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re Dividend의 「The 15 Owner-Related Business Principles of Warren Buffett」을 번역한 글입니다.
워런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보고서를 통해 기업 관련 15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이 15가지 원칙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 원칙을 다른 기업에 적용하면 장기 투자 가치가 있는 기업을 식별하는 유용한 틀이 될 것이다. 이 글은 기업을 선택하는 버핏의 15가지 원칙을 분석한 것이다.
원칙 1: 주주가 소유자인 기업
우리(워런 버핏 & 찰리 멍거)는 버크셔를 기업 자산의 궁극적 소유주가 아니라, 주주들이 자기 자산을 보유하는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3쪽
이 첫 번째 원칙이 가장 중요하다. 버핏과 멍거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주주들로부터 자금을 투자받은 한 기업으로 생각하지 않고, 주주들이 자기 자산을 소유하는 통로로 생각한다. 기업 자산의 소유주는 기업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주주라는 생각이다. 또 이들이 기업 규모 극대화가 아니라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이 원칙을 따르는 기업은 기업 규모를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게 아니라 주주 가치를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일례가 주주 가치를 확대하지 못하면서 기업 규모를 키우는 역할에 불과한 고평가된 기업을 인수하는 대신, 내재 가치 이하에서 자사주를 매입한다거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일이다.
원칙 2: 경영진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
버크셔에 속한 대부분 이사는 자기 순 자산 중 상당 부분을 버크셔에 투자해놓습니다. 자급자족하는 셈이죠.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3쪽
이 두 번째 원칙은 경영진의 수익률과 주주들의 수익률을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진이 자기 기업 지분을 상당량 보유했다면 연봉을 늘려 자신에게만 혜택이 돌아오게 하는 대신 (자신이 주주이므로) 주주 가치 극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다.
어떤 경우이든 경영진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주주 이익과 경영진의 이익을 더 잘 일치시킨다. 이를 통해 경영진은 주주처럼 생각한다. 경영진의 지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기만의 이기적 결정을 통해 주주 가치를 파괴할 가능성이 더 줄어든다.
원칙 3: 장기적으로 주당 내재 가치 성장 극대화를 목표하는 기업
우리는 버크셔의 경제적 중요성이나 성과를 그 규모로 측정하지 않습니다. 주당 성장으로 측정합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3쪽
어떤 경영진이든 그 목표를 주당 기준으로 장기적 주주 가치 극대화에 놓아야 한다. 신주를 발행하면서 기업을 키우는 것은 주주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100만 달러짜리 기업의 지분 10%를 소유하는 것은 1,000만 달러짜리 기업의 지분 1%를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업이 주당 수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전체적인 기업의 성장에만 집중하면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주주 가치를 희석한다. 이런 일은 REIT 기업들의 투자 설명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풍경이다.
원칙 4: 평균 이상의 자기자본 수익률로 현금을 창출하는 기업
목표 달성을 위해 우리가 선호하는 것은 현금을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평균 이상의 자기자본 수익률을 올리는 여러 기업을 골고루 직접 소유하는 것입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3-104쪽
버핏은 강력한 경쟁 우위를 갖춘 기업을 고르기로 유명하다. 현금을 사용하는 대신 현금을 창출하고, 평균 이상의 자기자본 수익률을 올리는 기업이 강력한 경쟁 우위를 갖췄을 가능성이 더 높다. 향후 몇 년(또는 몇십 년) 동안 사용 기업을 보호하면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량 기업으로 다각화한 포트폴리오는 지속적으로 주주들을 위한 현금을 창출하며, 이 현금을 이용해 선순환 사이클로 더 많은 우량 기업을 매수할 수 있다.
