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워렌 버핏은 엑손 모빌의 지분 전부와 코노코필립스의 지분 나머지를 매각하고, 내셔널 오일웰 바코의 지분을 줄임으로써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영광스럽던 원유 관련 산업 투자 시절이 끝난 게 아닌지 의아해하고 있다.
원유 관련 분야 투자에서도 버핏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지난 32년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의 연평균 수익률이 24%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의 가장 유명한 투자처는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및 질레트(현재 프록터 앤 갬블)였다. 버핏은 이들 기업에 투자로 각각 3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그렇기 때문에 버핏이 매수하거나 매도한 주식에 대해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무작정 받아들일 때 나타나는 문제는 버핏의 주식 투자 성공과 자원 분야 투자 성공을 동일 선상에 놓고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버핏의 자원 분야 투자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버핏이 처음으로 자원 분야에 투자했던 시기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트로 차이나 지분 5억 달러 상당을 인수한 후, 2007년 35억 달러의 이익을 보고 매각했다. 이 투자가 성공했던 이유는 저평가 상태에서 사들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이 기업은 450억 달러의 가치로 거래되고 있었지만, 버핏은 실질 가치가 1,000억 달러는 된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가치 투자의 첫 번째 원칙이다. 저평가되어 있을 때 사서, 적정한 가치가 되면 파는 것 말이다.
버핏은 2008년 다시 자원 분야에 투자했다. 코노코필립스의 지분을 매입했던 것이다. 이 기업에 투자했던 이유는 에너지 분야가 자신이 바라던 제품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투자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투자 실패의 첫 번째 이유는 자신의 원칙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즉 “이해할 수 없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말라”는 원칙 말이다. 버핏은 비록 위대한 투자자일지 모르지만, 자원 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아래 차트를 보라.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유가는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 2008년 중반, 유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원 분야는 주식 시장에서 가장 경기 순환적 경향이 강한 분야 중 하나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코노코 필립스 투자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본 이유는 자원 분야에 투자할 때 꼭 필요한 경기 변동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에너지 퓨처 홀딩스의 투자도 실패한 원인이기도 하다. 그는 천연가스 가격이 거의 고점에 다다랐을 때 이 기업의 회사채를 매수했다.
자원 분야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원유 및 가스 가격이 다년간의 저점에 있어, 시장에서 소외되어 있는 원유 및 가스 관련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2009년, 코노코필립스의 주가는 주당 35달러로 저점에 도달해 있었고, 2014년 주당 80달러까지 상승했다. 버핏이 2008년이 아니라 2009년에 코노코필립스 주식을 매수했다면, 가장 큰 투자 성공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버핏이 원유 관련 투자로 가장 성공했던 경우는 철도 기업 벌링턴 노던 레일로드 투자였다. 이를 원유 관련 투자로 보는 이유는 이 기업이 백켄으로부터 정유시설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2009년 이후 버크셔 해서웨이는 벌링턴 노던 레일로드로부터 총 150억 달러 이상의 배당금을 받았고, 연평균 수입은 57% 증가했고, 수익은 두 배 이상 늘었다.
벌링턴 노던 레일로드 투자가 성공했던 주된 이유는 주가가 저점에 있던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었다. 이 투자의 성공을 버핏의 말로 설명하면, “다른 이들이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다른 이들이 두려움에 떨 때 탐욕스러워져라.”가 될 것이다. 또한, 이 기업은 안정적이고, 지루하며, 예측 가능한 사업을 영위하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하는 기업을 매수한다는 버핏의 투자 원칙에도 들어맞는다.
다른 주목할 만한 버핏의 원유 관련 투자는 선코 에너지와 필립스 66으로, 최근 기존 가지고 있던 지분에 새로이 지분을 추가했다.
워렌 버핏의 지난 투자 역사를 바탕으로 볼 때, 자원 분야 투자에서는 실패와 성공이 공존하고 있다. 이 중 성공의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버핏의 투자 철학을 충분히 이해한 후, 마찬가지로 자원 분야를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워렌 버핏은 일련의 주식 매수 기준이 있다. 부채가 적으면서 마진이 높을 것(경영자가 천재일 필요는 없다), 강력한 독점력과 무한한 가격 결정 능력, 그리고 예측 가능한 수익이다. 이 같은 매수 기준은 소비재 사업에 투자하는 경우 아주 큰 힘을 발휘하지만, 자원 부문에 투자할 때는 달성하기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기준이다. 아래 차트를 보라.
에너지 분야는 다른 산업보다 높은 자본 지출이 요구된다. 자원 분야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높은 자본 지출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투자 전략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이 말은 일반적으로 익숙한 기업들보다 부채 수준이 높고, 마진은 낮은 기업이라고 개의치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버핏의 투자 기준 중 자원 분야 투자에 맞지 않는 또 다른 기준은 강력한 독점력과 무한한 가격 결정 능력이다. 원유 및 가스는 세계 도처의 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상품이다. 또한 이들 거래소에서는 세계적인 생산과 소비를 기준으로 투기적인 거래가 일어나며, 이곳만이 가격을 결정하는 유일한 곳이다.
마지막으로, “경영자가 천재일 필요는 없다.”라는 투자 기준은 원유 생산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것과 상관이 없다. 원유 및 가스 관련 기업을 경영하는 데는 사업을 유지하거나 성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구과학자, 화공 기술자, 기계 기술자 및 석유 기술자들이 필요하다.
버핏의 자원 분야 투자 성공에서 유일하게 배워야 할 점은 주가가 장부 가치보다 낮고, 시장에서 소외되었어도,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문 : 책도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