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텔. 굉장히 생소한 핸드폰의 광고다. 프랑스 핸드폰이니 당연히 생소할 법하다. 우리가 아는 핸드폰이라고 해봐야 애플, 삼성, LG, 그리고 AS 걱정을 해야 할 펜텍이 전부가 아닌가. 하필 글을 수정하는 중 매각마저 실패했다
이 영상은 크게 세 가지 패션 스타일을 나타낸다. 락시크, 오버사이즈, 그리고 마르살라 칼라가 그것이다. 도대체 왜 저렇게 부르는 것이며 왜 예쁘고 잘난 젊은이들이 파리 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것인지, 파리를 대표하는 양식으로 꼽힌 이들 스타일이 무엇인지, 진지 빨고 파헤쳐 보자.
#박형섭과 락시크
락시크(Rock-Chic), 쓰는 이가 보기에도 상당히 보그스럽고 오묘하게 오그라드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거지 꼴을 한 록커(Rocker)들의 그 콕 찝어 말하긴 애매한데 멋있는 그 무언가, 냉소적이며 파괴적인데 편안하고 멋진 그 아리까리한 느낌을 단어로 만들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
실상 락시크는 실용주의와 일상생활의 기호다. 락시크 무드를 만드는 옷들은 티셔츠와 청바지, 그리고 오래된 레더 재킷이나 코트처럼 실용적이며 일상에 가까운 것이 대다수다. 힙합의 그것처럼 과시적이거나 클래식 수트처럼 고가인 아이템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 가까운 옷들이 모여 입는 이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 어우러지며 자연히 ‘락시크 무드’란 것이 만들어진다.
이는 영미와 유럽권 록커들이 삶은 대하는 태도와 직결된다. 적당히 입고 적당히 살며 기타를 잡던 록커들은 옷과 멋내기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저 좋아하는 옷, 혹은 가지고 있는 옷을 사시사철 입으며 음악에 집중했다.
술과 담배, 마약과 섹스, 그리고 음악. 그 피폐한 삶이 반영된 옷차림은 그들이 성공해 차고를 벗어난 다음까지도 이어졌고, 일련의 ‘명성을 얻은 사람들’이 보이는 행보와는 달리 낡은 옷과 기괴한 코디네이트를 이어가는 그들의 스타일은 ‘락시크’란 기호로 불리며 패션의 한 장르, 하나의 개념이 되었다.
결국 락시크는 ‘합리적인 멋’을 대변한다. 앞서 본 영상은 부족함 없이 균형 잡힌 성능과 안정적인 가격을 가지며, 군더더기 없이 미려한 디자인을 갖췄음을 말하고자 ‘락시크’를 키워드로 담은 것이다.
알카텔 아이돌 착은 1.2Ghz 쿼드코어와 1Gb의 램을 갖췄다. 분명 최고의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은 아니다. 다만 쓰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갖췄으며, 출고가 34만원! 이란 합리적인 가격을 달성했다. 게다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미려한 외관과 8MP-1.3MP의 성능 좋은 카메라, 잘 정리된 UI 의 ‘멋’은 우리를 즐겁게 한다.
이게 락시크다. 멋을 쫓다 합리를 놓치거나 합리를 쫓다 멋을 간과하지 않는, 합리적인 동시에 멋진, ‘락시크’의 내러티브를 알카텔 아이돌 스타일은 담아내고 있다.
#김필수의 오버사이즈, 그 열린 가능성
오버사이즈(Oversize), 적어도 패션의 영역에선 ‘몸의 실루엣과는 별도로 옷 자체의 실루엣이 시각적으로 우선하게끔 하는 새로운 실루엣 제안’ 정도로 읽을 수 있다.
단순히 사이즈가 큰 옷을 입는 것이 아니다. 사이즈가 아닌 실루엣이 큰 옷을 입는 방법론을 말한다. 즉 피티드(Fitted)로 기호화된 ‘딱 맞는 실루엣’, 스키니(Skinny)로 기호화된 ‘몸을 조여 만드는 새로운 실루엣’과 동위에 놓일 수 있는 개념이다. 현재 트렌드의 최전선에 선 기호로 여러 디자이너들이 오버사이즈 문법을 따르는 옷들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실루엣이자 트렌드의 최전선에 선다는 점 외에도 오버사이즈는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옷 자체의 면적이 넓어지는 만큼 다양한 디자인을 담을 수 있으며 겹쳐입기(레이어드)를 통해 새로운 코디네이트와 미감을 이끌어낼 수 있단 점이다. 디자이너, 그리고 옷을 입는 이를 예술가라고 볼 때 옷은 하나의 캔버스다. 캔버스의 물리적인 면적이 넓어지는 만큼 그릴 수 있는 것은 늘어난다. 이 당연한 원리를 오버사이즈는 해소한다.
