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5년 3월 9일 작성되었습니다.
지금 중국 연중 최대 정치쇼인 양회가 진행중이다.양회는 공산당의 전당대회에 해당하는 정치협상회의와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회의 이 두 회의를 의미한다.
사실상 1당독재국가인 중국에 있어서 정치협상회의가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으나, 요즘에는 인민대표회의에 참여하는 민간기업의 총수들의 발언의 비중이 차츰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양회는 더욱 중요한 것은 시진핑이 정권을 잡은지 만 2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10년 재임기간의 초기 2년은 사실 전임자 후진타오의 품에서 벗어나서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는 시기다. 아직 본격적인 드라이브가 걸린 것이 아니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이렇다. 우선, 보시라이라는 거물 인기 정치인을 깔끔하게 눌러주고, 저우융캉을 필두로한 석유방들을 권력에서 밀어냈다. 후진타오 10년의 잔재를 청산하는데 힘을 쏟았지 무언가를 새롭게 드라이브를 건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양회에서는 새로운 개념들이 등장하고 원대한 10년 발전 계획이 등장한다. 중국의 과거 제조업에 대한 반성과 함께 향후 10년의 중국은 새로운 개념의 제조업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중국제조 2025! 중국의 제조업을 노동력과 자원으로 경쟁하던 구태에서 벗어나 기술, 인재, 정보로 새롭게 창조하자는 구호다.
시진핑이 그리는 미래 중국의 경제는 스마트한 제조업, 기술집약적 글로벌 리딩 첨단 제조업을 지향하는 것이다. 더이상 규모의 경제, 거대한 토목건설로 경제를 부흥시키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후진타오 10년 중국경제는 중국판 뉴딜정책 이었던, 수천킬로에 달하는 바둑판 고속철도와 에너지 확보위한 전세계 해외 투자로 설명될 수 있다. 거대한 정부주도 투자는 중국을 안정적 고속성장이 가능하게 만들어주었고, 실제 중국의 현대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상당하다. 부의 국영기업 집중, 그로 인한 국영기업의 비효율, 관료의 부정부패가 도를 넘었다.
그 뿐 아니다. 지방정부의 경쟁적 도시화 고속성장 추구로 중국 농촌에는 텅빈 고층빌딩이 유령도시처럼 떠돌고, 지방정부 부채는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본체 국유산업인 금융업은 공무원 마인드로 변화를 거부하며 국유기업과 유착관계에서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로인해 불거진 문제가 바로 그림자금융. 중국의 은행들이 국유기업에만 저금리 대출해주고, 민영기업들에는 대출하지 않자, 대형 국유기업이 고리대금업을 암암리에 수행하며 폭리를 취한 것이 바로 그림자금융이다.
시진핑은 지난 2년간 이런 복잡 다난한 후진타오의 그림자를 지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기간에 성장률이 좀 떨어져도 딱히 신경쓰지 않는다. 왜? 앞으로 남은 날들이 얼마인데! 아직 2023년까지 8년이나 남았다. 2년 정도는 정리하고 준비하는 기간으로 아깝지 않은 시간이다. (한국의 단임제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보면 절대 이해가 안된다)
이제 시진핑은 정적도 적절히 제거하고, 국유기업의 구태도 꾸욱 눌러줬다. 이제 제대로 진열을 정비하고 엑셀패달을 밟을 때가 왔다. 그 키워드가 스마트한 제조업 강국, 중국제조 2025의 비전이다. 이 비전에는 스마트(중국말로는 지능형) 제조업 강국을 위해 인터넷과 모바일을 제조업에 연계하고, 세계 최첨단의 기술수준을 확보해서 고부가가치의 제조 브랜드를 만들어 내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다. 이제는 제조 “대국”을 추구하지 않고 제조 “강국”을 추구하겠단다.
지금부터 2년후인 2017년 이맘때가 되면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 7명중 시진핑과 리커창을 제외한 5명이 모두 교체된다. 그러면 시진핑의 독주체제는 공고화 되고, 진정한 시진핑 시대는 계획한 바를 강력하게 집행하고 실행하고 실제 성과를 거두는 시기가 도래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제시하는 청사진은 바로 2017년 이후 가속페달을 최고조로 밟기 위한 워밍업에 해당한다고 보면 맞다. 중국의 정책적 일관성, 그리고 실행력은 그간 지켜보지 않았는가? 한다면 한다! 그리고 목표는 이루라고 있는 거다. 뭐 이런 컨셉. 한국의 텅빈 공약과는 질적으로 그리고 사실상 너무나 다르다.
중국 정치인은 절대 전임자의 정책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리고 쉽게 바꾸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번 비전제시의 내용에도 과거에 대한 비판은 담겨있지 않다. 다만 과거에는 규모의 성장을 하느라 ~이런 저런 것이 “부족”(부꼬우)했다 정도로 설명한다. 참으로 훈훈한 메시지.
고로 시진핑 정권 남은 8년 시진핑이 추구하는 커다란 변화는 목표한대로 이뤄질 것이다. 그로인한 부작용, 병폐는 또 다른 이야기지만 일단 추구한 바는 달성된다고 보면된다. 이것이 양회를 전후해서 등장하는 주요 정책 비전발표, 키워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2025년 스마트제조강국, 기억하고 곱씹어보자.
원문 : 이코노믹 리뷰