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QED food의 「Deaf-Owned Mozzeria Shows Signs of Great Pizza Coming to the Mission」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모자리아(Mozzeria)라는 피자집이 있습니다. 잘 나가는 여느 피자 레스토랑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곳엔 조금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부가 모두 청각 장애인데요. 어떻게 무리 없이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을까요?
모자리아의 주인인 멜로디(Melody)와 러스(Russ Stein)는 2011년부터 레스토랑을 운영했습니다. 청각 장애가 있는 부부에게 레스토랑 일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어떻게 피자 사업을 시작했을까요?
멜로디는 홍콩에서 성공적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한 아버지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호텔 경영을 공부하고 2010년에는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요리를 배웠지요. 남편인 러스의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피자광이었다고 합니다. 거의 매일 치즈를 먹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피자와 인연이 깊었던 둘은 워싱턴의 갈루뎃 대학교(Gallaudet University, 청각 장애인을 위한 세계 유일한 대학교)에서 만나 피자 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부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최초의 청각 장애인입니다. 주문할 때는 테이블에 놓인 노트에 표시하면 되고 일행의 수는 손으로 표시해서 알려주면 편리합니다.
청각 장애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라 하기엔 불편함 없이 레스토랑을 잘 운영하는 이들에게도 한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바로 전화벨 소리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이곳에서 전화기만 지켜볼 수 없기 때문이죠. 레스토랑에서 전화는 아주 중요한 수단인데요. 예약을 받거나 배달 주문이 모두 전화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모자리아에선 원래 점멸광 시스템을 사용했지만 식사하는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신 전화는 거의 절반 정도 놓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Convo라는 앱과 조명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필립스 휴의 LED 조명 시스템을 이용해 레스토랑의 전구와 통신 시스템을 연결하여 사용하는데요. 이 시스템은 사물 주위에 잔잔하게 빛을 주어 쉽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알림 기능만이 아닌 수신전화, 회신 통화, 부재중 전화까지 구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초록빛이 들어오면 수신 전화이고 회신을 하면 노란빛으로 바뀝니다. 부재중 전화는 빨간불로 표시됩니다. 이 조명 디스플레이는 다행히도 손님들의 식사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랍니다. 처음에는 레스토랑에 3개의 전구만을 사용했는데 지금은 7개로 늘렸습니다. 그 결과 수신 전화를 놓친 확률이 약 5%대로 감소했다고 하네요.
조명시스템뿐 아니라 Convo 앱을 통해 전화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습니다. 수화통역서비스를 스마트기기에 적용한 이 기술로 청각 장애인들은 문자나 음성을 수화 영상으로 전환된 화면을 통해 메세지를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레스토랑에는 사람이 늘 북적이지만, 식당 안은 평온합니다. 크게 소리 지르는 웨이터도 없고 시끄러워서 주문 소리를 못 듣는 실수도 없죠. 어쩌면 더 편안한 상태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장애라는 불편함을 극복하고 당당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멜로디와 러스 부부가 너무 멋지네요. 샌프란시스코의 모자리아 사장님처럼, 다른 지역의 청각 장애인도 일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원문 : 슬로워크 / 필자: 코알라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