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섭 님께 글을 부탁 드렸더니 jTBC 프로그램 리뷰를 하나 맡겼다. 돈 거래는 없었다. 잘 써줄테니 돈 좀 줘요. ‘남자의 그 물건’이라는 프로그램이라는 제목에 매우 기대했다. ‘남자의 그 물건’이라니! ‘jTBC가 tvN을 넘긴 막장이 되는구나…’ 라는 기대도 잠시. 열어보니 제품 리뷰 프로그램이었다. 대충 1화부터 3화까지 감상평을 남긴다.
1화 : 휴대폰을 5톤 트럭에 깔고, 오븐에 1시간 굽는 정신나간 리뷰 프로그램
대놓고 프로그램에서 제품을 비교하는 프로그램이 매우 적기에 꽤나 신선했다. 사실상 제품명을 다 밝힌다(…) 휴대전화 비교한다면서 갤선생, 옵선생, 아선셍, 베선생… 이러는 식(…)
1화 휴대전화에 매우 실망했다. 실험이란 게 변기에 빠뜨린 후 10초 후 꺼냄, 카메라 기능 비교, 오븐에 넣고 구워버림(…) 자동차로 밟고 지나감(…) 여튼 놀랍게도 아이폰 5와 갤럭시 S3는 오븐에서 살아남았고(…) 아이폰 5, 갤럭시 S3, 옵티머스 G는 5톤 트럭에 깔리고도 살아났다. 여기에 옵티머스 G는 액정도 멀쩡하다(…)
문제는 실험의 조건 통제가 미약한 데다가 반복 실험이 없기에 그냥 흥미성으로 끝난다는 점. 그리고 실험이 흥미롭긴 하지만 이런 거 비교해서 뭐하냐(…) 더군다나 진행자가 jTBC 1기 아나운서라는데 너무 재미 없고 남자다. 출연진 5명이 남자인데, 무슨 진행자가 남자야. 군대도 아니고(…)
그런데 2화부터 싹 바뀐다. 우선 미스코리아 출신 차예린 아나운서가 등장한다. 남자를 1회만에 자르다니, 이 얼마나 멋진 프로그램인가!
하지만 나름 희생정신 넘치는 프로이기도 하다(…)
2화. 전문성이 들어간 리뷰로의 환골탈태
2화의 소재는 로봇청소기다. 브랜드를 슬쩍 가리긴 하지만 이번에도 알 사람은 다 알게 나온다(…) 아무튼 처음에 5명의 남자가 4개의 제품을 하나씩 나누고, 서로 자기 제품이 좋다고 우기는 컨셉이다. 이 빨아대는 유머를 보는 게 프로그램의 재미 중 하나다.
김구라의 찰진 입담(…)
2화부터 재미있는 점은 제품 특징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야 뭐 사용성에 큰 차이가 없지만, 로봇청소기는 가격이 100만원 대부터 30만원 대까지 다양하게 등장한다. 또 걸레질 기능에서도 차이가 있다. 하나는 수출 중심이라 걸레가 아예 없고, 하나는 물걸레, 둘은 극세사 걸레를 사용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험이 대폭 완성도가 올라간다. 솔직히 휴대폰 가져다 두고 오븐에 굽고, 트럭에 까는 게 무슨 실험이야(…) 하지만 로봇청소기는 꽤 제대로 된 실험을 한다.
이번에도 약 빤 경쟁은 계속된다. 청소기끼리 줄다리기를 시켜댄다(…)
3화 : 김구라의 파워와 전문성의 결합 : 내의 비교
3화는 내의다. 2화 실험이 좀 진지했다면 훨씬 오락성이 붙는다. 이번에도 대충 알 사람은 다 알게 나온다(…)
이번에는 전문성을 올리고자 패션디자인 교수가 나온다. 나도 패션회사 다닐 때 김특정인물이 소재 어쩌고를 엄청 강조했는데, 사실 내의 간 보온성이나 신축성 차이는 꽤 크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 화에서는 소재가 내의인지라 섹드립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김구라는 그간 드러낼 수 없었던 섹드립을 마구잡이로 치는데 그 내공이 실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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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의외로 신선하고 유익한 리뷰 프로그램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정직한 리뷰를 한다고 하는데, 의외로 괜찮은 리뷰를 한다. 1화가 좀 민망한 수준이지만, 회가 갈수록 프로그램이 상당히 안정성을 찾는다. 김구라가 원래 죄과가 많기는 하지만, 어쩌다가 김용민 때문에 같이 연예계에서 보기 힘들어졌는데 그가 돌아왔다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고.
마지막에 방청객 평가를 하기는 하는데 별 의미는 없고… 사실 요즘 뭔가를 산다는 건 상당한 정보를 요구하는데, 너무 막 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인터넷만 잘 뒤지면 정보는 넘친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오락성이 강하고, 분량 한계로 S급 판정을 내주지는 않지만 대략 어떤 게 내 취향인지 정도는 알려준다. 이 정도면 리뷰 프로그램으로는 꽤 괜찮지 않나 싶다.
최종 결론 : 맛집 프로그램이나 파워블로거지마냥 최소한 사기치지는 않는다. 김구라의 썰만으로도 상당히 보는 재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