또한 오버사이즈는 급진적이다. 아방가르드 패션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오버사이즈의 실루엣들은 인간의 형태를 벗어난 어떤 통찰을 보여주길 원한다. 넓은 캔버스에는 넓은 그림만 담기는 것이 아니다. 넓음 자체가 이미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오버사이즈의 개념은 ‘알카텔 아이돌 착’과 어떻게 통할까? 바로 크고 아름다운 화면과 통한다. 알카텔 아이돌 착은 5인치다. 크다. 호방하다. 스마트폰의 화면들이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긴하다만 그것이 플래그쉽급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였거늘, 알카텔 아이돌 착은 엔트리급에 자리를 잡으면서도 5인치의 호방한 화면을 갖췄다.
넓은 화면에는 그만큼 많은 것이 담긴다.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캔버스로 기능하며 스마트폰 알카텔 아이돌 착은 패션의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일맥상통한다.
#마르살라와 엄예진
마르살라(Marsala). ㅍㅍㅅㅅ를 읽는 이들에겐 낯설디 낯선 단어다. 마르살라는 색을 파는 기업 팬톤(Pantone)이 ‘올해의 색’들 중 하나로 선정한 색이다. 팬톤식 분류법으로 읽으면 18-1438번이고, 버건디보다 조금씩 채도와 명도가 낮은 색이다. 마피아로 유명한 이탈리아 시실리 마르살라 지방에서 만드는 와인의 색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름이 붙었다.
마르살라는 채도가 낮고 따뜻한 컬러여서 남녀 모두 잘 어울리며 동양인에게도 잘 어울리는 컬러다. 2000년 생의 모델 엄예진도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큰 키와 어른스러운 이목구비에 시선을 빼앗겨,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가진 자연스러움을 언뜻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좀 더 집중한다면 틀림없이 그녀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스스럼없이 섞여들어 갈 수 있는, 그 나이대의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말이다.
#파리, 그리고 스트리트 룩
스마트폰 ‘알카텔 아이돌 착(Alcatel IDOL CHAC)’은 알카텔 (Alcatel-Lucent)이란 회사에서 만들었다. 생소한 이름, 모르고 보면 알카에다 게릴라를 위한 통신업체일 것 같은 이름지만 알카텔은 실상 세계 최대의 통신기업이다. 양적으로는 전세계 130여개 국 3억개의 회선을 공급하고 있으며 질적으로는 인프라 구축부터 단말기 제작까지 안 하는 것이 없는 큰 규모의 회사다.
한국에 존재감이 없던 이 회사는 알카텔 아이돌 착으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어찌 꼬여서 노키아가 알카텔을 인수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진정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를 통해 노키아, 알카텔은 에릭슨에 이어 세계 2위의 통신장비 기업이 됐다.
이슈화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한국에 들어온 최초의 프랑스 핸드폰 알카텔 아이돌 착(Alcatel Idol Chac)은 SK를 통해 발매된다. 싼 가격과 디자인 외에도 엄청난 장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쓸데없이 귀여운 “알카텔 원 터치 배터리 팩”이다. 굳이 외장 충전기를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으며, 타 충전기와 달리 빨판(…)으로 훨씬 더 안정적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알카텔 아이돌 착은 노키아의 철수 이후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유럽발 스마트폰이다. 또 플래그쉽만 각광을 받는 시대가 끝났음을, 단통법과 함께 ‘엔트리급 시대’가 열림을 알리는 스마트폰이다.
균형 잡힌 성능과 미려한 외관, 그리고 이성적인 가격. 알카텔 아이돌 착은 특별한 지점에 있다. 과감히 말한다. 살만한 스마트폰이 여기 있다. 선택을 준비하고 있다면 고민의 범주 안에 넣기에 충분한 스마트폰이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