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독일 경제 연구소(DIW)의 David Pothier 의 A Minimum Wage for Germany-What Should We Expect?를 요약정리한 글입니다.
배경 : 법정 최저임금제가 없는 몇 안되는 EU 국가 중 하나였던 독일이 2017년부터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기로 정계에서 합의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아직도 찬반양론이 시끄러운데, 1999년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영국 사례를 참조하여 최저임금제가 독일 경제에 끼칠 영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입니다.
최저임금제가 끼치는 영향의 3가지 측면과, 그에 대한 영국의 최저임금제 도입에 대한 실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실업률이 상승할 것이다→ No. 실업률 증가는 없었음.
- 다만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이 약간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음.
- 그로 인해 노동자들의 실제 임금 상승분은 최저임금 상승분보다는 약간 작았음.
2.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다→ No. 기업 이익은 다소 줄었으나,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역할을 했음.
- 확실히 기업들의 순이익이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음.
-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반적인 상품 가격이 상승했음.
- 그러나 그런 정상적인 인플레는 경제 성장률에 긍정적인 것임. (특히 요즘처럼 경기 침체에 디플레 우려까지 있는 상황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순작용을 할 것이라는 결론이 가능)
- 다만,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에 대해서는 영국 사례에 대해서도 연구 결과가 없음.
3. 경제적 불평등이 감소할 것이다 → Yes. 그러나 그 폭은 제한적이었음.
- 확실히 최저임금제로 경제적 불평등이 감소하기는 하지만,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일부 저소득 계층에서만 발생했으며, 그 폭도 제한적이었음. (시간당 고작 몇 유로 올려주었으니 당연함)
- 경제적 불평등은 그것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 즉 (1) 주기적, 그리고 구조적인 노동 시장의 변화 (2) 노동 소득보다 자본 소득 비중이 증가 (3) 소득 재분배 기구 (세제, 복지제도 등)의 효율성의 감소를 해결해야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
결론 :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실업률이 높아진다고 말에 겁먹지 마세요.
다만 영국의 최저임금제 사례와 독일의 최저임금제 시행안은 이런저런 세부안에서 차이가 있고, 더욱이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좋든싫든 재벌들의 수출로 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경제 현실에서, 최저임금제 인상으로 인해 수출 상품 가격이 오르는 것이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판단 유보입니다. 시간되시는 분들은 저 위의 링크를 직접 읽어시기 바랍니다..
저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4대강 하듯이 다짜고짜 대폭 인상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내에서도, 기업들은 돈이 많지만 정작 국민들은 별로 쓸 돈이 없는 축에 속합니다. 그런 사회일 수록, 돈을 기업에서 국민들에게 이전시켜 내수 소비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위 표를 언듯 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 소비 비율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OECD 국가들(멕시코는 예외로 하시지요)은 GDP 대비 세수 비율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가령 프랑스는 GDP 대비 가계 소비 비율이 56%로, 우리의 51%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프랑스는 GDP 대비 세수 비율이 무려 45%가 넘어, 우리의 27%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즉, 프랑스는 원래 세율이 높아, 세금을 내고 나면 가계에서 쓸 돈이 없는 것이지요. (대신 복지 혜택이 많지요. 가령 대학 학비 등등…) 유럽에서 약간 열등생이 되어버린 스페인의 경우를 보면, 프랑스보다 세금을 적게 내는 대신 (GDP 대비 33%) 가계 소비 비율이 높습니다. (62%) 독일의 경우는 이야기가 약간 다릅니다. 세수 비율은 프랑스보다 적고, 스페인보다는 약간 높은 편인데, 저축률이 높아요. (10%)
문제는 우리나라인데, 저축률도 낮고, 세수 비율도 낮은데, 가계 소비도 낮습니다. GDP 대비 가계 소득이 적다고 밖에 설명이 안됩니다.
그렇다고 흔히 보수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업들이 세금을 다 내느라 기업들의 부담이 너무 심하냐 ? 확실히 다른 나라보다는 기업들의 비중이 더 높긴 하네요. 그러나 우리나라 법인세율이 다른 나라의 2배 수준이 아닌데도 GDP대비 법인세 비율이 높게 나온 것은, 확실히 우리나라 경제에서 대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엄청나게 크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기업에는 돈이 많고 국민들은 쪼들린다… 이것이 꼭 나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투자 잠재력 측면에서도 그렇고, 재벌 개인들에게도 그렇습니다.
원문: Nasica의 뜻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