원칙 5: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
우리는 여러분에게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지 알려준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버크셔의 사업을 평가할 뿐 아니라 경영과 자본 배분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 또한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4쪽
언제나 GAAP 회계 기준이 기업의 성과와 가치의 가장 정확한 그림을 그려주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경영진은 투자자들에게 자사의 상황을 더 잘 보여줄 추가적인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원칙 6: 회계 가치가 아니라 내재 가치를 극대화하는 기업
회계 결과는 우리의 경영이나 자본 배분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취득 비용이 비슷하다면, 우리는 표준 회계 원칙에 따라 보고 의무가 있는 수익 1달러 기업보다 보고 의무가 없는 수익 2달러 기업을 매수합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 연례 보고서, 104쪽
원칙 5에서 언급한 것처럼 언제나 GAAP 회계 규칙이 진정한 기업의 기초 경제성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경영진은 회계 기준에 따른 주당 순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주당 내재 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원칙 7: 부채를 보수적으로 이용하는 기업
찰리와 제가 사용하는 금융 미적분에서는 추가로 몇 % 수익률을 위해 편안한 잠을 포기하는 따위를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4-105쪽
기업의 부채 부담이 커질수록 파산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부채는 미래의 수익을 당겨쓰는 것이며 이를 이용해 현재의 성장을 더 빠르게 하는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약 30%다. 부채 부담이 큰 기업일수록 기업 경영과 관련한 단기적 사건이라도 심각한 문제로 비화한다. 보수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경기 둔화와 사업 침체에 더 잘 대비한다.
원칙 8: 단지 자존심을 채우기 위한 이유로 사업을 늘리지 않는 기업
경영진은 자신의 ‘위시 리스트’를 주주의 비용으로 채워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주주들에게 일어날 장기적인 경제적 결과를 무시한 가격으로 기업 전체를 매수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5쪽
대기업 경영진은 주주들에게 최선의 이익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업을 매수하고 싶을 수 있다.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게 경영진에게 더 큰 제국을 다스린다는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종종 많은 대가가 따르며, 주주 가치 증대에는 쓸모가 없는 일인 경우가 많다.
원칙 9: 더 많은 이익을 얻어낼 경우에만 이익을 유보하는 기업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1달러 유보 이익당 적어도 1달러 이상의 시장가치가 주주들에게 돌아가는지 여부를 평가합니다. 이로써 이익의 유보가 지혜로운 일인지 검사합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5쪽
기업은 이익을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의 형식으로 주주들에게 되돌려 주는 것보다 더 큰 이익을 창출할 경우에만 이익을 유보해 재투자해야 한다. 현금 더미를 쌓아 올리기 위한 것 외에 아무 다른 목적 없이 이익을 유보하는 것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한다.
원칙 10: 주가가 적정하거나 고평가됐을 때만 신주를 발행하는 기업
우리는 투하한 것보다 더 많은 기업 가치를 얻어냈을 경우에 한해 보통주를 발행합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 연례 보고서, 105쪽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을 때 신주를 발행한다면, 주주 가치를 적극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다.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을 때 신주를 발행한다면, 주주 가치재고를 위한 훌륭한 방법이다. 경영진은 신주 발행 자금을 적정 가치 투자처나 저평가된 투자처에 재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칙 11: 좋은 사업은 절대 매각하지 않는 기업
가격이 얼마 건 관계없이, 우리는 버크셔가 보유하고 훌륭한 기업을 매각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는 또한 적어도 어느 정도의 현금 창출이 기대되는 한, 그리고 경영진과 노사관계가 괜찮다고 생각되는 한, 평균 이하의 기업이라도 매각에 대해서는 아주 심각하게 고려합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5-106쪽
버핏은 주식을 매수한 뒤 수십 년 동안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업이 충분한 현금 흐름을 제공해주면 그 현금을 이용하는 것이 해당 기업을 팔고 다른 주식이나 기업을 매수하는 것보다 더 낫다.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면 어느 것을 팔고 어느 것을 살까 고민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제쳐두고라도 중개 수수료, 가격 슬리피지 및 세금을 비롯한 마찰 비용이 소요된다. 간단한 매수 후 보유 전략은 비용을 낮춰주고 뒤늦은 후회와 걱정을 덜어준다.
