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면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대략 절반은 냉난방에,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운송수단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중 난방을 위한 에너지 사용은, 11월~2월까지의 4개월간 집중되지요.
해마다 겨울이면, 주부들의 관심은 온통 “이번달 난방비가 얼마나 나올까?”에 쏠리게 됩니다. 난방비 폭탄 걱정이지요. 난방비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실 난방을 안하고 추위를 견디는 것…이지만 이 방법은 일단 접어두고요. 동일한 수준의 난방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난방비를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사용편리성 면에서, 우리나라의 거의 대부분의 거주 환경에서 사용되는 난방에너지는 가스, 또는 전기 입니다. 이들 난방에너지를 지불하는 비용당 우리집에 공급되는 에너지로 환산하여 비교를 해 보겠습니다.
전기와 가스 난방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변수와 난방효율을 감안해야만 합니다. 우선, 전기는 사용하는 전력만큼 거의 직접적으로 열량을 실내에 공급해 주기 때문에 계산이 비교적 쉽습니다. 일반적인 1KW 용량의 전기난로가 공급해 주는 난방에너지를 카로리로 환산시 약 860Kcal 정도가 됩니다.
가스보일러의 난방 효율은, 보일러 자체의 난방효율이 50~80%(최신 콘덴싱보일러 기준) 정도 되며, 이것이 바로 실내로 공급되는 것이 아니고, 물을 덮혀 난방배관을 타고 이동하여 바닥 콘크리트를 덮히고, 마루바닥을 덥혀 비로소 실내 난방이 되는 구조이기에 이 과정에서 손실되거나 낭비되는 에너지를 감안하면, 가스보일러의 실질적 난방효율은 50% 정도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2kW급 전열기기의 시간당 난방능력 = 가스 150g/h 를 소모하는 수준의 가스보일러의 난방능력이라고 대략 계산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한달에 난방을 위해 도시가스 사용료를 30만원을 지출했다고 가정하면, 가스를 약 200kg 정도 사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kg LPG통을 10통 사용하는 것이고, 220g 부탄가스를 1000통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엄청난 양이죠? 이렇게 우린 도시가스나 전기가 바로 집까지 연결되어 항시 공급되는 에너지 grid system의 풍요로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일반 가정의 난방비(가스비)
도시가스 30만원이 제공해 주는 열량은 전기로 얼만큼일까? 도시가스 단가는 1MJ당 약 24원 입니다.
도시가스 30만원어치 = 열량 약 12500MJ = 약 3,000,000Kcal /월
= 일일 100,000Kcal = 시간당 4150Kcal = 4.7KW/h
즉, 한달에 30만원어치의 도시가스를 사용하면서, 24시간 난방을 했다면, 매 시간당 4.7KW의 전기 에너지를 사용한 것과 같습니다.
전기난방기의 효율이 가스보일러보다 2배 가량 우수하다고 가정하면, 전기로 난방을 할 경우, 2.3KW/h 용량의 전기난로를 24시간 가동한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고, 2.5kw급 일반 전기난로 2개를 하루 10시간 가동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만일 가정용 전기로만 동일한 수준의 난방을 위해 시간당 2.3kW/h 사용한다면, 월간 1700kW를 사용하게 되고, 이때의 전기요금은 110만원이 되겠습니다. 정리하면 도시가스로 난방시 시간당 416원 vs 전기 난방시 시간당 1530원 정도로 약 3.7배 전기가 비쌉니다. 이때 전기 1kw당 요금은 665원 입니다.
1kW/h 당 가스요금은 3.6MJ/h = 86.4원이 되며, 가스보일러 난방시의 결과적 난방효율 50%를 감안하면, 가스난방은 1kW/h 당 170원 정도라는 계산이 됩니다.
참고: 도시가스가 아닌 지역난방의 경우, 가정 공급열량으로 과금되고 1kw/h당 100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전기난방기기와 비교한 실질적인 에너지 변환 효율을 감안해 볼 때, 지역난방도 1kw/h당 170원 정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중간정리
. 우리나라의 일반 30~40평대 가정집의 겨울철 월간 가스보일러 난방 소요량은 약 3,000Mcal 이고, 도시가스비 30만원 어치 입니다.
