌륭한 패임이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투자에서 어떤 포지션에 대한 자신감이 더 크면 클수록, 포트폴리오에서 그 포지션의 비중을 더 늘릴 것이다. 따라서 자신감이 지나친 인플레이셔니스트(inflationist)는 금의 비중을 늘릴 것이고, 자신감이 지나친 디플레이셔니스트(deflationist)는 장기 국채를 가득 담게 될 것이다. 만일 그들의 예측이 맞는다면, 큰돈을 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예측이 어긋나면, 두 번째로 높은 패의 문제를 안게 될 것이다. 큰돈을 잃는다는 말이다.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정부의 통화 및 재정 개입함에 따라 세계 경제의 복잡성은 증가해 왔다. “그건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고, 이번에도 그때와 같을 뿐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역사적 사례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주요 글로벌 경제가 고평가되었던 마지막 시기가 언제였던가? 절대 없었다고 생각한다. 미 연준이 4조 달러에 달하는 대차 대조표를 해소하는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나는 모른다.
또한 새로운 경제 문제가 전 세계로 옮겨가는 방식이 10년 전보다 훨씬 더 다이내믹해졌다. 2004년과 비교해 오늘날 글로벌 경제에 대한 중국의 중요성만 생각해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그 당시 미국의 대중국 수입 규모는 1,940억 달러였다. 2014년 시작부터 8개월까지의 대중국 수입 규모는 2,930억 달러였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경성 원자재(원유, 철광석, 철강)를 탐식함에 따라 수요 증가의 원인이 되었고, 그에 따른 이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는 외팔이 경제학자 수준으로 낮아지고 싶지 않지만, 인플레와 디플레에 대한 대화는 “한편으로는 이렇지만, 다른 한 편으로 저렇다“는 식의 토론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포커 게임에서처럼, 두 번째로 높은 패가 들어온다면 “올인”하고 싶더라고 참아야 하는 편이 나을 것이며, 자기 집을 담보로 잡히거나, 아이들의 대학자금을 걸거나, 장모님의 고양이를 전당포에 맡겨 돈을 빌리거나 해서는 안 된다. 돈을 잃더라고, 다음 한 판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오늘은 아니라도 말이다.
“나는 모른다”는 자세로, 두 번째로 높은 패를 잡고 인플레나 디플레에 베팅할 때는 (이 패로 이길 수 있는) 수준을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보는 것이겠지만, 그런 패는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볼 때는 극도로 위험한 것이며, 어쩌면 치명적일 수도 있다.
현재 환경에서 투자하는 것은 상당한 겸손이 필요하며, 미래가 어떨지 거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내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 자신의 경제적 예측 능력에 대해 어느 정도 불안감을 느꼈으면 하고, “나는 모른다.”라는 자세로 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길 바라고 싶다.
작가들은 동일한 문장에 앨버트 아인슈타인과 마하트마 간디를 같이 인용할 때의 문제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만큼은 독자들의 양해를 구하고 싶다.
간디는 “자신의 지혜에 대해 지나치게 확신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가장 강한 것도 약해질 수 있고, 가장 지혜로운 것도 틀릴 수 있음을 상기하는 것이 건강하다.”라고 말했다.
아인슈타인은 한 걸음 더 나가 “진정한 천재는 자기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더 똑똑하고 더 겸손한 사람일수록 기꺼이 “나는 모른다.”라고 말할 수 있고, 우리 보통 인간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 내 말을 따라 하시라.
원문 : 책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