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스위치 위에 공장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그림의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무심코 불을 켜려고 할 때,이 스티커를 본다면 한 번 더 고민할 것 같습니다.
디자인 회사 ‘HU2’에서 만든 ‘에코 리마인더스 스티커(eco reminders sticker)’라는 이 스티커는 우리가 전기를 쓰는 동안 전력소비로 인해 환경이 파괴된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전기를 아끼는 행동을 유도합니다.
작은 아이디어로 생활 속 절약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재밌는데요. 이렇게 특정한 행동을 유발하는 간단한 트릭들을 ‘넛지’라고 합니다. 넛지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입니다.
넛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행동을 선택하게 만드는데요.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넛지 디자인은 이미 많은 기관들이나 정책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생활 속에서 자원절약이나 환경오염 등의 문제점을 일깨워주는 넛지 디자인들은 자원을 절약하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자발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넛지 디자인’의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코펜하겐의 Hansen’s nudging network에서는 1,000개의 캐러멜 사탕을 보행자들에게 나누어주고 길거리 가까이에 버려진 사탕 껍질을 모으는 실험을 주최했습니다. 길거리에 버려져 있던 사탕 봉지들이,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초록색 발자국을 그린 이후로 46%나 줄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이용한 것은 발자국을 보면 따라가려는 무의식적 행동이었습니다. 발자국을 쓰레기통으로 향하게 하여 사람들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쓰레기통을 시각적으로 알려줌과 동시에,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입니다. 간단하면서 재밌는 방법을 통해 쓰레기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는 로비 입구에서부터 계단 쪽으로 향하는 빨간색의 테이프를 바닥에 붙였습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하게 유도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이 줄을 붙인 24시간 동안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70%나 늘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건축가 시게루 반이 디자인한 화장지입니다. 뭔가 다른 점이 보이시나요? 보통의 화장지와는 달리, 휴지심이 네모로 되어있습니다. 동그란 휴지 심은 쉽게 풀리는 반면, 네모난 휴지 심은 휴지를 뽑으려 한 칸씩 돌릴 때마다 벽에 결려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휴지를 풀 때면 필요한 양보다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네모난 화장지는 그런 점을 꼬집으며 휴지를 적게 쓰도록 유도합니다. 거기다 네모난 화장지는 운송이나 보관 시 공간 절약이 더 환경적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넛지 디자인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무의식을 이용하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넛지는 사람들에게 재밌는 경험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정보를 주기도 하는데요, 이런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어떤 정보를 글로써 알리는 것보다 사용자 스스로 행동을 하게 유도하는 넛지가 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용자에게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는 넛지 디자인이 더 널리 사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원문 : Slowalk by 부엉이
*참고: CNN , designbo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