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 조지 부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유재석과 원빈 등이 참여한 아이스버킷챌린지로 모금된 돈의 액수는 약 1,025억원이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유명인사가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쾌감과, 캠페인에 지목된 한 명이 또 다른 세 명을 지목하는 놀이의 방식을 활용하여, 기부 행위를 하나의 유쾌한 놀이로 만들었다.
이 외에도 유쾌하고 멋진 기부 마케팅은 많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성공적인 기부 마케팅을 소개한다.
1. 유니세프의 캠페인
한 때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1번에 100원 기부 식의 글들이 올라온 것, 기억할 것이다.
유니세프의 캠페인은 ‘좋아요’를 이용한 기부 캠페인의 정곡을 찌른다. 가난한 한 소년이 카메라의 정면을 응시하면서 질병의 위협에 자신들이 노출되어 있다고 토로한다. 소년은 하지만 “유니세프 스웨덴의 ‘좋아요’ 숫자가 177,000으로 올 여름에 200,000을 돌파하니까, 걱정 없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메시지.
게으름뱅이와 사회참여의 합성어인 슬랙티비즘 Slactivism은 실천이 결여된 관심을 뜻하는데,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이 메시지는, 1/7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정말로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것이 구호기관에 기부를 하는 것과 똑같다는 착각을 깨부수는 목표를 달성했다.
2. 서스펜디드 커피 (Suspended Coffee) 캠페인
미리 지불된 커피라는 의미로, 100년 전 이탈리아 나폴리아에서 시작된 캠페인. 100년 전, 나폴리의 빈자들을 위해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제공하는 행위에서 유래된 캠페인이다.
커피를 사 마시기도 어려운 이를 위해서 누군가가 그들의 커피삯을 미리 지불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2010년 <세계인권의 날>에 ‘서스펜디드 커피 네트워크’란 페스티벌 조직이 설립되어 사회적인 큰 호응을 얻었다.
3. The Social Swipe Campaign
2014년 클리오 광고제 Direct 부문, Innovative Media, Engagement, Out of Home 부문 등에서 동상과 금상을 수상한 캠페인이다.
거대한 디스플레이에 카드를 긁으면, 2유로가 결제되면서 화면속에서 빵이 실제로 잘리고, 또 누군가를 속박하고 있는 수갑이 잘린다. 독일 자선 기부단체 미제레오르(Misereor)는 전체 유럽소비의 40%가 카드 결제로 이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기부를 하는 순간, 기부 행위의 결과물을 눈 앞에서 즉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기부행위에 실존적인 무게를 더했다. 영상 속의 공항의 기부 장치로 모금된 액수만해도 3,000유로에 달했다고 한다.
4. 불멸의 팬 캠페인
장기기증을 어떻게 하면 활성화할 수 있을까?
Sport Club Recife라는 축구 클럽은 영상캠페인을 통해, 팬클럽의 회원이 만약 장기기증을 한다는 서약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팬들에게 제시했다. 장기기증을 받은 이가 역시 Sport Club Recife의 팬이 되겠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축구팬의 눈이, 그가 죽은 이후에도 누군가의 눈이 되어 똑 같은 클럽을 영원히 응원하고 지지한다. 이 불멸의 팬 캠페인은 무려 5만 명이 넘는 팬들로부터 장기기증 서약을 받아냈다.
5. 방방의 추억
즐겁게 방방이에서 뛰어 노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를 위한 기부행위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어린이를 위한 기부를 독려하는 방법으로 동정심에 호소하는 것이 아닌, 기부하는 자신도 즐거워지는 놀이기구를 생각했다.
‘기부방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놀이기구는 방방이에서 뛰어 노는 동안 주머니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동전으로 기부할 수 있는 이색 모금함이다. 호주머니 가득 채운 동전만 있으면 누구나 탑승할 수 있다. 지난 3월 말,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처음 공개된 ‘기부방방’에는 1,0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색다른 기부에 대한 시민들의 큰 반응을 얻었다.
이 날 진행된 ‘기부방방’ 캠페인 행사 영상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어른의 눈높이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동정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놀고, 아이들을 위해 즐겁게 기부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체험형 기부’의 진수라고 할 수 있겠다.
‘기부방방’은 5월 5일 어린이날에 서울시와 공동주최로 열리는 ‘Children for Children’ 축제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열리니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 놀아보자. 이 밖에도 어린이 달리기, 나눔버스, 어린이 프리마켓 등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5월 5일을 즐겁고도 뜻 깊게 보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