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변에서도 제습기 무얼 사야 하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요즘 많아졌고, 인터넷에도 제습기를 켜고 지내니 너무 좋다는 사용기, 방에 빨래를 널고 제습기를 켜놓으니 하루만에 빨래가 냄새 없이 말랐다는 사용기 들이 요즘 많이 보이네요.
과연 그럴까요?
에어컨과 제습기는 제습 원리가 같습니다. 소모전력당 제습능력도 같습니다.
제습의 원리는 “콘덴싱” 입니다.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를 차가운 냉각핀에 접촉시켜 공기중의 수증기를 이슬점 아래 온도까지 냉각하여 응축시켜 물로 변환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습기의 구조는 냉매가스를 압축하여 액화시키는 콤프레셔, 액화된 냉매가스를 증발시켜 온도를 냉각시키는 evaporator(냉각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냉각핀에 맺힌 이슬(물)이 아래로 모여 물통이 차게 되고, 우리는 “오~ 제습이 되었구나~” 라고 확인할 수 있구요.
에어컨은, 열이 나는 콤프레셔를 실외기로 분리시킨 것 외에 제습기와 완전히 동일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에어컨이나 제습기가 제습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전기)를 소모하고요, 제습 능력당 소모전력도 에어컨과 제습기가 동일합니다.
비슷한 용량의 에어컨과 제습기의 사양 비교. 에어컨과 제습기 모두 소비전력 당 제습능력이 비슷합니다.
에어컨은 제습 + 냉각 , 제습기는 제습 + 가열
에어컨이나 제습기의 성능은 컴프레셔의 용량에 비례하며, 컴프레셔는 작동시 열이 납니다. 냉매가스의 응축 과정에서도 열이 나고, 수증기가 물로 상변화 할때에도 에너지(열)이 방출됩니다. 에어컨은 이러한 발열부분 대부분을 실외기쪽으로 분리시켰지만, 제습기는 발열부와 냉각부가 한몸체에 있어 작동시 결과적으로 실내 온도를 상승시킵니다.
대부분의 경우, 제습기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이 상식적!
우리나라는 여름철이 덮고 습도도 높기에 온도도 낮추고 습도도 낮춰야 쾌적합니다. 같은 가격의 제습기와 에어컨을 비교해 볼 때, 에어컨은 같은 제습 능력을 제공하면서, 추가로 실내 기온도 낮추어 줍니다. 제습 능력당 제품 가격도 에어컨이 저렴하고, 소음도 적고, 온도도 낮춰주는 에어컨과 가격도 비싸고(왜비싼지 모르겠음), 시끄럽고, 온도를 낮추지는 못하는 제습기… 이 중 무엇을 구입하는게 합리적일까요?
<FAQ>
제습기가 에어컨보다 전기를 적게 먹는다던데?
제습 성능당 전기소모량은 동일합니다. 그런데, 통상 시중에 판매중인 제품을 보면, 에어컨은 6평형이 600Wh 정도 전력소비량이고, 제습기는 많이 팔리는 제품이 전력소모량이 300Wh 정도로 절반정도 용량의 제품입니다. 하지만, 에어컨과 제습기의 소비전력당 제습능력은 거의 같으므로 제습기 대신에 에어컨을 제습기 사용시간의 절반 정도만 작동시키면 되는거죠~~
제습기 판매가격이 에어컨보다 저렴한데?
제습 성능당 판매가격은 제습기가 더 비쌉니다. 대기업의 일 제습량 15L 짜리 제습기 가격이 약 45만원 정도 합니다. 일 제습량 30L 정도의 6평형 벽걸이형 에어컨의 가격은 기본 설치비 포함 40만원 정도 합니다. 제습기와 완전히 동일한 프로파일의 이동식 에어컨은 30만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합니다.
실외기 설치가 가능하면 벽걸이 에어컨이 정답이고, 작동소음이 문제되지 않는다면, 이동식에어컨을 배기관 연결없이 사용하면, 제습기와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이고, 제습 성능과 판매가격은 더 저렴합니다. 30만원 미만에 판매되는 제습기들은 제습용량이 일 10L 이하로 제습성능이 떨어집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제습 방법은? → 적극적인 환기대책
수증기를 응축하는 제습기와 같은 방법으로 제습하는 경우엔 에너지를 많이 소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제습 방법은 실내 공기를 환기FAN으로 배출하고 실외공기를 실내로 유입시키는 환기입니다.
밖에 비가 올때엔 실외공기가 더 습도가 높지 않은가? 일시적으로 그런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 환기 안된 실내습도가 실외습도보다 높습니다. 대규모 곡물저장고 같이 많은 에너지를 투입할 수 없지만 습도를 낮춰야 하는 경우에도 “환기FAN”을 사용합니다.
그럼 제습기의 사용이 적합한 용도는?
- 겨울철 실내 제습: 영국처럼 겨울철 습도가 높은 기후에서는 에어컨이 아닌 제습기의 사용 필요성이 높습니다.
- 환기를 제한적으로 해야만 하는 실내공간의 제습: 박물관 유물보관실이나 실험실 같이 온도 냉각 없이 제습만 필요한 경우
- 도저히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고 좁은 공간의 경우: 설치 위치상의 제약으로 에어컨이나 배기팬을 설치할 수 없는데다가 좁은 공간(3평미만의 창고 등)인데 제습이 필요한 경우 제습기를 써야 하겠죠. 단, 같은 공간이 창고가 아닌 거주목적일 경우엔 환기가 필수이기에 제습기 사용효과도 떨어집니다.
최악의 소비자: 집에 이미 있는 에어컨 놔두고 선풍기와 제습기를 구매해서 여름철에 사용하는 소비자.
두번째 최악의 소비자: 에어컨도 없으면서 제습기 구매하는 경우. (냉장고 없이 김치냉장고만 구입하는 경우랄까요~)
세번째: 방에 빨래널고 제습기 돌리는 경우. → 빨래 5kg 정도를 널고 제습기로 말리는데 소모되는 전력량이 건조기 겸용 드럼세탁기의 빨래 건조기로 건조시키는 데 소모되는 전력량보다 많습니다.
특히, 아이엄마들 중, 여름철 전기세 절감과 아이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여름철 더운 날씨에 에어컨 안쓰고 제습기와 선풍기, 부채 돌리면서 힘들어하는 분들 꽤 많으신데, 전기는 전기대로 소모하고, 건강관리에도 나을 것이 없습니다. 그냥 에어컨 돌려서 천국같은 편안함을 얻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