. 만약 난방을 전기히터로 대체하면, 2.5kW급 전열기기 두대를 하루 10시간 정도 가동하여 1700kW의 전력을 사용하고 이때 월간 전기료는 누진되어 110만원 입니다.
. 가스비용은 누진되지 않고 고정되어 1kw/h당 170원 정도입니다.
. 전기요금은 월간 사용구간에 따라 1kw/h 당 60원(월간100kw이하) ~ 710원(월간500kw초과) 입니다.
. 월간 전기사용량 330kWh 까지는 전기를 이용한 실내 난방단가가 가스보일러를 이용한 난방 단가보다 저렴합니다.
. 월간 전기사용량 330kWh까지의 전기난방단가는 1kwh당 171원 입니다.
인버터 냉난방 에어컨
위 표는 LG전자의 17평형 인버터 냉난방 에어컨의 사양을 보여줍니다. 어라? 소비전력이 500W 일때의 난방능력이 2.8kW, 소비전력 3.53kW일때 난방능력은 10.8kW나 되네요. 에어컨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공급받은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열량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 비결은, 냉난방 에어컨의 난방방식은, 전기로 발열체를 가열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집 밖의 공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강제로 집 안으로 이동시키는 “히트펌프”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바깥기온이 실내기온보다 더 춥더라도 가능한가? 네… 바깥기온이 비록 영하의 날씨일 지라도, 절대온도(-273도)가 아니라면, 그만큼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집밖의 에너지를 펌프모터로 강제로 집 안으로 이동시킨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히트펌프 냉난방 에어컨은 일반적인 인버터 냉방전용 에어컨과 가격차이가 얼마 안납니다. 왜냐하면, 인버터에어컨의 컴프레셔 작동방향을 거꾸로 하면, 냉방용이 난방용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이 히트펌프의 원리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히트펌프의 난방시의 에너지는 이와 같이 움직입니다. 실외의 공기에서 3kW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이를 히트펌프(콤프레셔)로 강제로 실내로 이동시켜 실내에 4kW의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이때 사용된 전기량은 히트펌프 모터를 가동시키기 위해 사용된 1kW 뿐 입니다.
이렇게, 히트펌프 전기 난방기(인버터 냉난방 에어컨)은 사용되는 전력량보다 3~5배의 난방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단, 실외 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지면, 작동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최근 신제품은 많이 개선됨) 그래서,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겨울철 난방시 공급 열량당 에너지 제공 효율은 2.5배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1kw의 전기로 2.5kwh = 2150kcal/h 의 난방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2150kcal는 가스레인지 “강” 정도의 화력일때와 비슷한 열량입니다. 만약 가정집 거실에 인버터 냉난방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고, 이를 이용하여 난방을 한다면, 전열기기 난방기에 비해 2.5배 많은 소비전력당 난방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므로, 1kw 당 60~710원의 전기료를 1kw당 24원 ~ 280원에 사용 가능한 셈입니다.
이렇게 볼 때, 한달 가스 난방 소요량의(3,000Mcal) 최대 40%까지를 냉난방 에어컨을 이용한 난방으로 대체해도 총 난방비용이 더 적게 나올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월간 총 전력사용량이 400kWh미만인 환경이라면 말이죠.
우리집의 경우, 주택용 watt meter로 전력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903W정도를 사용하고 있고, 지난 한달간 사용한 전력은 720kWh 입니다. 다만, 태양광발전으로 보조 공급되는 전력이 있어 한달에 실제로 사용한 한전 전기는 400kWh 정도 됩니다. 여전히 누진구간의 적용으로 많은 전기료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론
. 한 달 전기료가 62,900원(350kWh)가 될 때까지는 가스난방과 전기난방을 섞어 사용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이며 더 쾌적합니다.
. 우리나라 가정집에서는 전기료의 누진세 문제로, 가스난방을 전기난방 방식으로 완전히 대체할 수 없습니다.
. 보일러 난방수 온도는 30~35도 정도로 많이 낮추어 가동하고, 모자라는 열량은 전기 난방으로 보충하는 난방 운용이 가장 경제적이고 쾌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단열이 잘된 주택의 경우, 난방소요량을 1,500~2,000Mcal로 볼 때, 3kw급 태양광발전설비와 냉난방 시스템에어컨 만으로, 가스보일러 없이 전기난방 단독 사용으로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문: Joonnoh’s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