원칙 12: 주주들에게 오해를 주지 않고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
우리는 여러분에게 버크셔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장단점만을 강조한 솔직한 보고서를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의 기준은 여러분에게 버크셔에 대한 사실만을 말하는 것이며, 버크셔의 포지션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알리고자 합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6쪽
원칙 12는 원칙 6과 비슷하다. 상장 기업의 경영진은 주주들에게 오해를 사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가능한 한 가장 정확한 그림을 그리도록 기업에서 일어난 부정적인 사건과 긍정적인 사건 모두를 주주들에게 알려야 한다.
주주들에게 의도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영진은 “진실을 왜곡” 시키는 데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것이며, 주주 가치 극대화에 집중해야 할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다. 만일 최고 경영자가 정직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 기업 서랍에 아직 나타나지 않은 다른 해골(글자 그대로 해골이 아니길 바라지만)이 들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원칙 13: 경쟁 업체에 최고의 아이디어를 내주지 않는 기업
좋은 투자 아이디어는 좋은 제품 또는 기업 인수 아이디어만큼이나 아주 드물며, 귀중하고, 경쟁력을 가져다줍니다. 따라서 우리는 웬만해서는 우리의 투자 아이디어를 입에서 꺼내지 않습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 연례 보고서, 106쪽
원칙 6과 12에서 주주들에게 솔직한 기업을 언급했다. 원칙 13은 솔직함의 한계에 관한 것이다. 경영진은 주주들에게 기업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줄 경영 철학과 지침을 말해줘야 하지만 정확하고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 업체가 자사의 고유한 경쟁력을 따라 할 것이다.
원칙 14: 고평가되지 않은 기업
일부 주주에게 ‘고평가되는 것은 저평가되는 것만큼이나 좋지 않다’는 우리의 접근 방식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 투자자들의 실수에서 반사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우리의 이런 접근 방식은 버크셔의 최고 전망이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줄 거라 믿습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6쪽
고평가된 주식은 투자자들을 잘못된 길로 이끈다. 버핏은 자신의 장기적 접근 방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주주를 원한다. 주식이 적정 가치에 있을 때 매수해 보유하는 주주만 기업의 장기적인 내재 성장을 실현한다. 아주 고평가된 주식은 주주들로 하여금 즉각적인 이익을 탐하게 만들며,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게 한다. 또한 주주가 장기적으로 보유할 가능성도 없다.
원칙 15: 장기 가치 성장률이 S&P 500을 능가하는 기업
우리는 정기적으로 버크셔의 주당 장부 가치 성장률을 S&P 500 성장률과 비교해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는 버크셔가 이 척도를 넘어서길 희망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어떤 투자자가 우리를 원하겠습니까?
- 버크셔 해서웨이 2013년 연례 보고서, 106쪽
기업의 장기 주당 내재 가치는 S&P 500보다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투자하느니, 저비용 인덱스 펀드에 돈을 넣어두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15가지 원칙의 핵심
버핏의 기업 관련 15가지 원칙의 핵심은 다음 문장으로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다: 주주를 기업 소유주로 대접하고, 우량 기업을 경영하면서, 장기적으로 주당 내재 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영진을 찾는 것. 합리적인 장기 투자자는 기업의 지분을 매수할 때(주식 투자를 할 때) 반드시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 강력한 경쟁 우위를 갖춘 우량 사업
-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경영진
- 주주 가치에 중점을 두는 경영진
- 자본 배분에 능숙한 경영진
- 주당 내재 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영진
맺음말
이 특성을 갖춘 기업을 실제로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시간의 시험을 견디고 몇십 년 동안 주당 내재 가치를 성장시킬 초우량 기업은 거의 없다.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경영진을 찾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 위대한 경영진이 있는 위대한 기업을 찾아냈다면 최선의 방법은 매수한 후 영원히 보유하는 것이다. 이런 기업은 투자자의 부를 복리로 불려줄 것이다. 매년 주당 내재 가치가 증가할 것이므로.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